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죽력지출환&상청백부자환
본문
앞서 흔히 볼 수 있는 두통 현훈 증상의 3가지 처방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음건비탕
-반하백출천마탕
-청훈화담탕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眩暈
"현훈은 모두 상성하허(上盛下虛) 때문이라고 한다. 虛는 氣와 血이 虛하다는 것이고, 實은 담연(痰涎)과 풍화(風火)가 실하다는 것이다. 《의감》"
"현훈은 담(痰)이 화(火)로 인해 움직인 것이다. 痰이 없으면 현훈이 발작하지 못하니, 비록 風으로 인한 현훈일지라도 또한 반드시 痰이 있다. 《단심》"
위 처방들과 관련한 설명을 요약하면 위와 같을 것인데, 이와 관련된 환약을 2개만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죽력지출환입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痰飮 > 痰飮通治藥 > 竹瀝枳朮丸
"노인이나 허한 사람이 담이 성하여 음식 생각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 비를 튼튼하게 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담을 삭히고 화를 내려 현훈을 없앤다. 반하와 남성(백반ㆍ조각ㆍ생강과 함께 한나절 동안 달인 후 조각과 생강은 없애고 불에 쬐어 말린 것)ㆍ지실ㆍ황금(가늘고 속이 찬것)ㆍ진피ㆍ창출(쌀뜨물에 담갔다 소금물에 축여 볶은 것)ㆍ산사육ㆍ백개자(볶은 것)ㆍ백복령 각 1냥. 황련(생강즙에 축여 볶은 것)ㆍ당귀(술로 씻은 것) 각 5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신국 6냥을 가루 낸 것과 생강즙ㆍ죽력 각 1잔을 넣어 쑨 풀로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생강을 멀겋게 달인 물이나 끓인 물로 100알씩 먹는다. 《입문》"
두 번째는, 상청백부자환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一 > 頭 > 痰厥頭痛 > 上淸白附子丸
"풍담이 성하여 머리가 아프고, 눈앞이 어지러워 빙빙 돌아 넘어지려 하며, 구역질과 딸꾹질이 나고 메슥거리며, 정신이 혼미한 것을 치료한다. 이 약을 늘 먹으면 풍이 제거되고 담이 변화되며 머리와 눈이 맑아진다. 백부자(습지에 싸서 구운 것)ㆍ반하(법제한 것)ㆍ천궁ㆍ감국ㆍ남성(습지에 싸서 구운 것)ㆍ백강잠(볶은 것)ㆍ진피(흰 속껍질을 벗긴 것)ㆍ선복화ㆍ천마 각 1냥, 전갈(볶은 것) 반 냥. 이 약들을 가루내고 생강즙에 담갔던 증편에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생강 달인 물에 30알씩 먹는다. 《득효》"
죽력지출환은 허약자 노인의 담음 통치약으로 소개되는 처방입니다. 방해에 나오듯이 痰을 삭히고 火를 내려서 眩暈을 없애줍니다. 그리고 이 처방은 노인이나 허한 사람에게도 쓸 수 있는 처방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처방을 3곳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위의 痰飮 통치약에서 1번, 中風 예방약에서 2번, 食傷 소도지제에서 3번째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소개 자체로 이 약의 효용을 아우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꿔서 놓고 보면, 자음건비탕, 반하백출천마탕 같은 처방도 위의 용도에 응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첫째로, 담음 통치약으로의 죽력지출환.
비위의 허약, 특히 담음위완통, 담궐두통 형태의 담음증에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둘째로, 중풍 예방약으로의 죽력지출환.
비위의 허약으로 인한 痰飮과 火熱의 치성을 예방하는 것으로 풍의 악화를 막습니다. 그래서 搜風順氣丸과 함께 사용하여 중풍을 예방하는 작용을 합니다.
셋째로, 식상 소도지제로의 죽력지출환.
소도지제의 기본이 지출환입니다. 지출환에 대한 설명입니다.
《刪補名醫方論》 刪補名醫方論 卷之二 > 枳朮丸 > 〔集註〕
"李杲가 말하기를, 백출은 쓰고 달고 따뜻한데, 그 쓴 맛은 胃中의 濕熱을 제거하고, 그 달고 따뜻한 성질은 脾胃의 元氣를 補하므로 백출을 지실의 2배로 하였다. 지실은 맛이 쓰고 따뜻한데, 心下가 더부룩하고 답답한 것을 없애고 胃中의 손상된 바를 없앤다. 이 약은 胃의 상한 것을 내려 보내지만 바로 없애지는 못하고 1-2時 쯤 기다리면 체한 것이 비로소 소화된다. 백출로 먼저 虛한 것을 補하고 그 다음 지실로 상한 것을 소화시키니 이 처방의 기운이 맹렬한 것은 아니다. 연잎의 모양은 바로 놓인 그릇과 같아서 卦에서는 震卦가 되니 이것이 바로 少陽의 甲膽之氣이다. 음식이 胃로 들어가면 榮氣가 위로 올라간다고 한 것이 바로 이 氣이니, 그것을 취하여 胃氣를 생하게 한다. 또한 구운 밥에 약 가루를 골고루 섞으면 백출과 협력하여 곡기를 자양하고 脾胃를 補하니 내려 보내는 작용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준려한 약을 써서 이를 내려 보낸다면 전변하는 여러 증상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의 백출에 대한 설명을 자음건비탕에서 ‘백출’과 비교해서 살펴 보셔도 좋습니다. 朮이 脾胃를 補하는 원리가 모두 濕의 제어를 통해 비위의 升淸降濁을 돕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청백부자환은 담궐두통에 반백천과 함께 언급되는 처방이지만, 반백천에 비해서 풍담의 해소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처방입니다.
처방의 구성을 보시면 느낌이 오시겠지만, 죽력지출환은 자음건비탕과 반하백출천마탕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처방이고, 상청백부자환은 반하백출천마탕과 청훈화담탕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처방입니다. 脾虛生濕 -> 濕生痰 -> 痰生熱 -> 熱生風 이라는 병리 과정을 놓고 볼때에, 자음건비탕 -> 죽력지출환 -> 반하백출천마탕 -> 상청백부자환 -> 청훈화담탕 정도의 배열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처방을 쓰다 보면 실제는 현훈 두통 보다는 소화불량 경우에 훨씬 많이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처음 개원할 때 소화제로 쓰려고 했던 영신환은 오히려 쓸 일이 거의 없고, 상기 두 처방을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다빈도로 처방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병원이 위치한 지역적 특징일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런 병증들에 10일 20일 30일씩 약을 쓰지 않고, 2일 3일 5일 정도에도 충분히 호전되는 경우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우리가 단 며칠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병증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죠. 요즘은 다양한 제형의 다양한 처방들이 출시되는 상황이니 이런 부분을 같이 고민해 보실 수 있게 죽력지출환과 상청백부자환에 대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요약
1. 멀미 하는 것 같은 소화불량에 죽력지출환
2. 중풍예방 담음통치에도 죽력지출환
3. <비허> 자음건비탕–죽력지출환-반하백출천마탕–상청백부자환–청훈화담탕 <풍담>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