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보간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이야기 26편
본문
우리가 흔히 보는 교통사고 환자는 대게 접촉사고 이후의 경증 자보 환자군도 많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어혈이란 무엇일까요?
일반적인 '어혈' 처방들은 기본적으로 출혈이라는 상황과 관련이 깊습니다. 수질 맹충 도인 소목 홍화 포황 오령지 혈갈 등에서부터 대황이 어혈치료에 쓰이는 경우등은 모두 출혈이라는 상황이 고려된 활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살펴 본 보손당귀산, 당귀수산도 기본적으로는 출혈이라는 상황의 고려가 있죠. 그 출혈이 겉으로 드러나면 출혈반 즉 멍이 드러나겠지요. 그렇다면 출혈을 의심할 필요가 없지요.
근데, 근육 파열만 하더라도 명이 하루 이틀 지나서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에서 터졌는데, 이것이 피부 겉으로 흘러 내려서 멍을 이루다 보니, 실제 파열 부위에서 중력방향으로 이동한 곳에 멍이 생깁니다. 만약 이보다 작은 출혈이거나 더 깊은 곳에서 출혈이 있어서 출혈반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속멍이 들었다고 하는데, 그때 속멍의 존재를 암시하는 소견이 바로 혀에 드러나는 어혈반 혹은 입술이나 손톱 밑 등에 드러나는 암자색의 흔적들을 살핀다고 합니다.
입술, 손톱, 혀의 공통점이 무엇이냐.. 아니.. 꼭 이런 곳이 아니라 눈꺼플 까봐도 됩니다. 다 혈관 조직이 피부 겉으로 잘 드러나 보이는 부분들이죠. 할 수 있다면 항문을 까봐도 되겠지요. 어딘가에서 속에 출혈이 지속되고 있다면, 이런 부위의 색이 맑을 리가 없다는 것이고. 이 드러나는 상태를 기반으로 여러 병증과 진맥등의 소견들을 종합하여 어혈의 가능성을 찾아 보려는 시도를 했었던 것 같아요.
결국은 다 출혈의 징조를 찾는 방법들이죠. 그러니, 어혈은 기본적으로 출혈입니다. 혈관을 이탈해 버린 혈액이 바로 어혈이죠. 동의보감의 血門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출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혈'을 훨씬 더 넓은 범위에서 설명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간 때문입니다.
"굴러 떨어져 몸 안에 나쁜 피가 있거나, 지나치게 성내어 기가 거슬러 오른 채 내려가지 않아 옆구리 아래에 쌓이면 간을 상한다. 《영추》" 거나, "어혈은 반드시 간경으로 돌아간다. 옆구리가 밤이 되면 아프거나 오후에 발작할 때는 소시호탕에 사물탕을 합한 것에 도인ㆍ홍화ㆍ유향ㆍ몰약을 넣는다.《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脇 > 脇痛有五 > 死血脇痛" 에서 살피듯,
어혈이 간이라는 개념과 결부되면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모든 血의 문제'가 어혈의 문제로 확대되는 면이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어혈치료의 가장 기본 처방은 '당귀수산'이 아니라, [사물탕] 입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교통사고 환자는 대게 접촉사고 이후의 경증 자보 환자군이 압도적으로 많지요. 이런 환자들에게 어혈이란 무엇일까요?
출혈은 없지만, 충격으로 몸의 어딘가부터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목 등 허리가 점차 뭉쳐간다. 자보에서는 이를 '기왕증의 악화' 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듯 합니다만, 광의의 어혈 개념에서 본다면 사물탕이 기본처방이 되는게 좋습니다. 근데 TA 환자는 특히 어깨 등 목 등 허리 이런 데가 아프자나요. 그래서, 주로 쓰는 처방이 바로 [보간탕] 입니다. 원래 보간환이죠. 이것을 탕약 처방으로 사용합니다.
[보간탕]
당귀 5, 천궁 5, 작약 5, 숙지황 5, 강활 4, 방풍 4
주로 상체 부위의 통증을 주로 호소할 때 사용합니다.
앞서 우리가 살핀 처방중에 [둔첨사물탕] 기억 나시나요? 사물탕 에 지모 황백 육계가 들어간 처방입니다. TA 환자 중에 주로 골반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 루틴하게 쓰는 처방입니다.
사물탕을 기반으로 목-어깨-등-옆구리 부위의 통증은 [보간탕]으로,
허리 골반, 특히 천장관절 주위 통증은 [둔첨사물탕]으로.
요약
1. 광의의 어혈 환자의 허리이상 통증 기본방 보간탕
2. 광의의 어혈 환자의 골반천장관절 통증 둔첨사물탕
3. 어혈 치료의 기본 처방은 사물탕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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