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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반하백출천마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88편

본문

오늘은 담궐두통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痰厥頭痛
"두통이 생길 때마다 양 볼이 푸르며 누렇고 현훈이 있으며, 눈을 뜨려 하지 않고 말하기를 싫어하며, 몸이 무겁게 가라앉고 몽롱하며 토하려고 하는 것은 궐음과 태음의 합병으로 담궐두통이라 한다. 국방옥호환과 반하백출천마탕을 복용해야 한다. 《동원》" 

두통이 생길 때 양 볼이 푸르며 누렇고 어지럽다. 푸른 것은 肝이고 누른 것은 脾라고 한다면 肝과 脾가 서로 조화롭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면 맥상은 응당 弦하면서 滑한 양상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동원 선생께서 厥陰과 太陰의 합병으로 痰厥頭痛이라 한다고 하셨습니다. 痰은 脾에서 만들어져서 肺에 저장이 되는 것으로, 둘 다 太陰에 속합니다. 그러니 痰은 太陰에서 생긴 병인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厥은 이 痰이 위로 치받아 오르는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痰이 왜 위로 치밀어 오르느냐? 의 이유가 바로 厥陰의 風木이 動한 때문이므로, 厥陰과 太陰의 합병을 痰厥頭痛이라 하셨습니다. 

이럴 때 쓰는 처방이 ‘반하백출천마탕’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痰厥頭痛 > 半夏白朮天麻湯
"비위가 허약하여 생긴 담궐두통을 치료한다. 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몸이 산처럼 무거우며, 사지가 싸늘하고 토하며 어지럽고, 바람이나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눈을 뜰 수 없다. 

반하(법제한 것)ㆍ진피ㆍ맥아(볶은 것) 각 1.5돈, 백출ㆍ신국(볶은 것) 각 1돈, 창출ㆍ인삼ㆍ황기ㆍ천마ㆍ백복령ㆍ택사 각 5푼, 건강 3푼, 황백(술로 씻은 것) 2푼. 이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동원》" 

담궐두통의 증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위별로 나눠보면, 
1) 두통이 심하고, 토하고 어지럽고, 눈을 뜰 수가 없다. 
2) 몸이 무겁다. 
3) 손발이 궐냉하다. 

이 증상은 비위가 허약하여 습담을 소도하지 못하여 몸이 무겁고 손발이 궐냉합니다. 이 때 “風이 動하여 痰이 머리로 치고 오르니” 두통이 심하고 토하고 어지러워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가 됩니다. 태음과 궐음의 합병된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증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 처방은 脾胃論에 아래와 같은 사례와 함께 등장하는 처방입니다. 

“범대간(范大諫)의 아내는 평소 비위(脾胃)의 병증이 있어 늘 번조(煩躁)가 나타나고, 가슴 속은 편하지 않고, 대변은 나오지 않았다. 초겨울 외출했다가 늦게 귀가한 후 한기(寒氣)가 울체되어 민란(悶亂)이 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화(火)가 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사가 열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소풍환(疎風丸)으로 치료하였는데 대변은 나왔으나 병세는 줄지 않았다. 또 약력(藥力)이 부족하다고 여겨 다시 70-80환을 썼는데 대변을 두 번 보았으나 병세는 여전히 줄지 않고, 구토가 늘어 음식이 위(胃) 속에 머물지 못하였고, 끈적한 가래와 침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눈앞은 캄캄하고 머리는 빙글빙글 돌고, 속은 메슥거리고 가슴은 답답하고, 숨은 차고, 기침이 나고, 기운이 없어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정신은 어지럽고 몽롱함이 계속되어 눈을 뜰 수 없고 마치 바람과 구름 속에 있는 것 같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프고, 몸은 산처럼 무겁고, 팔다리는 싸늘하게 차서 편하게 잘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전의 증상은 위기(胃氣)가 이미 손상된 것인데, 다시 두 번에 걸쳐 사하시켰다면 그녀의 위기(胃氣)를 더욱 허하게 하여 痰厥頭痛이 생겼을 것이었다. 반하백출천마탕을 조제하여 치료하였더니 나았다.”

처방 이름으로 볼 때 이동원 선생님이 창안하신 처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처방은 처방 이름이 상한론의 처방들과 유사하죠. 의학입문에 처방의 이름을 해석하는 釋方이라는 편이 있습니다. 釋方에 보면 ‘한나라 위나라 때만 하더라도 실질을 중시하여 구성 약물로써 처방 명을 지었기에 따로 해석할 필요가 없었지만, 당 송 이후의 처방들은 기이함을 숭상하여 명칭이 기이한 것을 좋아하니, 진실로 처방명의 지은 뜻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처방을 쓰겠느냐?’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동원 선생께서 창방하신 처방들의 이름과 비교해 볼 때 이 처방은 이동원 선생 이전 시기에 이미 존재하던 처방인데 脾胃論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동원 선생님의 설명을 보기 전에 위 임상례의 몇 구절만 살펴봅시다.

1) 범대간(范大諫)의 아내는 평소 비위(脾胃)의 병증이 있어
2) 초겨울 외출했다가 늦게 귀가한 후 한기(寒氣)가 울체시킨 것 때문에 (속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크게 발작하였으니 이는 화(火)가 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3) 두 번에 걸쳐 瀉下시켜 그녀의 위기(胃氣)를 더욱 虛하게 되었다.

평소 비위가 허약한 분이, 한기를 맞아서 속에 火가 울체되었습니다. 이 火를 제거하겠다고 疎風丸을 썼습니다. 소풍환은 유문사친에 나오는 처방으로, 방풍통성산에 천마 강활 독활 세신 감국 오두를 더해 만든 처방입니다. 대황지제로 瀉下를 시켰더니, 몇 번 대변은 보았으나, 胃氣가 더욱 허약해지면서, 담궐두통이 발생했다. 이렇게 요약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이동원 선생님의 설명을 보겠습니다. 

《脾胃論》 脾胃論下 > 調理脾胃治驗
"이런 극심한 두통을 족태음궐음두통이라 하는데 半夏가 아니면 치료하지 못한다. 눈앞이 캄캄하고 머리가 빙빙 도는 것은 허풍(虛風)이 안에서 생긴 것이니 天麻가 아니면 제거하지 못한다. 반하의 싹이 정풍초(定風草)인데 유독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黃氣의 감온(甘溫)한 성질은 화(火)를 끄고 원기(元氣)를 보한다. 人蔘의 감온한 성질은 화(火)를 끄고 중기(中氣)를 보익한다. 蒼朮과 白朮은 모두 고온감(苦温甘)한 성질을 지녀 습(濕)을 제거하고 중기(中氣)를 보익한다. 澤瀉와 茯苓은 소변이 잘 나가게 하여 습(濕)을 빼준다. 귤피의 고온(苦溫)한 성질은 기(氣)를 보익하고 중초(中焦)를 다스리고 양기(陽氣)를 오르게 한다. 초국은 음식을 소화시켜 위(胃) 속에 체기(滯氣)를 탕척(蕩滌)한다. 대맥아는 속을 편하게 하고 위기(胃氣)를 돕는다. 건강의 신열(辛熱)한 성질로 중한(中寒)을 씻어 낸다. 황벽(黃蘗)의 고(苦)하고 대한(大寒)한 성질은 술에 씻어 쓰는데 겨울 상화(相火)로 인해 생긴 번조(煩躁)를 치료한다." 

반하-백출-천마 이 부분을 痰-中氣-風 으로 설명하고 계십니다.  
특이한 건 황백입니다. 겨울 相火로 인해 생긴 煩燥를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황백을 통해서 궐음에서 풍이 동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천마로 이미 동한 虛風을 진정시키는 방식입니다. 

많은 책에서 반하백출천마탕을 육군자탕 개념으로 설명하곤 하는데, 저는 위의 설명으로 본다면 ‘보중익기탕’의 변방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즉, 中氣를 補益하는 補中益氣湯에서 황기 인삼 백출 진피를 취하고, 升陽에 쓰는 시호 승마를 빼고, 水濕을 제거하면서 胃의 降氣를 돕는 신곡 맥아 창출 복령 택사를 더하고, 主症인 風痰을 해소하기 위해서 반하와 천마 황백을 쓴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봐야 中氣 즉 비위의 기틀을 잡아 준다는 개념에 더 적합한 설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痰은 風을 만나면 증상이 극심해집니다. 대게의 난치성 질환들이 風痰을 원인으로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도담탕이라는 처방을 여러 난치병에 많이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生痰之原이 脾가 되고 貯痰之原이 肺가 되는 것은 익히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痰을 심화시키는 것이 肝風이라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어떤 반응을 가속화 시키는 촉매라는 개념에서 肝은 觸痰之原이라 이름할 만합니다. 담음병이라고 비위와 폐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담음 처방에서 이 風을 해소하기 위해 위 처방처럼 息風藥을 쓰거나, 보혈지제를 겸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하백출천마탕은 비위의 허약을 다스리면서 風痰을 해소해 주는 처방인 것을 꼭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이유로, 반하백출천마탕은 비단 두통 현훈에만 쓰는 처방이 아닙니다. 풍담이 위로 오르면 목디스크나 오십견 등과 같은 병들 또한 잘 발생합니다. 이런 병증에도 역시 반하백출천마탕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의 내용을 축약한 임상례를 살펴보는 것으로 마치겠습니다.

《校注婦人良方》 卷之十三 > 妊婦疾病門 > 妊娠子煩方論第九 > 附治驗
"어떤 임신부가 번열이 나고 가래를 토하며 음식 먹기를 싫어하고, 메스껍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것은 脾虛와 風痰으로 인해 병이 된 것이었다. 반하백출천마탕으로 원기를 보하고 風邪를 제거하였는데, 몇 제를 복용하니 차츰 낫게 되었다. 그런데 오직 머리가 어지러운 것만은 완전히 낫지 않아 보중익기탕에 蔓荊子를 가미하여 陽氣를 끌어올리고 보하였더니 나았다." 

요약
1. 생담지원 脾, 저담지원 肺, 觸痰之原 肝
2. 痰이 風을 만나면 극심해진다. 
3. 脾虛와 風痰으로 인한 두통 현훈에 반하백출천마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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