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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음건비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8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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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춘래불사춘 기간이 참 길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산에 가보니, 바야흐로 봄이구나 싶은 기온의 변화가 확 느껴지더군요. 이런 기온의 변화는 낮 기온이 확 따뜻해지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기운이 위로 오른다고 표현하죠. 문제는 아직은 아침이 조금 쌀쌀하고, 낮 기온이 갑작스레 오르게 되면서 발생하는 큰 일교차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바로 어지럼증입니다. 봄철에는 비위가 허약한 사람들이 고생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별 이유 없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제일 먼저 고려해 봐야 하는 처방 바로 자음건비탕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眩暈 > 虛暈 > 滋陰健脾湯
"일을 처리 할 때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어지러우며 조잡(嘈雜)이 있는 것은 심비(心脾)가 허하기 때문이다. 이 약은 기혈이 허손되어 담음이 생겨 현훈이 된 것을 치료하는 선약(仙藥)이다. 백출 1.5돈, 진피(소금물에 씻어서 흰 부분을 버린 것)ㆍ반하(법제한 것)ㆍ백복령 각 1돈, 당귀ㆍ백작약ㆍ생건지황 각 7푼, 인삼ㆍ백복신ㆍ맥문동ㆍ원지(법제한 것) 각 5푼, 천궁ㆍ감초 각 3푼. 이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개를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회춘》" 

방해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心脾가 虛하여 조잡이 있는 것을 다스린다고 했습니다. 이와 유사한 방해를 가진 처방을 최근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嘈雜 > 當歸補血湯
"심혈이 부족하여 속이 불편한 것을 치료하고, 겸하여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우를 치료한다. 백작약ㆍ당귀ㆍ생지황ㆍ숙지황 각 1돈, 백출ㆍ백복령ㆍ맥문동ㆍ치자(볶는다)ㆍ진피 각 8푼, 인삼 5푼, 감초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볶은 쌀 100알, 대추 2개, 오매 1개를 넣어 물에 달인다. 찌꺼기를 제거한 후 수비한 진사 가루 3푼을 타서 먹는다. 《회춘》" 

당귀보혈탕은 혈의 소모를 회복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혈이 있든, 애가 타서 피가 마르든 하는 것이 핵심이 되지만, 자음건비탕은, 비위가 허약해서 심폐로 혈기가 오르지 못하면서 발생한 문제를 해소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여기서 승청강탁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비위가 허약한 사람이, 심지어 봄이 되어 외부의 기온이 막 상승하는 기운을 당하였는데, 내부에서 그 상승하는 기운이 부족하여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사시 기운의 변화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가면서 溫 熱 凉 寒 으로 변합니다. 반면에 사람은 한여름에는 겉이 뜨거워지는 대신 속이 차가워지고, 한겨울에는 겉이 차가워지는 대신에 속이 뜨거워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동치미를 먹고, 여름에는 삼계탕을 먹는다거나, 혹은 겨울에는 우물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우물이 차갑다는 비유를 들기도 합니다. 자 지금은 겨울을 지나 봄이 완연해지는 시기입니다. 겨울철에 속이 뜨겁고 겉이 차가웠다면 봄에는 어떻게 될까요? 여름의 겉이 뜨겁고 속이 차가워지는 상태로의 변화가 진행 중인 상태겠지요. 속에 뜨거운 열기를 머금고 있으려면 그만큼의 정혈이 충만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봄이 되면서 속에 잠 장이 되어 있던 열기가 정혈과 함께 상승하는 것이 봄의 상승하는 기운, 혹은 양기가 상승하는 것이고, 한여름 겉의 뜨거운 열기를 속의 차가운 한기가 수렴해 들어가는 것이 가을의 숙강하는 기운입니다. 이렇게 사시의 기후의 변화에 맞춰서 몸이 변해가는 것을 조절하는 기운을 中氣라고 합니다. 변화를 조화시키는 기운이 土의 기운이고, 그래서 中氣는 또한 脾胃의 기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자음건비탕을 보면, 이 처방의 특징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백출"이 君藥인 것입니다. 

백출이 군약인 약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2가지 정도만 같이 생각해 봅시다. 

하나는 익위승양탕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內傷 > 勞倦傷治法 > 益胃升陽湯
"내상의 모든 증상을 치료한다. 혈이 고갈되었을 때 기를 보하는 것은 옛 성인들의 방법이다. 이 약은 먼저 위기(胃氣)를 다스려 생발지기(生發之氣)를 돕는 일을 주관한다. 

백출 1.5돈, 황기 1돈, 인삼ㆍ신국(볶는다) 각 7.5푼, 당귀 몸통부위ㆍ진피ㆍ감초(굽는다) 각 5푼, 승마ㆍ시호 각 3푼, 황금(생것) 2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 《동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안태음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 > 婦人 > 胎漏胎動 > 安胎飮
"태동불안을 치료한다. 임신 5-6개월에 몇 첩을 늘 먹으면 아주 좋다. 

백출 2돈, 황금(가늘고 속이 찬 것) 1.5돈, 당귀ㆍ백작약ㆍ숙지황ㆍ사인(간 것)ㆍ진피 각 1돈, 천궁ㆍ자소엽 각 8푼, 감초 4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다. 《의감》" 

두 처방이 모두 백출이 군약입니다. 위의 처방들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백출을 군약으로 쓰는 것은 이 약은 비위의 濕을 제어해서 升陽의 기틀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胃氣를 다스리는 생발지기를 돕는 익위승양탕에도, 태동불안으로 下氣가 되려 할 때도 백출을 군약으로 쓰는 약을 씁니다. 자음건비탕 역시 백출이 군약이죠. 脾胃의 생발지기를 위로 올려서 심에서 혈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기틀을 돕고, 궁극적으로 심혈 부족으로 인한 임사불녕, 조잡을 예방하면서 승발지기 부족으로 인한 현훈을 예방하는 데 매우 합리적인 처방이 되는 약입니다. 

그래서 요즘 같은 시기에 별 이유 없이 어지럼증이 잘 생기면 우선 생각해 봐야 하는 처방이 바로 자음건비탕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는 온기가 오르는 시기이므로, '풍'이 동하는 경우도 흔하게 있습니다. 그래서 두풍증도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풍열과 담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두통 중에 특징적인 두통이 미릉골통입니다. 딱 눈썹 있는 데가 아픕니다. 이때도 자음건비탕을 쓰면 되는데, "풍"이라는 요인을 고려해서 "방풍"을 한돈 정도 가미해서 쓰시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처방은 '臨事不寧'의 心嘈 상태를 다스리다 보니, 총명탕 형태로도 많이 응용되는 처방입니다. 보통 석창포 정도를 가미해서 총명탕으로 쓰기도 합니다. 

요약
1. 기혈이 허손되어 담음이 생겨 현훈이 된 것을 치료하는 선약(仙藥) 자음건비탕. 
2. 미릉골통 두풍증엔 자음건비탕 가 방풍 1돈. 
3. 시험만 보려고 하면 가슴이 두근거려 망치는 경우의 총명탕 자음건비탕 가 석창포 1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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