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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해울화중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8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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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胸 > 胸膈之名有義
"사람의 가슴은 호흡이 지나가는 곳이고 음식이 지나가는 길이니, 절도를 잃게 되면 질병과 사기가 번갈아 가슴으로 들어와 나쁜 징조[凶兆]가 생기기 때문에 흉이라고 한다. 《입식》" 

사람의 가슴을 胸이라 부르는 것은 호흡과 음식이 지나는 길이니, 한 번만 절도를 잃어도 凶한 징조가 있으므로 胸이라 부릅니다. 잠깐의 문제로도 사람이 죽는 흉한 일이 있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이고, 그만큼 중요한 공간이란 의미도 되겠지요. 

頭에 있는 기관들은 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배는 열려 있지요. 그래서 배는 율동과 리듬이 중요하지만, 頭胸은 안정이 중요합니다. 흔들리면 안 되는 공간이죠. 호흡과 음식이 들어오다가 배로 내려가면서 열린 공간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 배가 뭔가에 막혀 있어서 胸이 더욱 답답해져 버린 상태, 胸痞입니다. 

胸痞를 좀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는 것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기가 막힌다.’ 혹은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가슴이 꽉 막힌다.’ 머 이런 정도의 말로 치환이 가능합니다. 흉비는 기본적으로 ‘氣가 막힌 것’입니다. 그래서 ‘길경지각탕’이 흉비의 통용방입니다.

흉비가 발생하는 과정에 따라서 外感에서 발생했느냐, 內傷에서 발생했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外感에서 발하는 경우는 반하사심탕을 중심으로 한 제반 사심탕류의 처방을 사용합니다. 外感에서 발했다는 것은 아직 寒熱의 불편이 있으니 중초 비위를 다스리는 인삼 반하 감초 이외에 황련, 건강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內傷에서 발하는 경우는 脾胃의 濕 혹은 濕熱의 정체를 해소하는 것과 脾胃의 虛弱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향사양위탕이나, 정전가미이진탕, 시경반하탕 같은 처방부터 일반적인 내상에 쓸 수 있는 향사육군자탕, 보중익기탕등을 가감하여 쓸 수 있습니다. 

비증이 오래되면 창만이 됩니다. 창만은 어려운 병입니다. 잠깐 체해서, 전날 과음해서 속이 답답한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간경화 상태가 창만과 유사합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六 > 脹滿 > 脹滿之源
"창만의 초기는 기병이다가 오래되면 수병이 된다. 그래서 수종보다 치료하기가 더 어렵다. 수종에는 평소처럼 먹지만 고창에는 평소처럼 먹지 못한다. 창만은 병의 뿌리가 매우 깊어서 반드시 3~5년이 지난 후에 발병한다. 수종을 치료할 때는 단지 중기(中氣)를 보하고 습을 잘 통하게만 하면 충분하다. 창만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중기를 보하고 습을 잘 통하게 하면서 동시에 소화시켜야 한다. 또, 소금ㆍ간장ㆍ음악ㆍ망상을 끊고 빨리 낫기를 바라지 않아야 완전히 나을 수 있다. 《입문》" 

위 설명처럼 창만의 초기는 氣病입니다. 흉비도 氣가 막힌 것이죠. 이것이 시일이 흘러 水病이 되어 배만 볼록 불러오는 것을 창만이라고 합니다. 배와 사지가 모두 붓거나, 얼굴과 배가 모두 붓는 것은 부종이라 합니다. 부종은 그래도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창만이 오면 음식을 먹지 못하므로 더욱 난치가 됩니다. 胃氣가 사라지면서, 脾가 극히 허해진 상태에서 발하는 것이 창만입니다. 요즘 주변에 보면 배만 볼록 나오는 분들 많죠? 가볍게는 복부비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얼마나 많은 성인병의 원인이 됩니까? 이 또한 脾胃의 기운이 떨어져 가는 징후입니다. 이 시작에 비증이 존재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해울화중탕은 이런 비증의 통용방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胸 > 胸痞 > 解鬱和中湯
"명치가 막히고 그득한 데다 내열이 있어 밤에 불안하여 눕지 못하고, 누우면 더욱 답답한 것을 치료한다. 

진피(흰 속껍질을 벗긴 것) 1.2돈, 변향부자ㆍ적복령ㆍ지각ㆍ치자(볶은 것) 각 1돈, 반하ㆍ전호 각 7푼, 황련(생강즙에 축여 볶은 것)ㆍ신국(볶은 것)ㆍ후박ㆍ청피ㆍ소자(볶은 것) 각 5푼, 감초 4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회춘》 " 

가슴은 호흡과 음식이 지나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향사양위탕이 음식에 초점이 더 맞추어져 있다면, 이 해울화중탕은 “호흡”과 “음식”을 모두 다스리니, 흉비의 통용방이라 할 만합니다. 해울화중탕은 이 중에서 호흡에 약간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 관점을 가지고 주치증을 보시면 좀 더 처방이 잘 보이실 것입니다. 사실 가슴이 답답해서 잠 못 이루는 분들이 적지 않지요. 잠 못 잔다고 수면제, 멜라토닌 이런 거 드시는데, 이 처방은 수면과 관련된 약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제 이상의 효과를 내는 처방입니다. 호흡의 승강과, 음식의 승강을 도와 흉격의 막힘을 해소하는데 이만한 처방이 없습니다. 

울화병 혹은 화병이라고 하는 경우도, 가슴이 답답하면서 누우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분들에게 상당히 좋은 효용을 보여줍니다. 수면제 없이 잘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의 대증 처방으로 상당히 잘 조합된 처방으로 생각됩니다. 속이 쓰리다고 하는 경우에도 좋은 효과를 보여주는 등, 내상 잡병의 여러 경우에 응용이 가능한 처방입니다. 


요약
1. 창만의 시작은 비증. 
2. 비증의 통용방 해울화중탕
3. 기가 막혀서 잠 못 이루는 불면에 특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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