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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삼귀익원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9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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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두통과 어지럼증을 쭉 살펴봤습니다. 겨울철에 조리를 잘하지 못하여 충분히 藏精하지 못하였거나, 비위가 허약한 경우에, 봄철 갑작스러운 낮 기온의 상승 (양기가 상승하는 시기라고도 표현) 상태를 당하게 되면, 어지럼증 두통 등이 쉽게 발하기도 하고, 춘곤증도 많이 생기므로, 이때 쓰는 기본적인 처방을 살펴봤습니다. 

이제 다음의 두 가지 증상을 비교해서 살펴봅시다. 

1) 나른한 피로감, 졸음, 집중력 저하, 권태감, 식욕 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지고 나른함과 권태감으로 인해 업무의 능률도 잘 오르지 않는다.

2) 머리가 어지럽고 눈에 꽃이 보이며, 다리가 시리고 약하며, 오심번열이 있고 입이 쓰면서 혀가 마르며, 정신이 피로하고 자주 자며, 먹는 것이 줄고 맥이 삭(數)하면서 무력(無力)하다.

위의 1번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제공하는 의학 정보 가운데 ‘춘곤증’의 증상에 대한 설명이고, 2번은 삼귀익원탕이라는 처방에서 이야기하는 주하병의 증상입니다. 뭔가 대동소이하죠?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하병에 대해서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虛勞 관점에서 설명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注夏病
"일반 사람이 맥이 대(大)하면 허로이고, 매우 허(虛)하여도 허로이다. 허로병은 맥이 부대(浮大)하고 손발에 번열이 있으며, 고환이 차고 정이 저절로 새며, 다리가 시리면서 여위어 제대로 걷지 못하고 아랫배가 헛배로 더부룩하다. 봄ㆍ여름에는 심해지고 가을ㆍ겨울에는 낫는다. 민간에서 주하병이라고 한다. 《중경》

맥이 대(大)한 것은 열사(熱邪)이다. 맥이 아주 허(虛)한 것은 기가 허손된 것이다. 봄ㆍ여름에 심한 것은 계절이 사기를 돕기 때문이다. 가을ㆍ겨울에 낫는 것은 계절이 사기를 이기기 때문이다. 황기건중탕으로 치료한다. 《동원》

이것은 음허로 원기가 부족한 것이니 보중익기탕을 가감하여 쓴다."

봄, 여름이 되면 심해지는 허로를 주하병이라 합니다. 겨울 동안 藏精을 하지 못하여 몸 안의  濕熱을 이겨내지 못하는데, 봄, 여름 습열이 오르는 시기가 되어 內外가 모두 熱이 되어 늘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앞서 한번 했습니다. ‘(84) 삼출탕’에서 춘곤증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바꿔 말하면, 춘곤증과 주하병은 각기 봄과 여름이라는 시기만 차이가 날 뿐 같은 주하병의 범주에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이때 황기건중탕을 쓰라고 했습니다. ‘(31) 황기건중탕’은 마음을 많이 써서 血이 같이 부족해지는 勞心 勞倦傷에 쓰는 처방입니다. 濕熱이 있지만, 이 濕熱은 내가 먹은 것을 제대로 대사 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이지, 長夏의 濕熱이 성한 것과는 다른 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동원 선생께서 황기 인삼 감초가 濕熱을 다스리는 聖藥이라고 설명하는 관점과 유사합니다. 

둘째는, 여름 환절기 때의 증상으로의 설명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三 > 暑 > 注夏病
"늦은 봄이나 초여름이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약해지며, 적게 먹고 몸에 열이 나는 것을 민간에서 주하병이라고 한다. 음허로 원기가 부족한 것이다. 보중익기탕에서 승마ㆍ시호를 빼고 황백ㆍ백작약ㆍ맥문동ㆍ오미자를 넣어야 한다. 담(痰)이 있을 때는 남성ㆍ반하를 넣는다. 《단심》" 

그리고 이것은 여름 환절기 즉 春末夏初에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약해지며, 적게 먹고, 몸에 열이 나는 것을 주하병이라 하였고, 보중익기탕을 가감해서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의한 글이 있어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校注婦人良方》 卷之一 > 調經門 凡醫婦人先須調經, 故以爲首 > 精血篇論第二 齊大夫褚澄遺書

" 《內經》에서는 또한 "겨울에 藏精하면 봄에 溫病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10월은 亥에 속하고 11월은 子에 속하여 火氣는 저장되는 바, 반드시 그 본연의 眞陰을 길러 다가오는 봄의 生發하는 기운을 도우면 늦봄과 초여름에 머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고 입맛이 없고 몸에서 열이 나는 등의 注夏病이 생기지 않는다. “

위 虛勞의 주하병의 내용을 풀어 설명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와 같이 주하병을 다스릴 때는 眞陰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있고, 비위가 허약한 상황으로 인한 것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주하병이 陰虛로 元氣가 부족한 것이라 하였는데, 陰虛가 발생한 상태가 2가지 상황이 있는 셈입니다. 겨울철에 眞陰을 기르지 못해서 陰虛가 되어 元氣가 부족한 것이냐, 아니면 사람이 음식을 먹어서 陰氣를 기르는 것인데 비위가 허약해서 먹지 못해 陰虛한 상황이 되었느냐의 차이입니다. 

주하병의 증상 ‘(1) 두통 (2) 다리에 힘이 없고 (3) 입맛이 없고 (4) 몸이 덥다’를 다시 세분해서 본다면, ‘입맛이 없고 몸이 더운 상태’가 바로 陰虛로 元氣가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 상태로 인해서 두통과 다리에 힘이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을 주하병이라 합니다. 이때 겨울철에 眞陰을 기르지 못한 것이냐, 비위가 허약하여 먹지 한 것이냐를 구분할 때, 

삼귀익원탕은 眞陰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주하병’을 다스리는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三 > 暑 > 注夏病 > 參歸益元湯
 "주하병을 치료한다. 그 증상은 머리가 어지럽고 눈에 꽃이 보이며, 다리가 시리고 약하며, 오심번열이 있고 입이 쓰면서 혀가 마르며, 정신이 피로하고 자주 자며, 먹는 것이 줄고 맥이 삭(數)하면서 무력(無力)한 것이다. 

당귀ㆍ백작약ㆍ숙지황ㆍ백복령ㆍ맥문동 각 1돈, 진피ㆍ지모와 황백(함께 술에 축여 볶는다) 각 7푼, 인삼 5푼, 감초 3푼, 오미자 10알.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대추 1개, 쌀 1촬을 넣어 물에 달여 먹는다. 《회춘》" 

처방 약재들을 살펴보면, 다소 특이한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대략 보면, 사물탕에 지모 황백을 가하고 여기에 생맥산 혹은 이공산 개념으로 가미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백출’과 ‘천궁’이 빠져 있습니다. 陰虛한 상황이 상당히 중요한 소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本草精華》 本草精華 卷之上 > 草部 > 芳草類 > 川芎
"골증ㆍ다한의 증상이 있는 사람과 기가 약한 사람은 오래 복용할 수 없다. 이 약의 약성이 매워 흩어주므로, 진기가 빠져나가 음(陰)이 더욱 허해지기 때문이다. 〈우단〉" 

《本草精華》 本草精華 卷之上 > 草部 > 山草類 > 白朮 삽듀불휘
"주의사항:병이 음이 허하거나 혈이 적거나, 정이 부족한 경우와 내열로 뼈가 찌고, 목이 마르며 입술이 건조해지고, 기침을 하고 가래를 토하고 피를 토하며 목구멍이 막히고 변비가 있을 경우에는 모두 기한다. 백출은 신을 건조하게 하면서 기를 막으므로, 간신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할 수 없다. 백출은 습을 말리는데, 습이 제거되면 비가 튼튼해진다. 그러므로 보한다고 말한 것인데, 어찌 비가 허하여 습사가 없는 자에게 이 약을 복용시키면 도리어 비의 진액을 고갈시킨다는 것을 알겠는가? 이는 비의 음을 손상시키는 것이니, 어찌 족히 보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위 두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陰虛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몸에 水氣가 말라 있는 상태라면, 이 천궁과 백출은 더욱 陰虛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삼귀익원탕이라는 처방은 陰虛한 상태를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회복 시켜주는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주하병은 한번 발하면, 매년 비슷한 시기에 반복해서 발하는 경향이 있어서 매년 비슷한 시기에 다시 약을 처방받으러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약
1. 주하병의 필수 증상: 입맛이 없는데 몸이 덥다.(땀, 갈증, 골증등) 두통이 있고 다리에 힘이 없다. 
2. 봄, 여름에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생기는 춘곤증 연장선상의 병증.
3. 음허로 원기가 부족해져 생기는 것인데, 陰虛가 중할 때 삼귀익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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