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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번외편 - 기능성 소화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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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첩약건강보험 2차 시범사업에 추가된 상병들 중에 ‘기능성 소화불량’이 포함되었습니다. 지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사업 수행시에 비교적 유효성이 높은 상병이라 포함되었다고 하더군요. 실제 지침을 살펴 보면 한약 투여가 권고등급 A로 추천되고 있습니다. 이에, 임상진료지침의 개요를 살펴 본 후에, 지침에는 없지만 임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능성소화불량의 상황들에 대해서 응용해볼만한 처방들을 몇가지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임상진료지침의 내용중 주요 내용만 발췌하여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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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은 다양한 병태생리가 관여되어 만성적으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는 증상증후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1/3 정도는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로 양성자펌프억제제, 위장운동촉진제 등의 통상적인 치료에도 거의 평생 동안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70~92%가 기능성소화불량으로 진단될 만큼 흔한 질환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능성소화불량의 진단은 상복부에서 나타나는 포만감, 쓰림이나 통증이 원인을 설명할 만한 기질적 질환이 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에 고려하게 됩니다. 물론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상부위장관내시경과 같은 검사가 필요하지만,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질환의 특성상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의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나서 보다 효율적인 치료방법을 찾아 한방의 료기관을 찾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의 배제진단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기능성소화불량의 진단기준은 첫째, 불쾌한 식후포만감, 조기 만복감, 상복부 통증, 상복부 속쓰림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증상이 적어도 6개월 전에 발생하여 3개월 이상 지속되며, 둘째, 자세한 병력 청취와 진찰 및 검사 상 증상을 설명할 만한 기질적인 질환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위 기준에 따르면 기능성소화불량은 크게 식후 불편감 증후군(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 PDS)과 상복부 통증 증후군(Epigastric Pain Syndrome, EPS)의 아형(subtype)으로 나뉘며, 이 두 아형은 두 가지 유형의 증상이 한쪽으로 치우치지않고 혼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 기능성소화불량은 비만(痞滿), 애기(噯氣), 탄산(呑酸), 조잡(嘈雜), 위완통(胃脘痛) 등의 병증에 해당한다. 임상적으로 발병인자와 관련된 식적(食積), 기울(氣鬱), 담음(痰飮) 등의 병인이 두드러진 실증(實證)의 양상인지, 위장의 운동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진 허증(虛證)의 양상인지를 구분하여 본허표실(本虛表實)한 정도를 결정하여 한약, 침구, 추나 및 식이요법 등의 치료법이 적용된다.

 

기능성소화불량에 대한 30편의 변증 관련 연구논문의 3,406례를 분석한 연구에서 간위불화(肝胃不和; 18.96%), 비위허약(脾胃虛弱; 17.32%), 비위습열(脾胃濕熱; 12.71%), 간울기체(肝鬱氣滯; 11.00%), 간울비허(肝鬱脾虛; 8.74%), 음식적체(飮食積滯; 5.34%), 한열착잡(寒熱錯雜; 4.75%), 비위허한(脾胃虛寒; 4.55%)의 변증유형의 분포를 보였다. 160명의 기능성소화불량 환자들을 대상으로 변증유형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한열착잡(寒熱錯雜), 비위허한(脾胃虛寒), 비위습열(脾胃濕熱), 위음허(胃陰虛), 간위불화(肝胃不和), 비허기체(脾虛氣滯), 총 6개의 주요 변증유형이 확인되었으며, 기능성소화불량의 아형 중 PDS형에서는 간위불화(33.3%), 비허기체(33.3%)가, EPS형에서는 간위불화(36.7%)가 가장 많았다.

지침에서 기능성소화불량의 증상 개선을 위해 권고등급 A(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로 추천되는 것으로, 

 

-한약치료
•변증유형을 고려하여 기본 처방을 결정하고 발현 증상 및 환자의 체질적 소인을 고려하여 약제의 가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 
•치료기간: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질환의 특성과 임상연구에서의 투여기간을 참고하여 4주 이상의 한약치료를 권장한다.

 

-내소화중탕 
•잦은 식체가 발생하는 경우 위완식적(胃脘食積)의 본허표실증을 고려하여야 하며, 식체의 경우에 통상의 치료로 내소산(內消散), 대화중음(大和中飮) 및 내소화중탕(內消和中湯)이 활용될 수 있다. 
•원방은 산사, 맥아, 후박, 진피, 택사, 창출, 향부자, 지실, 반하, 복령, 신곡(초), 사인, 삼릉, 아출, 건강, 생강, 곽향, 목향, 감초로 구성된다.

 

-소요산
•소요산은 비허기체(脾虛氣滯)형에 응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허증의 양상과 더불어 정서적 자극에 의해서 발현되는 소화불량의 증상에 활용할 수 있다. 
•원방(백출, 작약, 복령, 시호, 당귀, 맥문동, 박하, 감초, 생강)에서 맥문동, 생강을 제외하고 인삼, 산사, 신곡, 계내금, 향부자, 목향, 지각 등이 추가되어 다용되었다.

 

-침치료와 위장관운동촉진제등의 병용치료

가 A등급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B등급으로는 반하사심탕, 평위산, 육군자탕, 시호소간산, 지실소비환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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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화불량을 약으로 치료하기에 앞서서 먼저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胃腑 > 胃爲水穀之海
"음식이 위(胃)로 들어오면 위(胃)는 채워지고 장(腸)은 비며, 음식이 내려가면 장(腸)은 채워지고 위(胃)가 빈다. 위(胃)가 가득 차면 장(腸)이 비고, 장(腸)이 가득 차면 위(胃)가 비는데, 이렇게 위(胃)와 장(腸)이 번갈아 비었다가 차기 때문에 기가 오르내릴 수 있고 병이 없게 된다. 《영추》" 

 

위와 장의 승강운동입니다. 위와 장이 번갈아 가면서 차고 비는 과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병의 치료법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胃腑 > 胃病治法
 "위병(胃病)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음식을 조절하고 온도를 적절하게 하며, 마음을 맑게 하고 생각을 멈추어 조용히 기다리면 진기(眞氣)가 정상으로 회복된다. 《동원》" 

 

기본적으로 음식을 조절하는 것과 온도를 적절하게 하고 마음을 맑게 하라 하였습니다. 
너무 좋은 이야기라서, 마치 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같이 느껴지지만, 기실 위의 장의 승강운동을 염두해 두고 보면 조금 생각해볼 거리가 있습니다. 마치 숨을 들이쉬기 위해서는 내쉬어야 들이쉴 수가 있듯이 장이 비지 않았는데 음식이 들어온다거나, 위의 음식이 아직 내리기 전인데 음식이 또 들어온다거나, 위가 쉬어야 하는데 음식이 들어온다거나, 찬 것을 계속 먹는다거나 하는 등등의 습관들이 모두 위와 장의 운동 리듬을 해치기 쉽습니다. 그러니 어떤 약을 쓰기에 앞서서 과식, 야식, 간식 같은 식 습관을 개선하고 온도를 적의하게 하는 것이 그 어떤 약보다 좋은 치료법입니다. 최근의 경우에서는 나는 전혀 배가 고프지 아니한데, 밥 때가 되었다고 억지로 밥을 먹는 습관들도 소화불량을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밥을 먹을 때는 편안하게 생각을 멈추고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어떤 생각에 골몰하여 밥을 먹는다거나, 굉장히 불편한 사람 혹은 상황에서 밥을 먹는다거나 하는 것들오 모두 위장에 병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들이 기능성 소화불량을 만드는 여러 조건들이 된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합니다. 

 

입맛이 전혀 없는데, 점심 시간이 되었으니 한 끼 때운다는 느낌으로 밥을 계속 해서 먹다 보면, 소화가 잘 될 리가 없죠. 점심시간이 즐겁게 느껴지지도 않을 거에요. 그 와중에 와 같이 밥먹기 싫은 사람이 앞에서 밥을 먹으면 더욱 먹다가 체하는 일이 생기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쓸만한 처방들입니다. 

1)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嘈雜 에 나오는 養血四物湯입니다 
"혈이 허하여 생긴 조잡(嘈雜)을 치료한다. 사물탕 1첩에 반하ㆍ향부자ㆍ패모ㆍ적복령ㆍ황련ㆍ치자 각 7푼, 감초 5푼을 더하여 쓴다.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 《의감》" 


 
혈허하여 생긴 조잡을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조잡은 '배고픈 듯하지만 배고프지 않고 아픈 듯하지만 아프지 않으며, 괴로워서 속이 불편한 모습이다. 그 증상은 트림을 하거나 명치가 막히고 그득하거나, 메슥거리면서 점점 위완이 아프게 되는데, 모두 담화로 인한 병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특히 혈허하여 생긴 경우를 다스립니다. 신경쓸 일이 많고 생각이 많아 혈의 소모가 많은 사람이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두드러질 때 사용하기 좋습니다. 
이 처방을 쓸 사람들은 좀 특이합니다. 자꾸 체한다는데, 잘 먹는다고 합니다. 혈이 부족하니까 허기가 지기는 하는데, 먹기만 하면 체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심혈 부족 상태가 수반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 생기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평소에 소화도 잘 안되는데, 자꾸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죠. 이 때는 

 

2)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嘈雜 의 當歸補血湯이 좋습니다. 
 "심혈이 부족하여 속이 불편한 것을 치료하고, 겸하여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우를 치료한다. 백작약ㆍ당귀ㆍ생지황ㆍ숙지황 각 1돈, 백출ㆍ백복령ㆍ맥문동ㆍ치자(볶는다)ㆍ진피 각 8푼, 인삼 5푼, 감초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볶은 쌀 100알, 대추 2개, 오매 1개를 넣어 물에 달인다. 찌꺼기를 제거한 후 수비한 진사 가루 3푼을 타서 먹는다. 《회춘》" 


 
진사가루를 임상에서 쓰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 이것은 빼고, 원지 석창포 혹은 온담탕 (반하 죽여 지실) 등을 가미하여 쓰기도 합니다. 

 

요즘 직장 업무 스트레스 받는 만성 소화불량 환자들 중에 아마 가장 다빈도로 활용 가능한 처방이 위 두 처방인 것 같습니다. 효과도 매우 좋은 약들입니다.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긴장을 오래도록 하다 보면 옆구리쪽이 결리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병원에서 이런 저런 검사 하면 별다른 이상은 없는데 간이나 쓸개 혹은 담도가 좀 부은 것 같다거나 하는 정도 진단을 받아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쓰는 처방으로 건협통에 나오는 팔물탕이 좋습니다. 

 

3)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脇 > 乾脇痛에 언급되는 (건협)팔물탕입니다. 
"심하게 허하여 몸이 상하고, 옆구리 아래의 한 곳이 늘 아프면서 통증이 멎지 않는 것을 건협통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단한 위증(危證)이다. 팔물탕에 목향ㆍ청피ㆍ계심을 넣어 써야 한다. 화가 있을 때는 계심을 빼고 치자인을 넣거나, 황련(오수유 우린 물에 축여 볶은 것)을 넣는다. 《입문》" 

 

이 처방을 쓰는 사람들은 대변이 다소 무른 경향이 많습니다. 지방을 소화 못시킨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위 처방을 쓰고 나면 머 지방 잘 먹게 됩니다.

 

이런 저런 스트레스 쌓여가다 보면 항시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이 있죠. 이렇게 열을 받는 일을 반복적으로 당하다 보면, 잘려고 누워도 가슴이 답답해서 잠을 못자고, 그러면 다음날 당연히 증상이 더 악화되고 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가슴 답답증이 밤이 되면 심해진다.. 그러면.. 

 

4)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胸 > 胸痞 > 解鬱和中湯
"명치가 막히고 그득한 데다 내열이 있어 밤에 불안하여 눕지 못하고, 누우면 더욱 답답한 것을 치료한다. 진피(흰 속껍질을 벗긴 것) 1.2돈, 변향부자ㆍ적복령ㆍ지각ㆍ치자(볶은 것) 각 1돈, 반하ㆍ전호 각 7푼, 황련(생강즙에 축여 볶은 것)ㆍ신국(볶은 것)ㆍ후박ㆍ청피ㆍ소자(볶은 것) 각 5푼, 감초 4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회춘》“네 해울화중탕이 명방입니다. 자려고 누워있다가 가슴이 답답해져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밖에 나가서 찬공기를 좀 쐬야 진정되는 분들입니다. 속에 얼마나 열이 꽉 차 있겠습니까? 이럴 때에 해울화중탕은 마른 논바닥을 적시는 단비가 됩니다. 불면을 치료하는 약도 아닌데 수면제를 끊고 잠을 잘 수 있게 해주는 처방이죠.

 

이 처방을 쓸만한 사람들은 약간 괄괄한 성격 혹은 다소 다혈질 성향이 있는 사람이 뜻대로 뭔가 일이 안될 때 이런 증상들이 많이 오시더군요. 반면에, 노심초사 하는 사람들이라고 일이 다 잘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 분들도 일이 뜻대로 안되서 가슴이 답답한 경우가 있을 텐데, 이런 경우에는 아래 처방이 참 좋은 처방입니다. 

 

5)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胸 > 胸痞 > 香砂養胃湯
"음이 숨어들고 양이 쌓여[陰伏陽蓄] 명치가 막히고 그득한 것을 치료한다. 비위의 기를 길러서 음양이 오르내리게 하여 천지가 교류하는 태괘(泰卦)의 기운을 이룬다. 백출ㆍ진피ㆍ반하ㆍ백복령 각 1돈, 향부자ㆍ사인ㆍ목향ㆍ지실ㆍ곽향ㆍ후박ㆍ백두구 각 7푼, 감초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개를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가미지출환과 효과가 같다. 《회춘》" 

 

방해가 거의 詩와 같습니다. 음양이 오르내리게 하여 천지가 교류되는 태괘의 기운을 이루게 해준다고 하는데, 은유적으로 표현했지만 굉장히 적합한 설명입니다. 이 처방으로 탁효를 보는 분들이 실제로 상열하한이 많습니다. 땀은 많이 나는데, 발이 시려요 이런 경우들처럼요. 가슴은 답답해서 열이 쌓이는데 배는 차서 설사를 한다거나 하는 것과 같은. 그러니 음양이 오르내리게 하여 천지가 교류되게 해준다는 표현이 참으로 예술적이 비유입니다. 

 

맨날 소화안된다고 하는데.. 먹기만 하면 설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사제를 써도 안낫고, 삼출건비탕이니 평위산이니 머머 해도 안낫습니다. 바로 아래의 경우가 많습니다. 

 

6) 《東醫寶鑑》 內景篇卷之四 > 大便 > 泄證有五 > 胃風湯
"장위(腸胃)의 습독으로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되 검정콩즙 같거나 어혈이 나오는 것을 치료한다. 인삼ㆍ백출ㆍ적복령ㆍ당귀ㆍ천궁ㆍ백작약ㆍ계피ㆍ감초 각 1돈.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좁쌀 1자밤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득효》" 위가 헐어 있는 사람입니다. 위가 헐어 있으니.. 어떤 음식이 소화가 되고, 어떤 소화제가 효과가 나겠습니까? 검정콩즙과 같은 설사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그렇습니다. 상부위장관에서 출혈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상부위장관 출혈이 눈에 떡하니 보일 정도라면 위궤양이든 머든 진단을 받았을텐데.. 소소하게 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냥 위염이라고 진단 받기도 하는데 이 위염이 당췌 낫지를 않아서 한의원으로 오지요. 대변에 출혈 소인이 관찰되는 소화불량 환자라면 일단 이 처방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처방 구성을 보면 이 처방으로 설사가 나을까 싶지만, 사실 이 설사는 설사 보다도 출혈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위와 장의 상처가 잘 회복되면 좋아지나 봅니다. 처방 구성을 보면 설사 약보다는 십전에 가깝죠. 이런 저런 스트레스 잔뜩 받다 보니.. 헐데가 없어서 위가 헐어서 소화가 안되는 사람들이죠. 위풍탕이 정말 탁월한 효험을 보이는 부분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중에, 무척이나 입이 짧은 분들이 많지요. 소화가 안되니까 잘 안먹습니다. 당연히 제반 검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사라들이 그냥 입이 짧은가보다 하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아래 조문을 읽어 보시면 생각이 바뀔 수 있습니다. 

 

7)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不嗜飮食, 由下元陽衰
"음식을 잘 먹지 못할 때 비를 보하는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신기(腎氣)가 약하고 진원(眞元)이 쇠하여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솥 안에 여러 가지 곡식을 넣어도 밑에서 불을 때지 않으면 하루 종일 두어도 쌀이 익지 않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소화시킬 수 있겠는가? 황노직(黃魯直)이 토사자(兎絲子)를 하루에 몇 숟가락씩 퍼서 술로 먹었더니 10여 일 만에 음식을 먹으면 끓인 물에 눈이 녹 듯 소화되었다. 이것도 이러한 이치이다." 

 

눈이 녹듯 소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원의 양쇠를 회복해주니 말입니다. 위 경우에 쓰라고 하는 처방이 이신환과 보진환인데, 이신환이 좋습니다. 피고지 육두구 딱 2가지 약재가 들어갑니다. 이것만 쓰기가 많이 헐겁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통 아래 처방에 가미해서 씁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腎臟 > 腎病治法 > 加减八味丸
"오로지 신수를 보하는데 겸하여 명문화를 보한다. 숙지황 2냥, 산약(약간 볶은 것)ㆍ산수유 각 1냥, 택사(술에 찐 것)ㆍ목단피ㆍ백복령 각 8돈, 오미자(약간 볶은 것) 1.5냥, 육계 5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꿀로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새벽에 말을 하기 전에 끓인 소금물이나 따뜻한 술로 50-70알씩 먹고, 또 저녁에 빈속에 다시 먹는다. 《득효》이 약재들을 얇게 썰어서 달여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가감팔미탕이라고 한다." 

 

이 처방에 가미해서 쓰시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화가 안되는데 어떻게 육미제를 하고 안써보신 분들이 많은 듯 한데,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는 처방입니다. 위 글에 언급된 것처럼 음식을 먹은면 끓인 물에 눈이 녹 듯 소화되더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대략.. 기능성 소화불량에. 적용하기 좋은 처방들 중에 진료지침에 나오지 않는 처방 위주로 몇가지 살펴 보았습니다만, 

기능성 소화불량이 병리가 다양한데, 아래 조문을 잠깐 보겠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內傷變爲諸病
"기병(氣病)이 처음 생길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음식을 약간 조심하지 않거나, 겉으로 육기(六氣)를 받거나, 안으로 칠정에 상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양기만을 돋우어 흉격에 열이 쌓이거나, 타고난 체질이 실하고 피부가 치밀하여 땀이 없거나, 성질이 급하고 자주 성내어 음화가 타올라 진액이 흘러가지 못하고 청기(淸氣)와 탁기(濁氣)가 서로 섞여 기가 병든다. 이렇게 되면 혹 명치가 막히거나 아프거나, 음식 생각이 나지 않거나, 트림하면 썩은 냄새가 나거나, 탄산(呑酸)이 있거나, 조잡(嘈雜)이 있거나, 팽만하게 된다. 이 때 그 원인을 찾지 않고 한증으로 여겨 맵고 향이 나고 조열(燥熱)한 약을 투여하면 오랜 질병이 공격을 당하여 잠시 나아지나 탁한 진액이 모이기 쉬워 보름이나 1개월이 지나면 이전의 병이 재발한다. 이렇게 만연되면 기가 적(積)이 되고, 적이 담(痰)이 된다. 이것이 담이 되거나 음(飮)이 되거나 탄산(呑酸)이 생기는 과정이다. 유능한 의사를 만나지 못하여 약을 잘못 쓰면 담이 더러운 피를 끼고 마침내 둥지를 튼다. 이에 명치가 막혀 답답하거나 아프거나 구토를 하거나 열격, 반위 등의 증상이 차례로 생긴다. 《단심》" 

 

이렇게 내상이 병이 되기 시작하면, 이것은 가볍게는 氣滯에서 식적과 담음이 쌓이고, 한열이 착잡하고 비위가 허약해지면서 다양한 병증으로 변화해 가게 됩니다. 그 병증은 비록 다양하게 드러나지만, 이런 병증이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되는 것은 분면 비위의 허약이라는 상황은 반드시 동반되게 되어 있고 여기에 어떤 병인들이 수반되어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더불어, 비위와 관계하는 여러 장부의 문제가 결부되기도 합니다. 

이런 복잡 다단한 병증이 혼재되어 있어 처방이 무척 다양하게 쓰일 수 있겠지만, 

이런 저런 여러 처방 나 모르겠다 싶으면.. 아래 처방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8)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痰飮 > 痰飮通治藥 > 竹瀝枳朮丸입니다. 
"노인이나 허한 사람이 담이 성하여 음식 생각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 비를 튼튼하게 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담을 삭히고 화를 내려 현훈을 없앤다. 반하와 남성(백반ㆍ조각ㆍ생강과 함께 한나절 동안 달인 후 조각과 생강은 없애고 불에 쬐어 말린 것)ㆍ지실ㆍ황금(가늘고 속이 찬것)ㆍ진피ㆍ창출(쌀뜨물에 담갔다 소금물에 축여 볶은 것)ㆍ산사육ㆍ백개자(볶은 것)ㆍ백복령 각 1냥. 황련(생강즙에 축여 볶은 것)ㆍ당귀(술로 씻은 것) 각 5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신국 6냥을 가루 낸 것과 생강즙ㆍ죽력 각 1잔을 넣어 쑨 풀로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생강을 멀겋게 달인 물이나 끓인 물로 100알씩 먹는다. 《입문》" 

 

동의보감의 담음통치방으로 언급되는 처방이고, 중풍예방약으로도 언급되는 처방입니다. 방해에 보듯이 노인과 허한 사람이 담이 성하여 음식생각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고 합니다. 지출환은 소도의 기본처방입니다. 거기에 담음과 한열을 고루 살펴 쓰는 처방으로 위장병이 만성화 된 경우에 쓰기에 매우 적합한 처방입니다. 기실 이 처방과 기울과 적취에 쓰는 익국환, 흉비에 쓰는 반하시심탕 정도만 구비되어 있어도 적지 않은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케어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담음의 통치약이다 보니, 소화가 안된다 치면 메스껍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에 특히 활용도가 높습니다. 탕약중에서는 반하백출천마탕 혹은 육군자탕 과 유사하게 활용이 가능한데, 그 활용 폭이 훨씬 넓습니다. 그래서 아.. 나 기능성 소화불량 처방 잘 모르겠다 싶으면.. 정말 변증을 통해서 기본 처방을 선정한 다음 위와 같은 환을 같이 쓰셔도 좋습니다. 

 

진료지침에 나오지 않지만 참고할만한 처방

1) 양혈사물탕 : 조잡 : 자꾸 체한다는데, 잘 먹는다. 
2) 당귀보혈탕 : 조잡 : 양혈사물탕에서 가슴이 두근 거림.
3) 건협팔물탕 : 옆구리가 결린다. 무른 변.
4) 해울화중탕 : 스트레스 가슴답답 다혈질.
5) 향사양위탕 : 노심초사 답답. 상열하한.
6) 위풍탕 : 맨날 소화안된다고 하는데.. 먹기만 하면 설사를 하는 사람들. 상부위장관 출혈.
7) 加减八味丸 : 무척이나 입이 짧은 분들에 고려.
8) 竹瀝枳朮丸 : 이런 저런 여러 처방 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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