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십전대보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94편
본문
십전대보탕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 황기 육계 각 1돈 4g
생강 3쪽 대추 2알. 강삼조이
인삼 4 백출 4 백복령 4 감초 4 숙지황 4 백작약 4 천궁 4 당귀 4 황기 4 육계 4 생강 4 대추 4
여러 형태의 어지럼증 중에 虛暈의 내용을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虛暈
1. 內傷氣虛而暈, 宜補中益氣湯(方見內傷). 失血過多而暈, 宜芎歸湯(方見婦人).
내상으로 기가 허해져서 어지러울 때는 보중익기탕을 써야 한다. 실혈(失血)이 많아 어지러울 때는 궁귀탕을 써야 한다.
2. 虛暈, 宜香橘飮ㆍ滋陰健脾湯.
허훈에는 향귤음ㆍ자음건비탕을 써야 한다.
3. 老人每早起眩暈, 須臾自定, 此是陽虛, 宜黑錫丹(方見寒門). 腎虛, 氣不歸元, 宜十全大補湯(方見虛勞)
“노인”이 매일 아침 일어날 때 어지럽다가 곧 저절로 안정되는 것은 양(陽)이 허하기 때문이다. 흑석단을 써야 한다. 신허로 기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못할 때는 십전대보탕을 써야 한다.
보중익기탕으로 시작해서 십전대보탕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중 십전대보탕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먼저 이 조문에서 이야기하는 “신허로 기가 근원으로 돌아가지 못할 때”라는 표현의 의미를 먼저 살펴봅시다.
氣不歸元 혹은 腎不納氣는 咳嗽 喘息을 이야기하는 중에 종종 나오는 표현입니다. 腎이 원래 納氣를 주관하기 때문입니다. 腎이 虛해져 氣가 근원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인데, 여기서 말하는 氣는 호흡을 말하고, 根源이라 함은 丹田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호흡의 들숨과 날숨에서 들숨은 腎이 주관하며, 그 호흡이 丹田까지 들어와야 하는 것인데, 어떤 이유로 그 들숨이 배까지 들지 못하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바로 氣不歸元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것이 “腎虛”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라면 보통 八味元을 씁니다.
《廣濟秘笈》 廣濟秘笈 卷之二 > 雜病 > 哮喘, 肺痿
"효천은 목 안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비오리 우는 소리처럼 나는 것이다. 이는 폐의 구멍에 가래가 쌓여서 그런 것이다. 이진탕에 마황과 자소엽, 행인, 상백피, 자완, 패모, 길경 각각5푼을 가미하고 생강 3점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 또, 신이 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는 八味丸을 쓰는데 복령을 군약으로 하고 파고지를 신약으로 하며 귤피, 패모, 오미자를 가미하여 쓰고 아교를 고약처럼 달여 생강과 초를 넣어 많이 먹는다고도 한다."
위 조문에 설명하고 있듯이 腎不納氣 할 때는, 팔미환을 쓰는데 복령을 군약으로 하고 파고지를 신약으로 하며, 귤피 패모 오미자를 가미하여 쓴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파고지”에 관한 것은 이전에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53. 가감팔미탕 54. 고진음자) 그때 참고한 조문을 다시 한번 보고 넘어갑시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氣 > 用藥法
"丹溪曰, 久患氣證, 氣不歸元, 久服藥無效者, 以破故紙爲君則效. 其方, 破故紙(炒) 一兩, 茴香(炒)ㆍ乳香 各五錢爲末, 蜜丸梧子大, 空心, 白湯, 下五十丸."
단계가, "기병을 오랫동안 앓아 기가 진원(眞元)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약을 오래 먹어도 효과가 없을 때는 파고지를 군약으로 삼으면 효과가 있다. 파고지(볶은 것) 1냥, 회향(볶은 것)ㆍ유향 각 5돈을 가루 내고 꿀로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끓인 물로 50알씩 빈속에 먹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금수육군전의 活套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옵니다.
《方藥合編》 方藥合編 甲辰七月 > 醫方活套 > 活套上統 : 補 > 五十一 金水六君煎 《益》
"○氣不歸元, 加破古紙ㆍ五味子."
모두 동일한 맥락입니다.
그런데, 虛暈에서는 십전대보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때의 ‘腎虛, 氣不歸元’의 개념을 腎虛에 十全大補湯을 쓰라는 표현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서 ‘腎虛, 氣不歸元’의 상태는 ‘腎虛’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虛勞로 숨이 찬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氣不歸元의 이유가 단지 腎虛일 따름입니다.
위의 허훈의 내용을 풀어 쓴다면, 虛勞로 특히 숨이 차서 머리가 어지러운 것은 腎虛로 氣不歸元한 것이니 십전대보탕을 쓰라는 내용입니다. 이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상태로 비유해 본다면 ‘풍선을 계속 불다 보니 머리가 어지럽다.’ 하는 경우와 비슷한 상태입니다. 이 상태가 정말 腎虛가 두드러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면, 팔미환을 조절해서 쓰는 것이 더 합당할 것입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二 > 言語 > 瘖不得語
"기혈의 허손, 신허(腎虛), 그리고 노인이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할 때는 십전대보탕에서 육계를 빼고 석창포ㆍ원지를 넣어 써야 한다. 《입문》"
위 허훈의 내용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조문입니다. 노인이 갑자기 말을 못하는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이 조문에서도 기혈의 허손, 신허(腎虛)라고 하고 있는데, 허훈에서와 마찬가지로 호흡의 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숨이 차서 말 못 하는 상황입니다. 정상인이라도 전력 질주하고 나면 말을 못할 때가 있죠. 이 상황이 기혈이 매우 부족해져서 온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위 조문에서 腎虛라는 표현 때문에 십전대보탕을 腎虛에 쓴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腎虛에 십전대보탕을 쓰는 것이 아니라, 虛勞로 호흡이 짧아지면 십전대보탕을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 호흡이 짧아지는 것은 신허와 관련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이 두 조문을 놓고 보면, 십전대보탕은 虛勞 혹은 기혈부족으로 인해서 호흡이 짧아져서 발생하는 질환에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두 조문에서 공히 “노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호흡이라는 관점에서 수명을 생각해 봅시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제대를 통해서 배꼽으로 호흡하다가, 출생 후에는 코로 숨을 쉬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잠을 잘 때 숨 쉬는 것을 보면 배가 볼록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호흡의 중심이 점점 코에 가까워집니다. 호흡이 짧아지는 것이죠. 그래서 어르신들 잠 못 이룰 때 숨 쉬는 것을 옆에서 관찰하면 가슴으로 호흡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호흡의 중심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하단전에서 멀어집니다. 그런 관점에서 십전대보탕이라는 처방이 노인 분들에게 기본적으로 기여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십전대보탕의 방해를 팔물탕과 같다고 하고 있고, 팔물탕의 방해는 ‘虛勞로 氣血이 모두 虛한 것을 치료하고, 陰陽을 조화롭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과 함께 살펴봐야 할 내용을 보겠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虛勞證
"먹는 양이 줄고 정신이 흐려지며, 유정과 몽설이 있고 허리ㆍ등ㆍ가슴ㆍ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조열, 자한과 가래, 기침이 있는 것은 허로의 일반적 증상이다. 《입문》"
먹는 양이 줄어든다고 했는데, 사실 虛勞가 아니라 勞倦에서도 먹는 양이 줄어듭니다. 노권에서도 氣血이 쇠약해지면서 입맛이 떨어지고 입이 마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정신이 흐려지며, 유정과 몽설이 생긴다고 하는 것은 氣血의 부족 상태가 精과 神에 영향을 미치는 지경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허로 상태에서는 ‘陰虛는 곧 血虛’가 되고, ‘陽虛는 곧 氣虛’가 됩니다. 氣血의 부족이 곧 陰陽의 부족 상태인 상황이 虛勞의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氣血 부족과 陰陽 부족은 어떻게 구분했을까요?
조금 길지만 조문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辨氣虛血虛陽虛陰虛
1. 虛脉多弦, 弦而濡大無力, 爲氣虛.
허맥은 대부분 현(弦)한데, 현하면서 유대(濡大)하고 무력한 것은 기허한 것이다.
2 脉沈微無力, 爲氣虛甚.
맥이 침미(沈微)하고 무력한 것은 기허가 심한 것이다.
3. 脉弦而微, 爲血虛.
맥이 현(弦)ㆍ미(微)한 것은 혈허한 것이다.
4. 脉澁而微, 爲血虛甚.
맥이 삽(澁)ㆍ미한 것은 혈허가 심한 것이다.
氣虛와 血虛는 脈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氣虛의 맥은 그 맥의 오고 감이 無力한 것이 핵심이고, 血虛의 맥은 그 맥의 형체가 쪼그라들어 작아진 것이 핵심입니다.
5. 形肥而面浮白者, 陽虛.
살지고 얼굴이 하얗게 뜨는 것은 양허한 것이다.
6. 形瘦而面蒼黑者, 陰虛. 《入門》
마르고 안색이 검푸른 것은 음허한 것이다. 《입문》
陽虛와 陰虛는 形色을 가지고 구분했습니다. 즉 氣血의 문제는 脈에서 더 드러나고, 陰陽의 문제가 되면 이미 形色의 변화가 나타나는 상태가 됩니다. 거칠게 보면 形은 精이고, 色은 神입니다. 그러니, 氣血의 부족 상태가 이미 精神의 부족이 된 상태의 의미는 脈에서의 문제가 이미 形色으로 드러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비유적으로 볼 때, “힘들어?” 하고 물어보는 상태가 氣血 부족이라면, “아니 얼굴 色이 왜 이래?” 하는 상태는 이미 陰陽 부족이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7. 房勞思慮傷心腎, 則陰血虛.
성생활이나 생각을 많이 하여 심신(心腎)을 상한 것은 음혈이 허한 것이다.
8. 飢飽勞役傷胃氣, 則陽氣虛, 此傷證之至要也. 《入門》
굶주리거나 포식하거나, 일을 많이 하여 위기(胃氣)를 상한 것은 양기가 허한 것이다. 이것들이 상증(傷證)의 중요한 요점이다. 《입문》
脾胃와 心腎의 문제가 허로의 중요한 요점입니다. 그래서 허로의 치법이 “심신(心腎)을 조화시키는 것을 위주로 하면서 脾胃를 보하면 입맛이 나면서 정ㆍ신ㆍ기ㆍ혈이 저절로 생긴다.” 고 하는 것이죠.
이 관점에서 볼 때, 십전대보탕은 팔물탕과 더불어 ‘虛勞로 氣血이 모두 虛한 것을 치료하고, 陰陽을 조화롭게 한다.’는 처방이면서 십전대보탕이 팔물탕과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면, “脾胃를 補하면서”의 부분에 좀 더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四 > 手 > 四肢不用
"비가 실하면 사지를 움직일 수 없다. 《내경》에, "비가 태과하면 사지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 것이 이것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생긴 병으로 치료할 때는 설사시켜야 한다. 삼화탕ㆍ조위승기탕에서 선택하여 쓴다. 비가 허하여도 사지를 쓰지 못한다. 비가 병들면 비와 위(胃)가 진액을 돌게 하지 못하니 치료할 때는 보해야 한다. 십전대보탕으로 사기를 제거하고 정기를 보해야 한다. 《보명》"
四肢의 無力, 厥症의 경우와 肌肉이 다시 자라나지 않을 때, 십전대보탕의 독특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십전대보탕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표현이 바로 ‘脾虛’를 다스린다는 표현입니다. 십전대보탕은 지금은 虛勞 처방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癰疽에서 먼저 탁월한 효과를 보였던 처방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七 > 癰疽 上 > 癰疽排膿生肌法
"창이 아물지 않는 것은 기육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고, 기육이 생기지 않는 것은 썩은 살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며, 썩은 살이 제거되지 않는 것은 비위가 튼튼하지 못하여 기혈이 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주로 보탁법(補托法)을 쓰면서 경을 통하게 하고 혈을 잘 돌아가게 하는 약을 좌약으로 써야만 새살이 저절로 생기고 죽은 살이 저절로 터진다. 어찌 독한 약을 조금씩 찍어 바르거나 살을 자르는 것을 기다리겠는가? 《입문》
피고름이 많이 나와 음양이 모두 허할 때는 십전대보탕을 써서 기혈을 보하고 음식을 먹게 하면 기사회생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십전대보탕은 보통 팔물탕에 황기 육계를 가미한 처방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팔물탕이 최초 보이는 문헌은 元代 瑞竹堂經驗方 (1326년 간행) 인 데 반해 십전대보탕은 남송대의 傳信適用方 (1180년 간행)에 이미 보입니다. 특히 십전대보탕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內補黃耆湯 (十全大補湯에서 白朮이 빠지고 遠志 麥門冬이 들어 있는 처방으로 補益氣血、養陰生肌에 사용하는 癰疽 처방) 이 이미 499년 간행된 劉涓子鬼遺方에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癰疽의 內托하는 처방들이 十全大補湯 형태들이 많은 배경이라 생각됩니다. 십전대보탕의 이런 生肌하는 효능 덕에, 각종 出血로 인한 血虛 상태의 개선에도 십전대보탕이 많이 사용됩니다. 수술 후 회복에 십전대보탕이 많이 선택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新刊醫家必用》 新刊醫家必用 > 處方 > 十全大補湯
"남자와 여자의 여러 가지 허증과 부족증, 5로(五勞)와 7상(七傷)을 치료한다. 이 약은 성질이 따뜻하고 보해주는 기능이 있으니 늘 복용하면 혈을 생성하고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한다."
신간의가필용이라는 의서에서 십전대보탕의 방해를 풀어 쓴 글입니다. 血을 생성하고 脾胃를 튼튼하게 한다고 한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약
1. 氣血不足으로 호흡이 짧아져서 나타나는 제반 질환, 십전대보탕
2. 氣血不足으로 상처가 낫지 않는 것은 비위가 튼튼하지 못한 것, 십전대보탕.
3. 氣血不足한 노인 諸病의 기본처방, 십전대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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