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wave

[기타]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75편 - 온담탕

본문

귀비탕과 소요산에 이어서 溫膽湯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앞서 귀비탕과 소요산을 볼 때 이것이 난해해진 이유는 최초의 처방이 여러 버전의 귀비탕 소요산으로 분화 발전해 가면서 점차 방해가 넓어지다 보니 한 가지로 규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방이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봐야만 이때는 이렇게 표현하고 이런 경우는 이렇게 표현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溫膽湯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온담탕의 경우도 기본적으로 2가지 버젼의 온담탕이 있고, 각기 가감을 달리하면서 여러 종류의 다양한 온담탕으로 분화 발전해 갑니다. 오늘은 그 변천사를 참고하여 온담탕을 볼 때 혼돈을 주는 2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膽을 溫하게 한다는 그 이름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둘째는 痰飮을 다스리는 약이 어쩌다 膽을 다스리는 약이 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 두 가지 부분을 중점으로 하여 온담탕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온담탕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夢 > 虛煩不睡 > 溫膽湯
"심담(心膽)이 허하여 일을 할 때 쉽게 놀라고 꿈자리가 사나우며 허번으로 잠들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반하ㆍ진피ㆍ백복령ㆍ지실 각 2돈, 청죽여 1돈, 감초 5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 대추 2개와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 《의감》" 

"경계ㆍ정충이나 정신이 나가거나 잠들지 못하는 것은 모두 담연이 심(心)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담기(痰氣)를 다스려야 하므로 이 약을 주로 쓴다. 《의감》" 

 

일단 위 처방 구성을 보면 二陳湯에 죽여와 지실이 가미된 처방입니다.  

위 방해에서 온담탕은 1) 虛煩 불면 2) 가슴 두근거림의 2가지 경우에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심담(心膽)이 허하여 일을 할 때 쉽게 놀라서 생기는데, 이것은 담기(痰氣)를 다스려야 하므로 이 약을 주로 쓴다고 정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게 온담탕의 전부입니다. 앞서 2가지 포인트를 매우 집약적으로 축약해 놓은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온담탕은 外台祕要에 인용된 것으로, 虛勞門 病後不得眠方二首 중 한 처방으로 溫膽湯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온담탕은 요승원(姚僧垣)의 [集驗方]에 수록된 것을 外台祕要에서 인용한 것으로 집험방은 지금은 산실된 책이라고 합니다.) 

399    集驗溫膽湯。療大病後虛煩不得眠。此膽寒故也。宜服此湯方。
400    生姜四兩 半夏二兩洗 橘皮三兩 竹茹二兩 枳實二枚炙 甘草一兩炙

생강이 4냥을 군약으로 쓰이고 있고, 膽寒을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溫膽湯은 宋 陳言의 [三因極一病證方論]을 기원으로 하는 온담탕입니다. 이 책에서는 온담탕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溫膽湯]
治大病後虛煩不得眠,此膽寒故也,此藥主之。又治驚悸。

이 내용은 위 온담탕과 동일한데 뒤에 驚悸를 다스린다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위 두 책에서 공히 大病을 앓은 후라고 하는데, 대병은 傷寒을 말합니다. 상한을 예전에는 大病이라고 불렀습니다. 삼인방에서도 虛煩이 잘 생기는 경우를 설명하면서 ‘傷寒大病不復常,霍亂吐瀉之後,皆使人心虛煩悶,婦人產蓐,多有此病。’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傷寒에서 寒邪가 안으로 들어갈수록 熱이 심해지기 때문에 傷寒에 煩渴, 煩燥, 結胸, 痞氣가 모두 흉격에 熱이 있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이 경우는 大病후에 虛煩이 된 것을 말합니다. 위 병증중에서는 痞氣와 병기가 유사합니다. 그래서 반하사심탕과 온담탕은 병의 출발이 같은데 각기 반하사심탕은 胃가 虛한 것이고, 온담탕은 膽이 寒한 것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래의 내용을 추가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治心膽虛怯,觸事易驚,或夢寐不祥,或異象惑,遂致心驚膽懾,氣鬱生涎,涎與氣搏,變生諸證,或短氣悸乏,或復自汗,四肢浮腫,飲食無味,心虛煩悶,坐臥不安。

半夏(湯洗七次) 竹茹 枳實(麩炒去瓤,各二兩) 橘皮(三兩,去白) 甘草(炙,一兩) 白茯苓(一兩半)上為銼散。每服四大錢,水一盞半,姜五片,棗一個,煎七分,去滓,食前服。

생강의 용량을 5片으로 줄였고, 우리가 지금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溫膽湯의 내용인 心膽虛怯,觸事易驚이 추가되었는데 그 병기를 心驚膽懾,氣鬱生涎,涎與氣搏,變生諸證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온담탕의 내용이지요. 

 

우리가 한참 동안 칠정 칠기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 二陳湯 이야기를 오래 했자나요. 이 개념으로 본다면 온담탕은 七氣를 다스리는 처방이고 그 중 흉격의 痰熱을 해소하여 膽을 편케 해주는 처방입니다. 그래서 특히 驚氣의 울체를 해소해 준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 이것을 心膽虛怯 혹은 心驚膽懾 이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膽의 부위는 겨드랑이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젖꼭지 아래 일월혈, 뒤로는 10추하의 담수혈 사이의 공간을 말합니다. 대병 즉 상한이라는 熱病을 앓고 나서 陰이 虛해진 틈을 타고 痰熱이 이 공간에 쌓이게 되면 少陽의 氣를 상하게 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병 후에 허번 불면 하는 것을 膽이 寒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가 또한 膽이 虛한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이 두 가지 개념이 지금의 온담탕에 같이 함축된 셈입니다. 

 

최초 온담탕이라고 이름할 때의 溫은 분명 膽寒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고 생강을 군약으로 활용한 것이니 담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의미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러나, 三因 이후로의 처방은 죽여와 지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중요해지면서 痰熱을 해소해 주는 약인데 왜 온담탕이라고 하느냐 하는 논란이 생기게 된거죠.

 

이 논란에 대한 유명한 구절을 같이 한번 살펴봅시다. 

《刪補名醫方論》 刪補名醫方論 卷之四 > 溫膽湯 > 〔集註〕
"羅謙輔가 말하기를, 膽은 中正之官이고 淸淨之府인데, 편안하고 고요한 것을 좋아하고, 번거롭고 어지러운 것을 싫어하며, 유연하고 온화한 것을 좋아하고, 막히고 울체된 것을 싫어한다. 東方의 木德은 少陽의 溫和한 氣다. 病後나 혹은 어떤 병이 오래되어 痰飮이 사라지지 않고 胸膈의 남은 열이 없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少陽의 온화한 氣를 傷하게 되어 虛煩⋅驚悸한 것은 中正之官이 뜨거운 열기로 불편하기 때문이고, 열이 나고 쓴물을 구토하는 것은 淸淨之府가 울체되고 열을 받아 고요하지 않기 때문이고, 痰氣가 上逆한 것은 木家가 열을 끼고 상승하기 때문이다. 처방에서 二陳으로 일체의 痰飮을 치료하고, 죽여를 가하여 淸熱하고, 생강을 가하여 구토를 멈추며, 지실을 가하여 破逆하여 필요한 약끼리 서로 도와주면 비록 膽을 치료하지 않아도 膽이 저절로 좋아지는데, 이는 膽의 痰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溫이라 명명한 것은 바로 溫和의 溫을 말한 것으로 溫涼의 溫을 말한 것이 아니다. 만일 膽家가 진실로 畏寒해서 겁먹고 이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하면, 처방 속에 어찌 膽을 따뜻하게 하는 약은 없고 오히려 胃를 차갑게 하는 약만 있겠는가?" 

 

溫膽湯의 溫은 溫涼의 溫이 아니라, 溫和의 溫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溫和라고 하는 것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바꿔본다면 “中”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少陽의 기운은 양명의 熱과 태양의 寒의 사이에 있어서 寒熱이 往來합니다. 이 寒과 熱의 中이 바로 溫이고 ‘東方의 木德은 少陽의 溫和한 氣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溫은 寒熱의 中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溫膽해준다고 하는 것은 膽이 中正之官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 됩니다. 최초의 온담탕이 膽寒을 다스린다는 개념의 溫膽이었지만, 溫의 개념이 조금 변하게 된 거죠. 

 

病後나 혹은 어떤 병이 오래되어 痰飮이 사라지지 않고 胸膈의 남은 열이 없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少陽의 온화한 氣를 傷하게 되어 虛煩⋅驚悸한 것은 中正之官이 뜨거운 열기로 불편해지게 되는데, 溫膽湯으로 胸膈의 痰熱을 해소해 주면 비록 膽을 치료하지 않아도 膽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약
1. 溫膽湯은 ‘傷寒’을 앓고 나서 발생한 虛煩의 불면을 다스립니다.
2. 溫膽湯은 흉격에 痰熱이 쌓여서 발생하는 驚悸를 다스립니다.
3. 溫膽湯의 溫은 寒熱의 中이라는 개념의 溫
4. 溫膽湯은 흉격의 痰熱을 해소해 주어 결과적으로 膽을 치료하는 약.
5. 溫膽湯은 칠기병중 心驚膽懾을 다스립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