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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삼출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8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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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길에 보니 산수유 꽃이 피기 시작했더군요. 이제 곧 여러 꽃들도 따라서 피기 시작할텐데, 이렇게 꽃이 필 무렵이 되면 따라오는 것들이 있지요. 춘곤증 그리고 알러지 아토피등의 피부 발진이 심해지는 것이 그것입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脾臟 > 脾病間甚
"병이 비에 있으면 가을에 낫는다. 가을에 낫지 않으면 봄에 심해진다. 봄에 죽지 않으면 여름에 유지되고 장하(長夏)에는 일어난다." 

《東醫寶鑑》 雜病篇 卷之一 > 辨證 > 四時生病
"《영추》에, "겨울에 한기에 상하면 봄에 온열병이 생긴다. 봄에 풍사(風邪)에 상하면 여름에 손설(飱泄), 장벽(腸澼)이 생긴다. 여름에 서사(暑邪)에 상하면 가을에 학질이 생긴다. 가을에 습사에 상하면 겨울에 기침을 한다"고 하였다." 


비위의 병은 봄이 되면 심해지고, 겨울에 한기에 상하면 봄에 온열병이 발한다고 한 것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 언급처럼 봄철에 춘곤과 피부질환이 오는 이유는 다릅니다. 춘곤증은 비위가 허약하여 발하는 것이고, 피부 발진은 겨울 동안 어떤 이유로 몸에 열이 쌓여 있던 것이 날이 풀리면서 피부로 드러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늘은 이중 춘곤증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비위가 평소 약한 사람들이 봄이 되면 맥을 못 추는 상태가 되는 것이 “춘곤”입니다. 이 춘곤증에 가장 대표적인 처방, 삼출탕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걸로도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사실 최근에는 이런 이유로 한의원에서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하는 경우를 저도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시중에 흔한 건기식으로 대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겁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食後昏困 > 參朮湯
"비위가 허약하고 원기가 심폐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여 사지가 무겁게 가라앉고 식후에 어지럽고 답답하며, 피곤한 경우를 치료한다. 황기 2돈, 창출 1돈, 신국 7푼, 인삼ㆍ진피ㆍ청피ㆍ감초 각 5푼, 승마ㆍ시호ㆍ황백ㆍ당귀신 각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 《동원》" 

이 처방의 방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비위가 허약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뭔가를 먹었는데, 元氣가 心肺를 제대로 기르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3개의 升降 축이 있습니다. 

한 개는 척추를 통한 精氣의 승강이고, 이것은 丹田이 관여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위를 통한 飮食의 승강, 이것은 脾胃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呼吸의 승강입니다. 이것은 들숨은 肝腎이 날숨은 心肺가 하는 것입니다. 

이 3가지의 升降을 통해서 우리 몸의 제반 신진대사가 이루어 집니다. 이중에서 脾胃를 보겠습니다. 음식이 들어오면 胃는 음식을 내리는 역할을 맡습니다. 반대로 脾는 이 중 경청한 것을 심폐로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비위라는 인체의 중심에서 升淸降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동원 선생께서 脾胃를 太極이라고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인체 전면의 三丹田과 등의 三關도 太極일 것이고, 五臟 또한 태극이 될 수 있겠죠. 

즉 삼출탕의 방해 “비위가 허약하고 원기가 심폐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여”라는 말은 음식이 일단 胃로 들어오면, 그 중에서 重濁한 것은 아래로 내리고 輕淸한 것은 脾로 가서 心으로 올라 血이 되고, 肺로 가서 氣가 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음식이 소화 자체가 안되고, 더불어 升發하는 기운이 부족하여 심폐로 양기의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개념을 이제마 선생께서는 淸陽이 상승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升發하는 기운은 일반적으로 升陽 혹은 益氣 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반면에 益胃라고 하는 것은 降濁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보중익기탕과 익위승양탕이 처방의 구조가 거의 유사한데, 보중익기탕은 황기를 군약으로, 익위승양탕은 백출을 군약으로 하고 황금이 살짝 들어가는 것이 차이가 나는 이유입니다. 이동원 선생께서 황기와 인삼 그리고 감초를 濕熱과 煩熱을 제어하는 聖藥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이 약재들은 ‘창출 황백’처럼 습열을 친다는 개념은 아닙니다. 升陽을 해줌으로 인해서 胃에 쌓인 濕熱을 升淸하게 해줌으로 인해서 습열을 제하는 것이고, 번열을 제어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승양 혹은 익기가 강조되는 처방은 황기 인삼 감초가 중용되면서 시호 승마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益胃가 강조되는 처방은 창출 백출 같은 약이 중용이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 황금 황련 황백 같은 습열을 다스리는 약재들이 소량 가미 되기도 합니다. 이런 데서 여러 升陽 除濕 益胃 益氣 등의 이름을 가진 약들이 미묘한 차이가 나는데 위 내용을 보고 다시 삼출탕 보중익기탕 익위승양탕 승양순기탕 등등의 처방 구조를 살펴보시면 대동소이해 보이는 처방 사이에서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럼 왜 脾胃虛弱者는 봄에 힘들까요? 비위가 허약하면 음식이 내리지 않아 胃에 濕熱의 정체가 잘 발생하는데, 외부가 갑작스레 따뜻해지면서 내외가 濕熱해지는 상황으로의 급격한 변화가 봄에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이 처음 발하는 것이 春困이고, 지극해지는 것은 暑病이죠. 暑病의 청서익기탕을 이 삼출탕과 비교해서 살펴 보세요. 

요약
1. 춘곤증에 삼출탕
2. 음식 승강의 중심 脾胃.
3. 脾胃虛弱者는 봄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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