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쌍화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이야기 29편
본문
지난 주에 처서가 지났습니다. 처서가 지나고 나면 더위가 한풀 꺽이게 됩니다. '처서(處暑)'라는 말 자체가 '더위가 여기에서 멈춘다.'는 의미죠. 입추가 지나면서 부터 아침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다가, 처서에 이르면 낮에도 이제는 한번씩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처서 이후로는 사실상 서병 관련한 약들을 사용할 기회가 뚝 떨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울에도 서병 약을 쓰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어떤 경우인가 보면, 한겨울에 동남아 여행 가서 서병에 걸려서 오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죠. 각설하고,
교통사고 이후의 어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실제 한의원에서 보는 교통사고 환자들에 있어서는 어혈의 징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매우 많지요. 저의 경우에는 사고 이후에 잘 때 통증을 느끼거나 잘 때 뭔가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어혈의 가능성을 살피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있었지만 잠은 잘 잡니다. 하면 일단 어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거죠.
잘때는 아픈것을 모르겠는데 자고 일어날때 몸이 무겁다거나 어디가 쑤신다거나, 점심 먹고 나면 피로감이 확 심해진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실제 더 자주 접하는 경우들이죠.
교통사고 치료에서 일반적으로 사고로 인한 손상과 기왕증의 악화 이 두가지를 주로 보듯이, 사고로 인한 손상은 '어혈'의 징후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기왕증의 악화는 기존에 뭉쳐 있던 부위의 경결이 악화 되는 경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후자의 경우는 사실 통증 보다는 뻐근함 무거움 그리고 피로감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저는 1)야간통증, 2)기상통증, 3)오후통증 혹은 오후피로감 이렇게 구분해서 물어봅니다.
1)야간 통증이 있으면 어혈을 중심으로, 3) 오후통증 혹은 오후피로감이 위주면 기왕증의 악화로 인한 근육 경결 및 피로감 형태로 주로 살핍니다. 우리 말로 쉽게 표현하면 '사고후 몸살'증상 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아요.
2) 기상 통증이 있는 경우는 대게 척추 심부의 근육의 경결이 동반되거나 혹은 가벼운 어혈증이 동반되어 있거나 하는 중간적인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1)은 어혈로, 3)은 근육몸살 증상으로 2)는 1)3)의 경계선상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통증이나 불쾌한 느낌이 호발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구분해 보는 방식이라서 일단 환자분들이 답하기를 어려워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요. 여기에 아픈 부위에 따른 간단한 이학적 검진 등을 결합해보면 처방을 선방하기도 심플해집니다.
1)의 경우에 가까울때 지난주에 이야기한 처방들에서 선방이 된다면, 3)의 경우에 가까운 경우는 기본 처방으로 삼는 것이 바로 "쌍화탕" 입니다. 방로상으로 근을 상했을때, 운동으로 근을 상했을때, 외감이라도 근육 몸살이 두드러질때 같이 많이 활용되는 처방이죠.
교통사고 환자의 처방 선택에 있어서의 상기의 개념을 간단하게 표로 만들어 보면 대략 아래 별첨한 표 정도의 바운더리에서 활용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기준에서,
[쌍화탕]
治心力俱勞, 氣血皆傷, 或房室後勞役, 或勞役後犯房, 及大病後虛勞, 氣乏自汗等證.
백작약 7.5 숙지황 3 황기 3 당귀 3 천궁 3 계피 2 감초 2 생강 3 대조 3
목 허리가 모두 아프다고 하면 '강활 3 독활 3'
상체의 증상 즉 목 어깨의 증상이 위주일때는 '강활 3 방풍 3'
허리 골반의 증상이 위주일 때는 '지모 3 황백 3 육계 2'
허리 이하 증상이 위주일 때는 '우슬 3 독활 3 모과 3 속단 3' 같은 약들을
인경약 형태로 가미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가미를 겸하면 대략 첩당 40g 정도 되도록 1돈의 기준을 3g 정도로 보정해서 활용중)
강활 방풍 / 지모 황백 육계는 보간탕과 둔첨사물탕에서 차용한 개념입니다. 이때 기본방을 사물탕으로 쓰느냐 쌍화탕으로 쓰느냐의 차이가 날 뿐입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 참고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增補)單方新編》 增補單方新編 > 手足部 > 肩臂痛
雙和湯本方, 加羌活 防風 桂枝 天麻 各一錢, 知母 黃柏 各五分, 食後煎服, 神效.
쌍화탕(雙和湯) 본방에 강활 방풍 계지 천마 각 1돈, 지모 황백 각 5분을 더하여 식후에 달여서 먹으면 신묘한 효험이 있다.
쌍화탕 가미 사례를 검색하다가 찾은 조문인데, 처방 구조가 매우 좋은 것 같아요. 어깨 통증에 신효하다고 나오는 처방인데, 구성을 보면 둔첨사물탕 가미와 보간탕 가미가 모두 들어 있어요. 어깨 환자들 중에 적지 않은 경우에서 골반 경직 상태가 동반된 환자들이 많은건 아마 대부분 아실텐데요, 이걸 다 합쳐서 써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응용해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 어깨 통증이 있는데 평소에 허리도 좋지 않은 환자였다면 퍼스트 초이스로 써봐도 되겠다 싶은 처방인듯 하여 약속처방에 등록~
요약
1. 근육 몸살에 쌍화탕
2. 통처에 따라 가미
3. 견비통엔 강백쌍화탕 (단방신편의 강활~~황백 까지 가미한 쌍화탕)
백작약 7.5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강활 방풍 계지 천마 3 지모 황백 육계 감초 2 생강 대조 3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