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가감팔미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53편
본문
남자 나이 60이 넘어가면 전립선을 앓지 않는 남자가 없고, 여자 나이 50이 넘어가면 오줌소태 없는 여자 드물다고 합니다. 그만큼 생식이 끝나가는 시기를 경계로 방광의 힘이 크게 약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실 나이가 들면 방광의 힘만 약해지는 것은 아니죠. 노인7반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래 조문을 한번 볼께요.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附養老 > 老因血衰"사람의 양쪽 신(腎)의 한가운데 흰 막 속에는 젓가락 끝 만한 크기의 한 점 동기(動氣)가 있다. 이것은 변화를 북돋아 주고, 온몸을 크게 돌면서 삼초를 훈증하고 수곡을 소화한다. 겉으로는 육음(六淫)을 막고 안으로는 온갖 생각을 감당하면서 밤낮으로 쉬지 않는다. 늙으면 정혈이 모두 소모되어 평소에 칠규(七竅)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그래서 울 때는 눈물이 나오지 않다가 웃을 때는 도리어 눈물이 나고, 코에서는 탁한 콧물이 많이 나오며, 귀에서는 매미소리가 난다. 밥을 먹을 때는 입이 마르다가 잠을 잘 때는 침을 흘리고, 소변이 저절로 나오기도 하며, 대변이 마르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낮에는 잠이 많아지고 밤에는 말똥말똥하여 잠이 오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노인의 병이다. 《입문》"
나이가 들면 이목비구와 전음 후음의 7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이중에서 특히 소변이 더욱 중요한데, 허로의 끝판왕이 바로 생식기의 약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변이 짧고 적게 나오는 것은 병이 진행되는 것이고, 이것 자체가 바로 노화의 장본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인이 되어 정혈이 부족해진 증거로 소변이 짧고 잦아 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소변이 짧고 잦아 지는 상태는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소변 줄기가 짧아졌다, 힘이 없다 하는 것이 나 벌써 늙었나바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의 이야기란 것이죠.
요즘은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소변 줄기가 짧아지는 사람이 많죠. 빠르게 늙고 있는 것입니다. 早老가 다른게 아니라 생식기가 약화 되는 것 자체가 조로인 셈이죠.
이 상태의 회복을 목표로 할 때 가장 적합한 처방입니다.
[加减八味丸]
오로지 신수를 보하는데 겸하여 명문화를 보한다.
숙지황 2냥, 산약(약간 볶은 것)ㆍ산수유 각 1냥, 택사(술에 찐 것)ㆍ목단피ㆍ백복령 각 8돈, 오미자(약간 볶은 것) 1.5냥, 육계 5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꿀로 반죽하여 오자대로 환을 만든다. 새벽에 말을 하기 전에 끓인 소금물이나 따뜻한 술로 50-70알씩 먹고, 또 저녁에 빈속에 다시 먹는다. 《득효》
이 약재들을 얇게 썰어서 달여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가감팔미탕』이라고 한다.
일단 이 재료 그대로 탕으로 쓰는 것을 가감팔미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조미를 가하면 더욱 좋은 처방이 됩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三 > 膀胱腑 > 膀胱病治法
"방광이 허하여 소변을 참지 못할 때는 기제환을 쓰거나 가감팔미탕에 산수유를 2배로 하고 오약ㆍ익지인ㆍ파고지를 넣어서 써야 한다. 실하여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는 익원산처방은 서문(暑門)에 나온다ㆍ규자탕을 써야 한다."
여기 언급된 바와 같이 오약 익지인 파고지를 가미해서 쓰면 더욱 효과가 배가 됩니다. 오약과 익지인은 脬氣不足, 小便頻數에 쓰는 축천원이라는 처방을 이루는 약재이고, 파고지는 육두구와 함께 오경설사를 다스리는 이신환의 구성 약재로 가감팔미탕의 명문화를 회복하는 작용을 돕습니다.
[가감팔미탕]
숙지황 20, 산수유 20, 오미자(초) 15, 산약(초) 10, 택사(주증) 8, 목단피 8, 백복령 8, 오약 8, 익지인 8, 파고지 8, 육계 5
상기 용량을 기준으로 하여 10첩을 기준으로 15일 용량으로 하는데 환자의 나이와 체격을 감안하여 조절하여 사용합니다. 오미자를 별도로 침해서 쓰지 않고 탕전으로 쓰게 될 경우는 약 맛이 다소 떫은 맛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꿀을 넣어서 씁니다. 밀환인 약이므로 꿀도 원재료라고 봐야지요.
경험적으로 이 처방이 잘 맞는 특성을 갖는 환자 군이 있더군요.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직장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양호한 효과를 보이는 처방이 위 처방입니다. 일단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되고, 밤에는 늦게 들어가게 됩니다.
대부분 저녁은 늦게 먹게 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차에서 다시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겠지요. 기본적으로 몸의 정혈을 회복할 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부득이하게 야식을 하게 되니 정혈이 더욱 고갈되기 쉽습니다. 매일 같이 출퇴근에 시달리니 명문화기도 부족해지기 쉽겠구요. 그래서 한 때는 장거리 출퇴근 하는 환자들에게 루틴하게 써본 적도 있는 처방이 이 처방입니다.
요약
1. 소변이 짧아질 땐 가감팔미탕
2. 출퇴근이 오래 걸리는 직장인에겐 가감팔미탕
3. 소변이 짧아지는 것은 노화의 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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