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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하고초산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8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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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이 침침해지거나, 아프거나, 눈물이 흐르거나, 눈꼽이 끼거나 등등의 여러 가지 눈의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요즘 이런 것들을 ‘젊은 노안’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아요. 

 

“눈을 충분히 쉬어 줬는데도 시력이 떨어지고 눈에 통증이 있거나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 비문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문증은 보통 노화로 발생하는데, 간혹 망막에 피가 나거나 찢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있다. 방치하게 되면 망막박리와 같은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기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9/08/2023090801002.html

 

사실 이런 정도의 증상에 모두 “자음지황환”으로 조리가 가능합니다. 망막박리로 수술한 환자의 회복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老人眼昏
"노인이 눈이 어두울 때는 환정환ㆍ야광육신환ㆍ명안지황환ㆍ자음지황환ㆍ여선옹방을 써야 한다. 노권상으로 눈이 어두울 때는 익기총명탕을 써야 한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眼花
"신(腎)은 골을 주관하고, 골의 정은 눈동자가 된다. 눈동자가 커지는 것은 신수가 허하여 뼈가 마르는데, 여기에 심포락의 화가 편승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치료할 때는 쓰고 시고 차가운 약을 먹어야 하고, 맵고 뜨거운 것은 절대 금해야 한다. 풍열을 제거하고 혈을 식히며, 혈을 보하여 흩어진 기(氣)를 모아야 한다. 자음지황환이 제일 좋다. 《동원》" 

 

동의보감에, 눈에 좋은 약들이 무수히 많이 있지만, 윗글처럼 자음지황환이 제일 좋아요. 그러다 보니, 일단 자음지황환을 써보고 안 낫는 환자만 고민해도 될 정도로 두루두루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아래 처방도 많이들 쓰시는 것으로 압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眼生眵糞
"눈이 아프지만 눈곱이 없는 것은 원기가 피로하고 신경이 허하기 때문이다. 밤에 소변을 2-3번 누어 양기를 상하여 내장이 생기거나, 뇌지(腦脂)가 아래로 흐르거나 눈동자가 커지는 것은 모두 신(腎)이 피로하여 흑수(黑水)가 흩어진 것이다. 팔미환을 복용하거나, 십전대보탕에 구기자ㆍ감국을 넣어서 써야 한다. 《득효방》" 

 

팔미환이나 십전대보탕에 구기자 감국을 가미해서 눈병 조리에 많이 사용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젊은 노안이나, 그냥 노안이나 눈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경우에 위 약들이 다 잘 듣지 않는 경우가 꼭 있습니다. 그때 이것을 해결해 주는 처방이 바로 하고초산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眼疼 > 夏枯草散
"일명 보간산이다. 간허로 눈이 아프고 차가운 눈물이 나오지만 밝은 것을 피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하고초 2냥, 향부자 1냥, 감초 5돈. 이 약들을 곱게 가루내어 2돈씩 찻물에 타서 식후에 먹는다. 하고초는 검은자위 통증을 치료하는데, 밤에 심해지는 경우에 가장 효과가 좋다. 검은자위는 목계(目系)에 이어져 궐음경에 속한다. 하고초가 궐음경의 혈맥을 보양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효과가 탁월한 것이다. 《본사》" 

 

일명 보간산이라고 합니다. “눈이 아프고 차가운 눈물이 나오지만 밝은 것을 피하지는 않는 경우”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젊은 노안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입니다. 기실 향부자 감초 이런게 더해져 있기는 하지만, 이 처방의 작용은 전적으로 하고초의 작용입니다. 

 

《東醫寶鑑》 湯液篇卷之三 > 草部 下 > 夏枯草 져븨
"성질이 차고 맛은 쓰고 매우며 독이 없다. 한열ㆍ나력ㆍ서루(鼠瘻)ㆍ두창(頭瘡)에 주로 쓴다. 징가를 깨뜨리고, 영류로 기가 맺힌 것을 흩으며, 눈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이 풀은 순양지기(純陽之氣)를 품부받아 음기를 만나면 시들어 버리니 궐음의 혈맥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눈이 아픈 것을 신묘하게 치료하니 양으로써 음을 다스리기 때문이다. 《강목》" 

 

‘팔미환이나 십전대보탕에 구기자 감국’ 이런 처방에 하고초를 4-5돈 가미해서 쓰시면, 위의 눈이 아프고 차가운 눈물이 나오는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자.. 이게 잘 낫는데, 문제는 왜 낫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이게 낫는 이유에 대해서 의서에서는 火熱을 날려서 혈맥을 補 해주니 낫는다고 하는데, 하고초를 아무리 살펴봐도, 이 약이 혈을 보할 것처럼 생기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혈문에서는 혈허를 다스린다고 떡하니 명시하고 있습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血 > 治血藥法
"육종용ㆍ쇄양ㆍ우슬ㆍ구기자ㆍ익모초ㆍ하고초ㆍ패구판은 혈이 허한 데 쓴다. “

 

이 하고초를 설명하는 글에 참 특이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 풀은 순양지기(純陽之氣)를 품부받아 음기를 만나면 시들어 버리니 궐음의 혈맥을 보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눈이 아픈 것을 신묘하게 치료하니 양으로써 음을 다스리기 때문이다.” 

 

이 풀을 순양지기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冬至때 1陽이 시생할 때부터 나서 자라다가, 夏至때 1陰이 시생하려 하면 말라 버리기 때문에, 이 풀을 순양지체라고 합니다. 상승하는 양기의 힘을 그대로 닮은 풀이고, 상승하는 陽氣는 木이므로 厥陰이라는 것 까지는 어떻게 이해해 보겠는데, 이것이 혈맥을 보한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하고초는 본초서에서는 淸熱藥에 속하고 淸肝散結 한다고 하는데, 궐음의 혈맥을 보양한다는 개념하고 매칭이 잘 안되더군요. 이 하고초는 눈의 통증도 다스리지만, 나력을 다스리는데도 매우 효과적인 약입니다. 그런데 나력을 다스리는 하고초산에도 똑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八 > 諸瘡 > 瘰癧 > 夏枯草散
"나력을 크게 치료하여 뭉친 기를 흩어준다. 궐음의 혈맥을 보양하는 효과가 있다. 하고초 가루 6돈과 감초가루 1돈을 고르게 섞어 2돈씩 찻물에 타서 먹는다. 

 

또, 1냥씩 물에 달여 먹는다. 허할 때는 많이 먹는 것이 좋고, 겸하여 십전대보탕에 향부자ㆍ원지ㆍ패모를 넣어 복용한다. 이것은 나력이나 마도창으로 인한 한열을 치료하는 성약이다. 《입문》" 

 

위의 설명대로라면 하고초란 약은 궐음의 혈맥을 보양하는 성약 같은 약입니다. 이 약이 효과가 좋은 것은 알겠는데,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최근 어떤 기사를 보고 혹시 이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아래 부분을 추가로 작성해 봅니다. 

 

여기서부터는 저의 가설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tokza55GbA

뇌에서도 노폐물이 발생하겠죠. 엄청난 양의 일을 하는 곳이니 많은 엄청난 노폐물이 나올 것입니다. 눈도 마찬가지죠. 근데, 약도 잘 통과하지 못하는 뇌라는 공간의 노폐물은 어떻게 배출되는가? 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가 위 동영상입니다.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3286

자. 이 개념을 살펴 보고 나니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目系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眼 > 眼爲臟腑之精
"오장육부의 정기(精氣)가 모두 눈으로 올라가 그 정이 눈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눈은 오장의 정(精)의 보금자리다. 골의 정은 눈동자가 되고, 근의 정은 검은자위가 된다. 혈의 정은 혈락(血絡)이 되고, 기의 정은 흰자위가 된다. 기육의 정은 눈꺼풀인데, 근골혈기의 정을 모아 맥계(脉系)를 따라 뇌로 올라갔다가 뒤로 흘러가서 목덜미로 나온다. 그러므로 사기(邪氣)가 목덜미에 적중하여 신체의 허약한 틈을 타고 깊숙이 들어가면 목계(目系)를 따라 뇌로 들어간다. 뇌로 들어가면 머리가 어지럽고, 머리가 어지러우면 목계가 당기며, 목계가 당기면 눈앞이 아찔하고 빙빙 돈다." 

 

기실 이 목계의 내용은 시신경이 뇌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설명한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고초가 눈을 치료하는 내용을 설명한 궐음의 혈맥이란 내용도 아마도 이 목계와 관련된 내용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한정하면, 나력을 치료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죠. 

그 갭을 해결해 준 것이 위의 연구입니다. 

 

눈 밑의 비인두림프망, 그리고 겨드랑이와 가슴 쇄골, 귀와 목의 옆에 많이 존재하는 림프절이 이 하고초란 약과 매칭이 되더라는 것이죠.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八 > 諸瘡 > 瘰癧
"나력은 초기에 소양에서 생기는데, 금기를 지키지 않으면 양명으로 퍼진다. 대개 기름진 음식이나 울기(鬱氣)가 쌓인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여러 변화를 초래하는 이유는 이것이 담경(膽經)에 속하여 결단을 주관하고 상화가 있으며 기다혈소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앓는 부인이 월경이 나오고 한열이 생기지 않으면 살 수 있으나, 점점 오래되면서 전변되어 조열이 나면 위태롭게 된다. 이 때 스스로 욕심과 생각을 끊고 음식을 담담하게 먹지 않으면 비록 신성한 경지의 의사라도 치료할 수 없다. 《단심》" 

 

나력은 소양에서 시작됩니다. 옆구리 목의 옆줄기와 귀뒤쪽 등에 멍울이 생기죠. 모두 소양의 부위들입니다. 그리고 림프가 많이 존재하는 공간들이기도 합니다. 이 둘이 묘하게 오버랩이 되더군요. 

 

그렇다고 한다면, 하고초가 혈을 보한다는 개념보다는, 이 림프에 쌓인 노폐물의 해소를 도움으로서 혈의 회복을 돕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대변이 선통하면 간혈을 보한다고 하는 개념처럼요. 

 

하고초가 만일 이런 림프에 쌓인 노폐물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면, 사실 하고초는 눈병이나 나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치매 치료에 응용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본초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사실상 가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하고초를 사용해서 효과가 좋았던 환자들을 다시 잘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요약
1. 젊은 노안에도 ‘자음지황환’이 좋습니다. 
2. 통증이 있으면서 눈, 눈 주위가 탁해져 있으면 ‘하고초산’이 좋습니다. 
3. 이 환자에게 필요한 기본처방을 (저는 주로 사물탕 팔물탕 가감팔미 혹은 십전대보탕) 선방 한 후에 하고초를 3-5돈 가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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