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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1편 - 청서익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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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주제는. 

<청서익기탕> 입니다. 

 

처방구성
창출 6, 황기 4, 승마 4, 인삼 2, 백출 2, 진피 2, 신곡 2, 택사 2, 황백(주침) 1.2, 당귀 1.2, 청피 1.2, 맥문동 1.2, 갈근 1.2, 감초 1.2, 오미자팩(후하) 0.2

 

여름철 보기약의 대표 "생맥산 / 청서익기탕" 이지요. 

둘다 보험약으로도 나오는 처방이니 안써보신 분들 없으실거에요.  

 

첫 주제를 청서익기탕으로 하게 된 것은, 얼마전 장마비가 지나갔기 때문이지요. 

무슨 뜻이냐. 이렇게 비가 한번 몰아치고 간 후에 더위가 찾아 오면.. 

이것을 우리가 무더위 라고 부르죠. 

무더위를 사전에서 찾아 보면. "찌는 듯한 더위. 증서(蒸暑). 증열(蒸熱). 증염(蒸炎)."

이라고 한답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뭐가 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습열(濕熱)" 입니다. 

 

청서익기탕의 방해를 볼께요. 

長夏에 濕熱이 薰蒸하여서 
四肢가 困倦하고 精神이 短少하고 動作이 게으르고 身熱煩渴하고 
"小便이 누르고 잦으며 大便이 溏같으면서 잦고 或은 泄사하며 或은 痢하면서" 
飮食을 생각하지 않고 氣가 促하고 自汗하는 症을 다스린다.

이 방해에 담긴 내용을 풀어 보면 

장하에.. 습열이 훈증하여서 라고 전제를 붙이고 있습니다. 그냥 더운것이 아니라 무더위라는 조건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냐면, 기허 할때 나타나는 제반 증상들 사이에, 

"小便이 누르고 잦으며 大便이 溏같으면서 잦고 或은 泄사하며 或은 痢하면서" 

라는 증상이 들어가 있네요. 

이 조문을 빼면.. 우리가 흔히 아는 보중익기탕 쓰는 경우와 거의 차이가 없는 내용이죠. 

 

청서익기탕의 특이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소변이 누르고, 대변이 퍼진다." 

습열이 안으로 깊이 들어 왔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청서익기탕에는 창출 황백 택사 가 들어가고, 승마 용량이 훅 올라가 있어요. 습열로 쳐진 것을 확 끌어 올려주죠. 

 

Tip1) 창출 황백은 이묘환 이라는 처방을 구성하는 약재입니다. 이묘환은 '습열'을 통치하는 기본 처방입니다. 사물탕 사군자탕 보중익기탕 등 여러 기본 처방에 다양한 방식으로 가미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이 처방은 평소 원기가 허약한 사람이 습열이 왕성한 시기를 이기지 못하여, 혹은 평소 습열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이 기운이 허약해졌을때 쓰는 처방입니다. 

그럼,. 습열이 성한 시기이기는 한데, 이 환자에게 별로 습열의 증상 (소변이 누르고, 대변이 퍼진다는) 이 증상이 없다면 청서익기탕 어떻습니까? 한다면, 

 

저는 그런 환자라면 청서익기탕 대신에, 바로 옆 처방 "황기인삼탕"을 씁니다. 

[黃芪人參湯]
暑月에 精神이 不足하고 兩脚이 痿軟하고 煩熱하고 嘔噦하고 自汗頭痛하는 症은 다 熱이 肺氣를 傷한 것이다. 

補中益氣湯(方見內傷)에 蒼朮 一錢 神麴 五分 黃栢 三分 五味子 十五粒을 加해 쓴다.<入門>

청서익기탕과 비슷한데 조금 다르죠. 택사가 없고, 승마를 올리지 않았어요. 내부에 습이 차 있지 않으면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청서익기탕은 내부에 습이 차 있는 양상이 있을때 쓰면.. 정말.. 마약 같은 약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처방을 잘못써서 환자가 응급실에 입원한 적이 있었던 처방이라, 저한테는 참 고마운 처방입니다. 의련 의맥 한의학의 한계를 깨닫게 해준 처방이거든요. 

간단하게 그때 이야기를 풀어 보면, 

60대 남자 환자가 여름철 기운이 없다고 해서 무심코 투약한 청서익기탕. 
청서익기탕을 준 이유는 심플했어요. 제가 생맥산과 청서익기탕을 구별할줄 몰랐거든요. 
한참 무더울때 직원들 복지랍시고.. 생맥산을 닳여서 직원들 줬었지요. 근데 다 버리는 거에요. 먹어보니.. 와.. 이거 못먹겠더군요. 오미자 떫은 맛이 이렇게 불쾌한줄 몰랐어요.

 

Tip2) 이때부터.. 오미자팩 이란 것을 만들어서 썼어요.. 오미자는 끓이지 않고, 70도 정도의 물에서 차를 우리듯이 우리면서 하루 냉침을 거쳐서 오미자 팩을 만들고 이것을 약처럼 쓰게 된거죠. 그럼 약 맛이 확 좋아 집니다.  

그래서.. 그 날 온 환자에게 생맥산을 처방할 수는 없고 청서익기탕을 투약했는데. 
며칠 후에 이 환자가 응급실에 입원하게 된거죠. 

어떻게 이 약을 먹고 입원할 수가 있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 제가 간과했던게.. '습열' 특히 내습(內濕)의 존재였어요. 이 환자는 변비 경향이 있던 환자 였는데, 경솔하게 청서익기탕을 던진거지요. 약을 먹고, 혈압이 급등하고, 두통이 심해지고, 두피가 다 벗겨지고, 소변이 마르고, 입이 쩍쩍 갈라지고, 피부가 바짝 마르고 등등... 

가뜩이나 건조한 환자한테 습열을 쫙 말리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결국 지황백호탕을 4달 가까이 쓰고 나서 증상이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약 한번 잘못쓰고. 한참 돌아간거죠. 

 

결국 처방은 진단이 중요한셈이죠. 그리고 청서익기탕 처방의 포인트는 "기허 하여 습열을 이기지 못하는 상태" 가 핵심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증상은 특히 내습의 증거 즉 소변이 누르고 대변이 퍼진다는 것이 되는 것이죠. 

 

요약. 
1) 청서익기탕 처방은 기허 + "습열" 이다. 
2) 습열이 안으로 스민 증상 "소변이 누르고" "대변이 당하다" 을 확인하세요. 
3) 습열 한 것 같기는 한데, 습열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황기인삼탕을 쓰세요.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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