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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귀룡원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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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돌 첫번째 녹용. 이런 표현 들어 본적 있으신가요? 그냥 첫 돌이 되면 녹용 보약을 해준다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귀룡원'을 이야기 하는 말입니다. 

 

肝虛藥을 설명하는 대목에 '허로로 간이 손상되어 얼굴에 혈색이 없고 근이 늘어지며 눈이 어두울 때는 사물탕ㆍ쌍화탕ㆍ보간환ㆍ흑원ㆍ귀용원ㆍ공진단ㆍ자보양영환을 써야 한다.' 고 하는데 사물탕 라인업과 귀룡원 라인업 그리고 쌍화탕 라인업이 있습니다. 

 

이중 귀룡원 라인업을 보면, 당귀2 녹용 1은 [흑원], 당귀1 녹용1 비율은 [귀룡원] 여기에 산수유와 사향을 더하면 [공진단]이 되니, 이 셋은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첫돌 보약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귀룡원은 본디 흑원이라는 처방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흑원은 공진단과 마찬가지로 출전이 세의득효방으로 되어 있는데, 세의득효방을 찾아 보면 역시 공진단과 함께 허손편에 서술되는 약입니다. 

 

[黑元]
허로로 음혈이 소모되어 안색이 검고 귀가 멀며, 눈이 어둡고 다리가 약하며, 허리가 아프고 소변이 뿌연 경우를 치료한다. 당귀(술에 담가 둔다) 2냥, 녹용(연유를 발라 굽는다) 1냥. 이 약들을 가루내고 오매육을 달여 만든 고약에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따뜻한 술에 50~70알씩 먹는다. 《득효》 

 

위 방해의 증상을 소아 버전으로 각색해보겠습니다. 

안색이 어둡고, 눈과 귀에 총기가 없고, 허리 다리가 부실해서 첫 돌이 되어도 기지도 걷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시원치 않다. 

아이가 어떤 경우에 이런 일이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미숙아'죠. 과거에는 매우 흔한 현상이었을 겁니다. 

 

동의보감 신형편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東醫寶鑑 內景 身形 ◎ 胎孕之始】  상양자(上陽子)는 ????사람은 처음 기를 받을 때에 9일이 되면 음양이 정해지며 49일이 되면 먼저 태가 생긴다. 그 후 7일 만에 한번씩 변하기 때문에 만 306일이나 296일이 되어 낳은 아이는 상등인품이 되고 286일이나 266일이 되어 낳은 아이는 중등인품이 되며 256일이나 246일이 되어 낳은 아이는 하등인품이 된다. 


【東醫寶鑑 內景 身形 ◎ 壽夭之異】  우박(虞搏)은 ????사람이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은 각각 천명(天命)에 달린 것이다. 천명이라는 것은 천지와 부모에게서 받은 타고난 원기를 말한다. 아버지는 천(天)이 되고 어머니는 지(地)가 된다. 아버지의 정과 어머니의 혈이 왕성하고 약한 것이 같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도 역시 다른 것이다. 사람이 원기를 받고 태어날 때 부모가 다 튼튼하면 최고로 오래 살 수 있다. 그리고 원기를 받을 때 어느 한쪽 부모만 튼튼하면 반드시 보통 정도와 그 아래로 오래 살고 원기를 받을 때 부모가 다 쇠약하면 잘 보양해야 겨우 최하로 오래 살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흔히 일찍 죽게 된다.

 

요지는 38-40주를 채우고 태어나는 것이 中器가 되고, 이보다 더 있다가 태어나는 것을 上器, 이 보다 일찍 나는 것을 下器라고 한다는 표현으로 볼 때, 과거의 칠삭둥이 와 같은 미숙아의 경우를 전형적인 선천 품부 허약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즈음은 제왕절개를 통한 출산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 들고 있지만, 다태아등의 이유로 인해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태중에서 다 크지 못하고 나는 경우가 될 수 있으므로 이 경우도 품부가 弱한 상태로 볼 수 있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 부모중 한명이 선천품부 허약 상태라면 또한 아이의 품부가 좋지 않음은 명확하겠지요. 부모 역시 조산이였는데 조리를 잘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아마 부모의 나이가 과거에 비해서 급격하게 올라간 부분도 동일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자 40세면 이미 腎氣가 쇠하고, 여자 35세면 陽明脈이 쇠하는 나이에 들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경우로 인하여 돌이 되도록 총기가 살아나지 않고, 걷고 기는 것이 부실하고, 얼굴색이 밝지 않다면 그때 쓸 수 있는 처방이 바로 귀룡원인 셈입니다. 

 

공진단의 방해에 보면 '남자가 장년이 되었는데 진기가 오히려 약한 것은 원래 약하게 타고난 것이지 허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했는데, 공진단이 장년의 귀룡원이라면, 귀룡원은 아이의 공진단인 셈입니다. 

 

그럼 왜 돌까지 기다렸다 약을 쓸까요? 돌이 되어야 비로소 아이의 위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로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후천지기로 선천지기를 보완할 수 있는 시작점이죠.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귀룡원들을 보면 어러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맹화섭 선생님의 처방을 주로 활용했습니다. 실제 아이들이 돌 때 내원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약간 가미된 처방을 주로 사용하고 있고, 다른 처방들을 활용할때도 귀룡탕 형태로 가미해서 많이 활용합니다. 어제 인숙귀룡원 처럼요.  

 

[소아귀룡원] 
당귀 8, 산수유 8, 백복신 4, 녹용 3.75, 청피 2, 맥아 2, 사인 1.2, 당목향 1.2

 

요약
1. 소아 공진단 = 귀룡원
2. 선천품부부족 (노산, 부모허약. 조산의 경우) 에는 소아귀룡원 우선. 
3. 다른 처방을 쓰더라도 귀룡원 형태로 가미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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