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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혈변 치료사례에 대한 기록 (KCI 논문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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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혈변 환자, 한의치료로 어떻게 회복되었을까

 

제가 직접 경험한 한 환자의 기록

진료를 하다 보면 “이건 정말 쉽지 않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환자분도 그랬습니다.

이 환자분은 81세 여성분이었고,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해 오래 입원 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원래도 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인지기능도 저하되어 있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료 중 갑자기 다량의 혈변이 발생했습니다.

고령 환자에서 혈변은 절대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출혈이 많아지면 빈혈이 생기고, 심하면 쇼크처럼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환자분은 평소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혈이 더 오래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첫 혈변 이후 다음 날 아침에도 흑혈변이 한 차례 더 나왔습니다.

 

처음엔 가장 걱정했던 것이 “더 큰 출혈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환자분은 다행히 혈압, 맥박, 체온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창백하거나 식은땀을 흘리거나, 의식이 급격히 나빠지는 모습도 뚜렷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겉으로 안정되어 보여도 실제로 몸속에서는 빈혈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매우 조심스럽게 경과를 봤습니다.

보호자분께는 상급병원 진료 의뢰도 설명드렸습니다. 다만 보호자분이 본원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를 원하셨고, 당시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으며 지켜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어, 출혈 악화 시 즉시 전원한다는 전제하에 면밀히 관찰하면서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저희는 왜 한약 치료를 선택했을까

혈변이 발생한 이후 저희는 우선 아스피린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장 점막의 손상 부위가 회복되도록 돕고, 염증과 출혈 이후의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탁리소독음을 사용했습니다. 이후 혈변이 멎은 뒤에는, 출혈로 인해 떨어진 기력과 빈혈 회복을 돕기 위해 각병연수탕가감방으로 처방을 바꾸었습니다.

 

실제 변화는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탁리소독음을 사용한 뒤 이틀째부터 대변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의 검고 많은 혈변이 줄어들었고, 이후에는 혈액이 조금 섞인 갈색변으로 바뀌더니, 며칠 후에는 다시 정상적인 변으로 돌아왔습니다. 대변잠혈검사도 음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검사 수치도 중요했습니다.
혈변 이후 혈색소는 떨어졌고, 빈혈은 분명히 진행했습니다. 논문 표를 보면 혈색소(Hgb)는 9.0에서 7.7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각병연수탕가감방을 투여하면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고, 약 3주 뒤에는 다시 9.0 수준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적혈구 수치와 헤마토크릿도 함께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제가 더 인상 깊게 본 건 “사람 자체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환자분의 변화는 단순히 혈변이 멎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력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고, 식사량도 늘었습니다. 치료 후에는 다시 워커를 이용한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참 크게 다가옵니다. 숫자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환자분의 전체적인 생기가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인지기능 면에서도 회복 경향이 보였습니다.
원래는 본인의 불편함을 아주 단순하게만 표현하시던 분이, 치료 후에는 주변 사람을 더 잘 알아보고 “고맙다”, “감사하다” 같은 표현도 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검사 수치만으로 다 담기지 않는, 실제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기록을 너무 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례는 어디까지나 한 명의 환자에 대한 증례입니다.
게다가 장내시경으로 출혈 부위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출혈 원인을 완전히 확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논문에서 그 한계를 분명히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증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고령 환자에서 급성 혈변과 그 이후의 빈혈이라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혈 없이도 한의치료 중심으로 증상 호전과 전신 회복을 관찰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단순히 피가 멎은 것뿐 아니라, 식사, 기력, 보행, 인지 상태까지 함께 좋아졌다는 점은 임상적으로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저는 이 환자분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진료는 단순히 검사 수치를 맞추는 일이 아니라, 환자의 몸이 다시 버틸 힘을 되찾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고령 환자의 혈변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고, 위험 신호가 보이면 당연히 적극적인 검사와 응급 처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판단 아래에서 한의치료가 회복 과정에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실제 임상에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증례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제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 환자 기록이었습니다.

 

마포홍익한의원 추홍민 원장 칼럼

서울시 마포구 삼개로 16 근신빌딩 본관 1층

02-713-0555

논문링크: 한의약 치료를 통해 급성 혈변 및 빈혈이 개선된 노인 환자 1례에 대한 증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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