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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김계진 원장의 처방이야기 - 71편 십사미건중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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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하기도 하고, 한참 따뜻한 가을이었다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는 것도 있어서 그런지 감기가 낫지 않고 오래 가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어르신들 경우에는 더더욱 감기를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감기 걸리고서 입맛이 도무지 회복이 안 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의사 선생들이 감기를 치료하면 일주일이면 낫고, 놔두면 7일 가야 낫는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감기가 제대로 오면 7일은 가야 낫는다는 표현이기도 하고, 대증치료를 위주로 하므로 증상이 덜하다고 나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면 7일이 넘어가면 이건 감기 맞나 하는 고민도 해봐야 합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虛勞證
"여러 가지 허증으로 부족하여 영위가 모두 고갈되면 오로증(五勞證), 칠상증이 생기고 골증조열이 있으며, 허리와 등이 당기고 모든 관절이 시큰거리면서 아프며, 밤에 도한이 자주 나고 마음은 늘 놀라거나 두려워하며, 목구멍이 마르고 입술이 타며, 눕기 좋아하고 힘이 없으며, 살이 여위고 기침을 하며, 가래가 많고 각혈이나 타혈을 하며, 한열이 왕래하고 뺨이 벌겋게 변하며, 정신이 혼미하고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한다. 이 때 뜨거운 약을 복용하면 번조가 치밀어오르고, 찬 약을 복용하면 가슴이 그득하고 배가 아프다. 이것이 가장 치료하기 어렵다. 《득효》"

 

허로증을 설명하고 있는 조문입니다. 허리와 등이 아프고, 관절이 시큰거리면서 아프다는 것은 몸살이랑 혼동하기 쉽고, 밤에 식은 땀이 나고 두렵고 목구멍이 아프고 입술이 마르고 기운이 없고 기침하고 가래가 많고 한열이 왕래 하고 하는 것들이 모두 감기 증상하고 구분하기가 쉽지 않겠죠. 

 

그래서 감기 같은 증상이.. 한 달을 간다.. 그러면.. 10중 8-9는 감기 보다는 감기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설명하는 허로증으로 넘어가는 셈이죠. 이럴 때 십전대보탕이라는 약이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십전대보탕은 脾와 腎을 조리하여 후천 지기가 선천 지기의 회복을 돕는 데 쓴다고 합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四 > 手 > 四肢不用
"비가 실하면 사지를 움직일 수 없다. 《내경》에, "비가 태과하면 사지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 것이 이것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생긴 병으로 치료할 때는 설사시켜야 한다. 삼화탕ㆍ조위승기탕에서 선택하여 쓴다. 비가 허하여도 사지를 쓰지 못한다. 비가 병들면 비와 위(胃)가 진액을 돌게 하지 못하니 치료할 때는 보해야 한다. 십전대보탕으로 사기를 제거하고 정기를 보해야 한다. 《보명》" 

 

십전대보탕은 기본적으로 비허에 쓰는 처방입니다. 그래서 밥을 먹게 해줍니다. 상한에 걸리면 망양증이 위험한 증상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요즘이야 다 수액 맞고 별거 아닌 것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급작스러운 진액 부족 사태는 분명 응급이죠. 여하튼, 이럴 때 독삼탕을 쓰라고 하는데, 이때 독삼탕을 쓰면 기사회생한다고 합니다. 인삼을 기사회생의 묘약이라고 하는 이유겠지요. 이 말은 상한에 걸려서 탈진해서 아무것도 못 먹어 곧 죽게 생긴 사람이라도 이 망양증을 회복해 주면 밥을 먹게 돼서 되살아나더라. 이런 이야기입니다. 

 

독삼탕이란 약이 그런 상황에서 응급약이라고 한다면, 십전대보탕은 이런 상황의 만성 경과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약이죠. 십전대보탕을 쓴다는 것은 이 환자가 입맛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식욕 자체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때 비허를 개선해서 이 먹은 것이 신장의 기운까지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약이 바로 십전대보탕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眩暈 > 虛暈
 "노인이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어지럽다가 곧 저절로 안정되는 것은 양(陽)이 허하기 때문이다. 흑석단을 써야 한다. 신허로 기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못할 때는 십전대보탕을 써야 한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言語 > 瘖不得語
"기혈의 허손, 신허(腎虛), 그리고 노인이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할 때는 십전대보탕에서 육계를 빼고 석창포ㆍ원지를 넣어 써야 한다. 《입문》"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眼生眵糞
"눈이 아프지만 눈곱이 없는 것은 원기가 피로하고 腎經이 허하기 때문이다. 밤에 소변을 2-3번 누어 양기를 상하여 내장이 생기거나, 뇌지(腦脂)가 아래로 흐르거나 눈동자가 커지는 것은 모두 신(腎)이 피로하여 흑수(黑水)가 흩어진 것이다. 팔미환을 복용하거나, 십전대보탕에 구기자ㆍ감국을 넣어서 써야 한다. 《득효방》" 

 

그리고 위의 글을 보면 전부 신허한데 십전대보탕을 쓰라고 합니다. 위와 같이 간략히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는 비위의 허약을 회복해서 먹게 하고 이 먹은 것이 신기를 회복하도록 돕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저기서 말하는 기의 근원이 바로 신장을 이야기합니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목소리가 미약해집니다.

 

비가 허해서 기가 부족하면 입맛이 사라지고, 
신이 허해서 기가 부족하면 목소리가 안 나옵니다. 말하기도 힘든 거죠. 

 

즉 비허를 개선해서 먹은 것이 신장의 기운까지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약이 바로 십전대보탕입니다. 이 십전대보탕을 기반으로 한 처방들이 여럿 있는데, 감기 후유증 조리에 쓰기 좋은 처방 2개를 살펴 보겠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陰陽俱虛用藥 > 加味十全大補湯
"허로로 기혈이 모두 허손되어 노채가 된 경우를 치료한다. 십전대보탕에 시호 1돈, 황련 5푼을 더한 것이다. 복용법은 앞과 같다. 《단심》"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虛勞通治藥 > 十四味建中湯
 "허로로 기혈이 부족한 경우를 치료한다. 십전대보탕에 부자(습지에 싸서 굽는다)ㆍ육종용ㆍ반하ㆍ맥문동을 모두 같은 양으로 더한 것이다. 복용법은 앞과 같다. 《득효》" 

위 두 처방입니다. 십사미건중탕은 좀 생소하시죠? 아래 글을 읽어 봅시다. 

 

《醫家秘訣(儒醫笑變術)》 醫家秘訣 卷之上 > 皮部 
"기혈부족, 허손(虛損), 숨이 짧아 이어지지 못하는 것, 눕기를 좋아하는 것, 노채(勞瘵)의 병이 되려하는 것, 음증발반(陰症發斑), 추위가 심한 것, 맥이 미(微)한 것은 십사미건중탕을 쓴다." 

한 처방은 시호와 황련을 가미했고, 다른 처방은 부자 육종용 그리고 반하 맥문동을 가미 했습니다. 그래서 한 처방은 감모 후유증 허로 상태에서 외감 증상 (오한 발열) 혹은 열증이 좀 두드러지는 경우에, 다른 한 처방은 감모 후유증에 한기가 아직 남은 양허증의 양상에 응용하기가 좋은 처방입니다. 두 처방 모두 방해에서 勞瘵가 될 우려가 있는 경우를 다스린다 하였으니, 기침 가래 같은 증상은 둘 다 있을 수 있겠죠. 다만 차이는 외감 열증 과 내상 허한증의 경중을 구분하여 운용할 수 있는 처방들입니다. 한열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냥 십전만 쓰면 되겠지요. 

 

요약. 
1. 만성 감기 열증에 가미십전대보탕. 
2. 만성 감기 한증에 십사미건중탕.
3. 입맛 없고 말 할 힘도 없다는 것은 십전대보탕 달라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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