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익국환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64편
본문
옆구리의 통증은 기울 혹은 간기울결 이라는 상태에서 발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어제 이야기한 건협통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겠으나, 대게의 경우 간기울결 상태에서의 협통이 가장 흔합니다. 요즘 흔한 신경성 소화불량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성 소화불량, 가슴 답답해지는 흉비증, 기궐증 양상의 편두통, 가벼운 마목증 부터 심계 정충, 불면, 항강 등등의 제반 증상이 기울로 악화되는 경우라면 어떤 경우라도 이 처방으로 해소가 가능합니다. 바로 단계 선생님의 월국환입니다.
《古今圖書集成 醫部全錄》 卷五百二 > 總論 > 《明醫雜著》 明ㆍ王綸 > 〈醫論〉
"단계(丹溪) 선생이 약을 쓴 것은 기(氣), 혈(血), 담(痰)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약을 쓰는 요점도 세 가지가 있다. 기병(氣病)에는 사군자탕(四君子湯)을 쓰고 혈병(血病)에는 사물탕(四物湯)을 쓰며 담병(痰病)에는 이진탕(二陳湯)을 쓴다.
또 "오래된 병은 울(鬱)에 속한다."고 하여 울을 다스리는 처방을 만들었으니 바로 월국환(越鞠丸)이다. 대개 기ㆍ혈ㆍ담의 세 가지 병은 울을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혹은 울이 오래되어 병을 낳기도 하고 혹은 병이 오래되어 울이 생기기도 하며, 혹은 약을 잘못 써서 뒤엉켜 울을 이루기도 한다. 그러므로 내가 매양 이 처방들을 써서 병을 치료할 때에, 울의 치법을 합참(合參)하여 쓴다. 기병에 울을 겸하면 사군자탕에 개울(開鬱)하는 약을 가미하고, 혈병과 담병도 모두 그러하다. 이 네 가지 방법은 병을 치료하고 약을 쓰는 대요이다."
본디 단계선생께서 창안하실 때는 월국환(越鞠丸)이라 하였습니다.
이 월국의 의미는 2가지로 해석되는데 첫째는 '發越鞠鬱之爲也'의 의미에서 월국환이라고 한다는 의견입니다.
둘째는 처방 구성 약물중에 치자와 천궁의 이명인 越桃, 鞠芎의 글자를 따서 월국환이라 했다는 의견입니다. 이 중 두번째 의견은 이 처방의 이명이 芎朮丸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지기는 다소 무리한 의견이라고 봅니다.
이 처방이 입문에 인용될때 越麯丸으로 쓰입니다. 이때 越의 의미를 흩뜨린다는 뜻에서 越麯을 같은 의미를 같는 다른 단어 䴰(보릿겨 익 : 보리를 부순 것이라는 뜻)麯으로 쓰이는 경우가 나오고 의림촬요와 동의보감에서 䴰의 音을 '과''라고 한다고 주석을 달면서 과국환이라는 불리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처방의 이름이 동의보감에서는 과국환, 한자 그대로의 발음은 익국환, 원 처방의 이름은 월국환 과 같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나 동일한 것이지요.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六 > 積聚 > 六鬱爲積聚癥瘕痃癖之本 > 䴰麴丸
-여러 가지 울증을 푼다. 창출ㆍ변향부자ㆍ천궁ㆍ신국(볶는다)ㆍ치자(볶는다) 모두 같은 양. 이 약들을 가루내고 물로 반죽하여 녹두대로 환을 만든다. 따뜻한 물에 70~90알씩 먹는다. 《단심》
-익(䴰)(䴰音戈, 고운 가루라는 뜻이다)국환(麴丸)은 일명 궁출환이라고 한다. 과부나 중이나 도사 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거나, 명예나 이익이 실현되지 않거나, 부유하다가 가난해지거나, 오랜 병이 낫지 않을 때 모두 이것을 복용해야 한다. 《입문》
과부나 중이나 도사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때 쓴다 했습니다. 유교가 강력하던 시절에 과부는 수절이 강요되었고, 중과 도사는 각기 해탈과 득도를 바라 절제된 생활이 강요 되었지만 욕망은 쉽게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었겠지요. 이렇게 욕망과 현실의 괴리가 생기면 이 상태가 鬱이 된다는 것이지요. 명예나 이익이 실현되지 않거나, 부유하다가 가난해지거나 하는 것 역시 욕망과 현실의 괴리 상태를 말하고, 오랜 병이 낫지 않으면 질병에 걸린 현실과 건강하고싶은 마음과의 괴리가 또한 존재하겠지요. 鬱의 정의를 살펴 볼께요.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六 > 積聚 > 六鬱爲積聚癥瘕痃癖之本
"울이란 뭉쳐서 발산되지 않는 것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오르지 못하고,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지 못하며, 변화해야 하는데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전화(傳化)가 정상적이지 못한 것으로 육울병이 생긴다. 《단심》"
어떤가요? 방해와 정의가 굉장히 부합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鬱이란 굉장히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겠지요.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脫營失精證
"《내경》에, "전에는 귀하였으나 나중에 천하게 된 것을 탈영(脫營)이라 하고, 전에는 부유했으나 나중에 가난해진 것을 실정(失精)이라 한다. 비록 사기(邪氣)가 들어오지 않아도 병이 속에서 생겨 몸이 날로 축나고 기가 허하며 정이 없어진다. 병이 심해지면 무기력하고 오싹오싹하며 때로 놀란다. 병이 심해지는 이유는 밖에서는 위(衛)가 소모되고 안에서는 영(榮)이 사라지기 때문이다"라 하였다."
이 탈영과 실정 역시 鬱에 속하겠지요. 교감단을 이진탕에 먹으라 하는데, 익국환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익국환을 산보명의방론에서 보면 익국탕환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이 처방을 탕으로도 쓰고 환으로도 쓴다는 것이죠.
여하튼, 이 처방은 그 간단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용처가 諸鬱을 다스린다고 할 정도로 鬱의 통치방에 가깝습니다. 이 처방을 芎朮丸이라고 하는 것은 창출과 천궁이 두가지 약제가 諸鬱을 다스리는데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혹 일부 의가들은 향부자가 군약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鬱의 시작은 氣에서 비롯 (향부자)되고 熱로 악화 (치자) 되지만, 결국은 食 (신곡 창출) , 濕 (창출), 血 (천궁) 과 같은 質이 쌓였을 때 비로서 鬱이 빠르게 악화되고 痰을 통해서 여러 가지 병증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을 모두 합하여 六鬱이라 하는데 익국환은 이 鬱을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처방이 되겠습니다.
이 鬱과 관련된 상황을 우리 말로 바꿔 표현해보면, '기가 막힌다'는 표현이 적합할 겁니다.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기가 막히는 상황을 당하게 되지요. 기가 막히면, 옆구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지근 거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한숨이 나고 등등 정말 다양한 증상이 생기겠지요. 익국환 이라는 처방을 꼭 기억해 두세요.
요약
1. 기가 막힐 때 '익국환'
2. 신경성 무슨 무슨 장애라면 일단 '익국환'
3. 諸鬱에 익국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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