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황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99편
본문
요즘도 이런 표현을 하는지 알 수 없으나, 저 학창 시절에는 한의사 위에 한의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앞의 한의사는 韓醫師를 말하고, 뒤의 한의사는 韓醫 본과 4학년을 말합니다. 가장 많이 아는 것 같고, 어떤 병이든 다 고칠 수 있을 것 같고, 가장 높이 있는 것 같은 그런 뿜뿜이 있는 시기를 그렇게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졸업 후에 임상을 실제 접하고 나면 ‘세상일이 맘 같지 않구나!’ 하는 것을 금세 느끼게 됩니다. 제가 청서익기탕으로 이 연재를 시작했는데, 그 처방으로 시작한 이유가 처음 敗證을 경험한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패증을 겪고 나면, 처방하는 게 솔직히 무섭습니다. 그 순간에는 한의서의 모든 언어가 마치 외계어처럼 보이기 시작하면서, 최신 연구에 집착하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된 것들을 위주로 보게 되는 것이죠. 원서를 보다가, 이해가 안 된다고 번역문도 아닌, 누군가의 해설만 보고 원문을 이해하려고 하는 셈입니다.
이런 고민은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내용일 것입니다. 그래서 전통 한의학이냐 현대 한의학이냐 하는 개념도 생겼겠지요. 한때는 전통한의학과 현대한의학은 마치 다른 것인 것처럼 이야기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는 전통과 유물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으므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전통이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것을 말합니다. 반면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지금은 실전된 것은 유물이라 합니다. 한의학을 유물로 만드느냐, 유구한 전통으로 계승 발전해 나가느냐 하는 시험대에 서 있는 것은 우리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醫聖이라고 하는 장중경, 금원4대가, 허준, 이제마 선생님들도 모두 경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東醫寶鑑序
"의사들은 항상 헌원(軒轅)과 기백(岐伯)을 말합니다. 헌원과 기백은 위로는 하늘의 법도를 통달하고 아래로는 세상의 이치를 모두 깨달았으니 글로써 기술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물음에 답하고 어려운 것을 기록하여 후세에 법을 드리웠으니 의가(醫家)에 책이 나온 지 오래되었습니다. 위로는 창공(倉公, 淳于意)ㆍ진월인(秦越人, 扁鵲)으로부터 아래로는 유완소ㆍ장종정ㆍ주진형ㆍ이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의가들이 연이어 일어나 논설이 분분하였고 남겨진 실마리를 표절하여 다투어 문호를 세웠으나, 책이 많아질수록 의술은 더욱 어두워져 《영추(靈樞)》의 본지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상의 용렬한 의사들은 이치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경전의 뜻을 어겨 제멋대로 하고, 어떤 사람은 관습에 빠져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판단을 명확하게 내리지 못하고 요점을 잃어 사람을 살리려고 하다가 죽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의보감 서문 첫 구절입니다. 위에 이야기한 의성중에 위와 같은 글을 남기지 않으신 분이 없습니다. 유구한 전통의 의학이란 것이 전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당장 부모님 세대와 나 사이에도 언어의 단절이 존재하는데, 수백 수천년 전의 글만 가지고 의학의 本旨가 전달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의서를 참고하되 가장 큰 스승은 역시 ‘환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작금의 한의계 문제는 이런 환자가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生老病死의 범위에서 生死는 소외된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老病에서조차도 입지가 좁아져 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현실입니다. 우리는 한의사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아들딸이고, 누군가의 남편이면서, 누군가의 엄마 아빠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그리고 부모님께서 많이 편찮아지신 순간이 되면 마주하게 되는 갈등의 순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갈등의 순간에서 고민했던 저의 옛날이야기입니다.
둘째가 출산 후 며칠이 지나고 나서,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막이 다소 누르더니 점점 진행되어 배꼽 주변까지 누른 기운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신생아 황달은 책에서만 보던 질환이지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었죠. 사실 신생아 및 유소아 질환 대부분이 처음 보는 질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임신과 출산 과정을 겪으면서 생생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 리뷰를 처음 시작할 때 올려놓은 제 소개 글에 언급된 ‘태열과 태독에 대한 고찰’, ‘신생아 황달과 태열에 대해서’라는 2개의 고찰문이 이때 작성된 것들입니다. 만일, 내가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치료할지를 가정하면서 작성한 글입니다. 그러나, 신생아 황달은 병원에서 치료해 줬습니다. 손을 댈 수가 없었죠. 집중치료실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퇴원했습니다.
잘 먹고, 잘 자면서 잘 크던 아이가 5-6개월 정도 되었을 즈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장인어른의 칠순 잔치에서 계속 볼을 어른들 옷에 비벼대더니 며칠 있어 양 볼에 瘡이 발생한 것입니다. 첫 아이 때도 아토피 증상이 잠시 있었고, 둘째는 황달도 앓았었기 때문에 胎熱이 온전히 없어지지 않았나 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좋아지겠지. 그런데 점점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당시 공보의 생활 중이라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가장 연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주면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7일 동안은 계속 발라주라고 하더군요. 시키는 대로 했고, 깨끗하게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연고를 끊기 전까지는요. 연고 바르는 것을 중단한 다음 날, 처음보다 몇 배는 더 큰 瘡이 발생했습니다. 다시 연고를 발라줘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냥 한의학 치료를 하자고 결정하고 쓴 처방이 바로 급유방의 지황탕입니다.
《及幼方》 及幼方卷之二 > 初生雜症
"아이가 태어나서 온몸과 얼굴, 눈까지 모두 누렇게 되어 황금 같은 색깔이 되고 몸통이 아주 뜨거우며 똥을 누지 못하고 오줌은 치자즙처럼 샛노랗고 젖을 물지 못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지황탕이나 지황음자를 아이와 어머니 모두에게 먹인다. 백일 전, 혹은 반년이 되기 전의 아이가 특별한 병이 없는데 몸이 누렇게 되는 이유는 위장의 열 때문이니 사황산을 써야 한다. 태어나서부터 몸이 누렇게 된 경우는 태달(胎疸)이니 서각산으로 치료하면서 황백 달인 물로 씻겨주어야 한다."
[地黃湯]
아이가 뱃속에서 어머니의 습열을 받은 상태에서 태어난 후에 너무 따뜻하게 입혀서 몸이 누렇게 된 경우를 치료한다.
생지황ㆍ적작약ㆍ천화분ㆍ적복령ㆍ천궁ㆍ당귀ㆍ저령ㆍ택사ㆍ인진ㆍ감초 각각 같은 양.
이상을 썰어 물에 넣고 달인 후 유모에게 먹이고, 아이 입에도 약간 흘려 넣어준다.
각 1돈 생지황 4 적작약 4 천화분 4 적복령 4 천궁 4 당귀 4 저령 4 택사 4 인진 4 감초 4
위 용량을 1첩으로 하여 사용한다. 증상에 따라 약재 용량을 가감한다.
[地黃飮子]
아이가 태어나서 몸 전체와 얼굴, 눈까지 모두 누렇게 황금빛이 되고 얼굴이 붉고 몸통이 뜨거우며 눈을 감은 채 뜨지 못하고 똥을 누지 못하며 오줌은 치자즙처럼 샛노랗고 온몸에 창(瘡)이 생긴 것을 치료한다.
생지황ㆍ적작약 각 2돈, 강활ㆍ당귀ㆍ감초 각 1돈.
이상을 썰어 물에 넣고 달인 후 유모에게 먹이고 아이에게도 먹인다.
위의 언급에 나타난 것처럼, 胎熱의 해소를 위해 지황탕을 우선 쓰고 瘡이 없어지지 않으면 지황음자로 이어서 쓰기로 하고 우선 지황탕을 썼습니다.
당시 수유 중이었기 때문에 약은 엄마를 통해서 먹였고, 아이에게는 입 주위에 살짝 적셔 주는 정도로만 썼습니다. 외치로는 ‘해수녹차탕’에 황백 달인 물을 혼합하여 목욕을 시켜주었습니다. 처음 약을 복약하던 순간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이 글만 보고는 믿기 어려우실 겁니다. 수유하는 중에 아이의 피부가 아물어 가는 게 눈으로 관찰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피부가 아물어 갑니다. 마치 빨리 감기로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당시 아이의 상태는 볼은 물론 거의 이마와 턱까지 창이 번져 진물이 흐르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瘡의 주변부부터 피부가 아물어 가는 것이 실시간으로 눈으로 보일 정도 차이가 납니다. 수유하는 중에 말이죠. 약을 쓰기 전에 이 처방으로 효과가 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으로 瘡을 다스리기 전에 우선의 원인을 미리 다스린다는 개념으로 쓴 처방인 데다, 수유 방식으로 투약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받아들이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투약 직후부터 피부가 아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차도가 나기 시작했고, 복약 3일 정도 만에 깨끗하게 아물었지만, 대략 10여 일 꾸준하게 외치 목욕 요법은 지속해 주었습니다.
동의보감의 태열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一 > 小兒 > 諸熱 > 胎熱
"태열은 태 속에서 열을 받아 날 때부터 얼굴이 벌겋고 눈을 뜨지 못하며, 변비가 있고 소변이 벌겋거나 누러며, 젖을 먹지 못한다. 유모에게 생지황탕이나 양유방(釀乳方)을 쓰고 젖을 먹인다. 《탕씨》"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一 > 小兒 > 諸熱 > 生地黃湯
"태열을 치료한다. 생지황ㆍ적작약ㆍ천궁ㆍ당귀ㆍ천화분 각 1.5돈.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인다. 유모가 식후에 이것을 먹은 뒤 젖을 먹이고, 또 아이에게도 조금 먹인다. 《탕씨》"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一 > 小兒 > 諸熱 > 釀乳方
"위와 같은 것을 치료한다. 택사 2돈, 생지황 1.5돈, 저령ㆍ적복령ㆍ인진ㆍ천화분ㆍ감초 각 1돈.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유모가 식후에 달여 먹는다《단심》"
윗글에 나온 것처럼, 대부분의 의서에서 胎熱에 위의 두 처방을 사용합니다. 반면 급유방에서는 양유방과 지황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생지황탕은 대변불통에 사용합니다.
《及幼方》 及幼方卷之十二 > 大便不通
[生地黃湯]
혈허(血虛)로 진액이 말라 대변이 굳은 채 잘 나오지 않는 경우를 치료한다.
생지황(술로 씻는다)ㆍ적작약ㆍ천궁ㆍ당귀ㆍ과루인 각 1돈.
이상을 썬 후 물에 달여 유모에게 식후에 복용하게 하고 아이에게도 약간 먹인다.
위의 胎熱 조문을 보면, 신생아가 변을 보려고 힘을 쓰지만 변을 보지 못해 얼굴이 붉어진 상태를 胎熱로 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할머님들이 며느리들한테 하는 잔소리(?) 중에 ‘수유할 때 매운 것을 먹으면 애가 똥을 못 싼다거나 혹은 똥 쌀 때 힘들어한다.’라고 하는 이야기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 내용입니다.
《及幼方》 及幼方卷之二 > 初生雜症
"아이가 태어나서 몸이 뜨겁고 얼굴이 붉으며, 경기하고, 숨이 급하며 씩씩거리고 하품하며, 눈은 빨갛게 부은 채 뜨지 못하고, 오줌이 붉고 잘 누지 못하며, 똥도 나오지 않는 경우는 산모가 뜨거운 음식을 많이 먹어 태열(胎熱)로 되어버린 것이다. 진사고나 지황탕을 써야 한다."
어른들이 위의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생지황탕을 신생아의 대변불통에 쓴다는 것이나, 태열에 쓴다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래는 의부전록에 기록된 생지황탕 내용입니다,
[醫部全錄卷四百九 小兒初生諸疾門 方] 生地黃湯
◎ 治小兒生下遍體皆黃, 狀如金色, 身上壯熱, 大小便不通, 乳食不進, 啼叫不止. 此胎黃之證, 皆因母受熱而傳於胎也. 凡有此證, 宜服此, 略與小兒服之.
○ 生地黃 赤芍藥 川芎 當歸 天花粉各等分
○ 右剉碎, 每服五錢, 水一盞, 煎至五分, 食後服. 『幼科全書』加赤茯苓·豬苓·澤瀉·木通·甘草·茵陳.
여기에서는 胎熱의 증후에서부터 胎黃까지 폭넓게 생지황탕을 쓰는데, 유과전서 가미를 하면, 급유방의 지황탕과 같은 처방이 됩니다. 그리고 지황탕은 생지황탕과 양유방을 합방한 구성과도 비슷하죠. 당시에, 위와 같은 과정으로 이런저런 고찰을 하다 지황탕을 선방하였습니다.
자, 이상에서 생지황탕과 지황탕이라는 처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胎熱, 胎黃, 胎毒 이라는 병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처방을 쓰는 흐름이 대동소이합니다. 이는 태열의 소인이 그 輕重에 따라서 나타나는 증후가 다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의서를 보면, 단편적으로 나열된 것 같지만, 이게 엄연한 흐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태열이라는 상태가 낫지 않고 黃을 발하면 胎黃이라 부르고, 이것이 瘡을 발하면 胎毒이라 부를 뿐, 모두 胎熱의 범주에 있는 것이, 단지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입니다. 消渴이라는 병증에 있어서 그 熱이 심해진 부위에 따라서 上消, 中消, 下消라고 합니다. 神이 불안해지는 정도에 따라서 驚悸, 怔忡, 健忘, 癲狂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깊어져 가는 과정이 있고 이 순서가 동의보감의 서술 순서와 동일합니다. 즉 개개의 病症처럼 보이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얽힌 어떤 판 위에 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마치 바둑판의 돌처럼요. 제가 이 케이스를 경험하고 나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입니다.
이 씨줄과 날줄을 이루고 있는 주요한 것들로는 1) 病이 발생하고 얼마큼의 시간이 지났는지의 初中末의 病期, 2) 病이 인체의 皮肉脈筋骨, 五臟六腑, 12經絡의 어느 부위에 거처하고 있는지의 病所, 3) 內因 外因 不內外因 같은 病因, 4) 병이 진행 중인지 호전 중인지 혹은 생리적인지 병리적인지와 같은 病情, 5) 體質, 혹은 男女老少의 차이, 혹은 燥濕과 寒熱과 陰陽의 차이로 이야기되기도 하는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素因 등이 있습니다.
더불어, 수유를 통해서 그 험한 병증이 좋아질 수 있는 것이라면, 수유를 잘못했을 때, 혹은 산모의 음식이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역시 태아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겠구나 하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이 이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산모의 七情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도 충분히 추측해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많은 의서에서, 임신 전에 조리하는 것의 중요성, 임신 중 태교의 중요성, 유모를 고르는 법과 같은 것을 강조하는 이유가 확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음식과 칠정이 이런 영향을 미친다면, 부모의 性情과 건강 상태는 또 어떻겠습니까?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身形 > 壽夭之異
"우단(虞摶)이, "사람의 수명은 각기 천명에 달려 있다. 천명이라는 것은 천지와 부모에게 받은 원기를 말한다.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인데,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과 어머니로부터 받은 혈의 성쇠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에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양쪽 모두에게서 성한 기를 받은 자는 상등이나 중등의 수명을 누릴 수 있고, 한쪽에게서만 성한 기를 받은 자는 중등이나 하등의 수명을 누릴 수 있으며, 양쪽 모두에게서 쇠한 기를 받은 자는 보양을 잘 하여야 가장 낮은 수명을 겨우 누릴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요절하게 된다.
그러나 외부에서 풍ㆍ한ㆍ서ㆍ습의 사기가 들어오거나, 굶주리거나 포식하거나 일을 많이 하여 내상(內傷)이 생기면 어떻게 부모로부터 받은 원기를 다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상고시대의 성인들은 온갖 풀을 맛보고 약을 만들어 사람들을 보살펴 각각 그들의 천수를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전(傳)에, '몸을 수양하며 천명을 기다릴 뿐이다'라 하였으니, 반드시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하여 하늘의 뜻을 따라야만 좋지 않은 것도 좋게 되고 죽을 사람도 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의 수명이 천명에만 맡겨진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의사는 신명과 통하고 조화를 응용하여 요절할 사람을 장수하게 할 수 있고 장수할 사람은 신선이 되게 할 수 있으니 의도(醫道)를 없앨 수 있겠는가? "라 하였다."
이렇게 만물이 서로 면면히 이어지는 가운데,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넘치는 것을 덜어내, 요절할 사람을 장수하게 하고, 장수할 사람은 신선이 되게 하는 醫道를 익히는데, 그 道는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작은 나의 몸을 잘 관찰하고 잘 修養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 형제 부부 자녀를 잘 調理하는 데로 나아가면, 그것이 곧 醫道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기간의 글들이 작은 밀알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요약
1. 신생아 태열의 제반 질환에 지황탕
2. 산모에게 수유 방식으로 복약
3. 한의원도 수신제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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