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트렌드] [장질환 칼럼] 과민대장증후군 한약 치료 효과 — IBS 임상 연구 결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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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대장증후군에 한약이 효과 있을까?
임상 연구 결과를 공유합니다
광화문경희한의원 원장 홍현준 한의사 |
광화문경희한의원 게재 논문 소개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25)
안녕하세요. 광화문경희한의원 원장 홍현준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내용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제가 1저자로 작성한 논문이며 대한한방내과학회지(The Journal of Internal Korean Medicine) 2025년 46권 4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논문 주제는 과민대장증후군(IBS)에 대한 한약 환제 치료 효과입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분들을 직접 진료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술적 검증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논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핵심 요약 (TL;DR)
① 곽향정기산 합 통사요방 가감방(건장환)을 IBS 환자 5명에게 10일간 투여한 결과, IBS-SSS 평균 점수가 278점(중등도)에서 116점(경도 이하)으로 대폭 감소
② 별도의 식이 조절 없이 한약 환제 단독으로 설사형·변비형·혼합형 모든 IBS 아형에서 증상 호전이 관찰
③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25년 46권 4호에 Open Access 게재 (DOI: 10.22246/jikm.2025.46.4.1037)
1. 과민대장증후군이란 — 왜 이 질환에 주목하는가
과민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은 검사상 구조적 이상이 없음에도 반복적인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변비 등 장 기능 이상이 지속되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입니다.
전 세계 유병률이 약 14.1%에 달할 만큼 매우 흔한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2024년 기준 양방 의료기관 내원 빈도 53위에 해당합니다. 특히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일 치료법만으로는 완전한 호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들이 특히 답답하게 느끼는 부분은 '검사상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를 받고도 증상이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한의학적 접근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지, 이번 연구가 그 단초를 제공합니다.
로마 기준 IV(Rome IV)에 따르면 IBS는 아형에 따라 설사형(IBS-D), 변비형(IBS-C), 혼합형(IBS-M)으로 나뉘며, 아형별로 치료 접근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처방 — 건장환(乾腸丸)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한약은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합(合) 통사요방(痛瀉要方) 가감방'으로, 임상에서는 건장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처방명이 다소 길어 보이지만, 두 가지 핵심 처방의 합방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곽향정기산은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IBS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하는 한약으로 꼽혔습니다(응답의 53%). 소화기 계통의 기(氣) 흐름을 조절하고, 장의 과민 반응을 완화하는 데 주로 활용합니다.
통사요방은 중국 의학 문헌에서 설사형 IBS(IBS-D)에 빈번히 활용되어 온 처방으로,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간(肝)과 비(脾)의 조화를 도모하여 장의 과도한 운동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두 처방을 합방한 뒤, 차전자(車前子)·오매(烏梅)·백두옹(白頭翁)·백수오(白首烏)·촉초(蜀椒) 등의 약재를 가감하고 꿀과 함께 반죽하여 환제(알약) 형태로 제형화한 것이 건장환입니다.
복용 방법은 1일 1환, 10일간 복용으로 단순하며, 별도의 식이 조절 지시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한약 자체의 효과를 보다 순수하게 평가할 수 있는 설계상 강점이기도 합니다.
① 곽향정기산: 한의사 설문조사 IBS 처방 1위(53%), 소화기 기 조절
② 통사요방: IBS-D에 임상 근거가 축적된 처방, 간비 조화로 장 운동 안정화
③ 가감 약재: 차전자·오매·백두옹·백수오·촉초 추가로 다중 타겟 접근
④ 제형: 꿀 반죽 환제, 1일 1환 10일 복용
3. 연구 방법 — 어떻게 진행됐나
이 연구는 후향적 차트 리뷰(retrospective chart review)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미 완료된 진료 기록을 되돌아보며 한약 복용 전후의 증상 변화를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한의원을 내원한 환자 중 대변 관련 불편감(설사, 변비)으로 건장환을 처방받고, 복용 전후 설문에 모두 응답한 13명을 먼저 선별하였습니다. 이 중 Rome IV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과민대장증후군 환자 5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증상 변화는 IBS-SSS(IBS Symptom Severity Score, 과민대장증후군 증상 중증도 점수)로 평가했습니다. IBS-SSS는 복통, 복부 팽만감, 배변 장애, 전반적 삶의 질 등을 종합하여 0~500점으로 수치화하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도구입니다.
점수 해석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75점 미만: 관해(remission)
② 75~174점: 경도(mild)
③ 175~299점: 중등도(moderate)
④ 300점 이상: 중증(severe)
4. 결과 — IBS-SSS 점수로 본 변화
5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건장환 복용 전 평균 IBS-SSS 점수는 278점(중등도)이었으며, 복용 후에는 116점(경도 이하)으로 감소하였습니다. 평균 162점의 하락으로, 증상 중증도 단계가 '중등도'에서 '경도' 수준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개별 환자별로 살펴보면, 5명 중 4명에서 설사 또는 변비 중증도가 개선되었고, 1명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증상의 완전 소실보다는 일상적인 불편감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호전이 나타난 것이 주된 패턴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IBS 아형을 가리지 않고 효과가 관찰되었다는 것입니다. 설사형(IBS-D), 변비형(IBS-C), 혼합형(IBS-M) 모든 아형에서 IBS-SSS 점수가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곽향정기산 합 통사요방 가감방이 특정 아형에 국한되지 않는 복합적(multitarget) 작용 기전을 갖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이 결과는 별도의 식이 조절 없이 한약 단독으로 관찰된 변화라는 점에서 처방 자체의 임상적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① 복용 전 평균 IBS-SSS: 278점 (중등도) → 복용 후: 116점 (경도 이하)
② 5명 중 4명에서 배변 증상 개선 확인
③ 설사형·변비형·혼합형 모든 IBS 아형에서 점수 감소
④ 식이 조절 없이 한약 환제 단독 투여 결과
[그림 1] 환자별 IBS-SSS 점수 치료 전·후 비교 (건장환 복용 전: 파랑 / 복용 후: 분홍)
5. 임상적 의미와 연구의 한계
이 연구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유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한의원 1차 의료기관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처방의 임상 결과를 정량적 평가 도구(IBS-SSS)를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임상 경험을 학술 근거로 전환하는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둘째, 식이 조절 없이 한약 환제 단독으로 증상 변화를 관찰했다는 점입니다. IBS 치료에서는 저포드맵(Low-FODMAP) 식이 등 식이 요법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는 그러한 변수를 제외하고 한약 자체의 효과를 순수하게 평가하였습니다.
셋째, 설사형·변비형·혼합형을 막론하고 하나의 처방에서 다양한 아형에 대한 효과가 관찰되었다는 점은, 한약의 복합 성분이 여러 경로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이 논문은 연구 자체의 한계 또한 명확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대상자 수가 5명으로 매우 적어 통계적 유의성에서 p값이 0.063으로 통상 기준(p<0.05)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대조군이 없는 후향적 연구이므로 한약의 효과인지, 자연 경과인지, 플라세보 효과인지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논문에서도 스스로 'Larger, controlled trials are warranted(더 큰 규모의 대조시험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후속 무작위 대조시험(RCT)을 위한 탐색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과민대장증후군에 한약이 효과가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가요?
A. 이번 연구는 5명의 소규모 후향적 사례 연구로, 통계적 유의성이 확립된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IBS-SSS 점수가 평균 278점에서 116점으로 낮아진 임상 결과는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시험 설계를 위한 의미 있는 탐색적 근거입니다. 향후 더 엄밀한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Q. 곽향정기산은 어떤 사람에게 맞는 처방인가요?
A. 곽향정기산은 소화기 기(氣) 흐름이 막혀 복통, 복부 팽만,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에 주로 사용합니다. 다만 체질과 증상 패턴에 따라 처방 구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처방을 받으시기를 권장합니다.
Q. IBS-SSS 점수 116점은 어느 수준인가요?
A. IBS-SSS는 0~500점 척도로 증상 중증도를 평가합니다. 75~174점 구간은 경도(mild)에 해당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복용 후 평균 116점은 경도 범위로, 복용 전 중등도(moderate) 수준인 278점과 비교하면 일상적 불편감이 상당히 감소한 것을 의미합니다.
Q. 건장환 10일 복용 후 증상이 재발할 수 있나요?
A. 이번 연구는 10일 복용 직후의 단기 변화를 관찰한 연구로, 장기 추적 데이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IBS는 만성 재발성 질환의 특성이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 계획은 담당 한의사와 상의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핵심 정리
① 곽향정기산 합 통사요방 가감방(건장환) 10일 투여 후 IBS-SSS 평균 278점 → 116점으로 감소
② 식이 조절 없이 설사형·변비형·혼합형 모든 IBS 아형에서 증상 호전 관찰
③ 5명 소규모 후향적 연구이므로 향후 대조시험을 통한 근거 강화가 필요하며, 탐색적 의의가 있는 연구
Key Summary (English)
① Modified Gwakhyangjeonggi-san-hap-Tongxieyaofang (Geonjang-hwan) reduced IBS-SSS from 278 to 116 after 10-day administration
② Symptom improvement observed across all IBS subtypes (D, C, M) without dietary modification
③ Pilot retrospective study (n=5); further controlled trials needed to establish definitive evidence
참고문헌
홍현준, 정세훈, 이주현, 권혁진, 박성준, 오지홍, 임정태, 추홍민. 곽향정기산 합 통사요방 가감방을 통한 과민대장증후군 환자 호전 사례 : 일개 한의원 차트 기반 후향적 검토.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25;46(4):1037. DOI: https://doi.org/10.22246/jikm.2025.46.4.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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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B, et al. Acupuncture for irritable bowel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6;4:CD005111. DOI: https://doi.org/10.1002/14651858.CD005111.pub2
감사합니다.
광화문경희한의원 원장 홍현준이 직접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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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경희한의원 장질환 연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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