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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황기건중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이야기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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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소건중탕을 했습니다. 

소건중탕은 순 우리말로 '서서히 뱃심을 든든하게 해주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建中을 있는 그대로 풀어보면, 가운데를 세우다. 아.. 좀 이상한가.. 그렇죠 중심을 세우다. 가 되겠지요. 뱃심이 약하면 자기 중심이 약해서 우왕좌왕합니다. 그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裏急腹中痛, 夢寐失精, 四肢痠疼, 手足煩熱, 咽乾口燥' 이라고 표현했는데, 배가 사르르 아프고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뒤가 무겁고, 입이 바짝 바짝 마르고 하는 상황과 똑같지요. 

이를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안절부절 못한다고 하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황기건중탕' 이야기 입니다. 

 

東醫寶鑑 > 內傷 > 勞倦傷治法
勞倦亦有二焉. 勞力純乎傷氣, 而無汗者, 補中益氣湯.
노권상에도 2가지가 있다. 힘을 많이 써서 상한 것[勞力傷]은 순전히 기를 상하여 땀이 없는 것이니 보중익기탕을 쓴다.

 

勞心兼傷乎血, 而有汗者, 黃芪建中湯. 心力俱勞, 氣血皆傷者, 雙和湯(二方幷見虛勞)
마음을 많이 써서 상한 것[勞心傷]은 혈까지 상하여 땀이 있는 것이니 황기건중탕을 쓴다. 마음과 몸이 모두 피로하여 기혈이 모두 상했을 때는 쌍화탕(두 처방은 모두 허로문에 나온다)을 쓴다.

고 했습니다. 노권상에 보중익기탕이 기본 처방이라는 것은 상식이니까 모두 알고 계시겠지요. 노권상을 노력상과 노심상으로 구분해서 氣를 많이 상했는지, 血을 많이 상했는지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순전히 힘을 많이 써서 노권이 된 것에는 보중익기탕을 쓰고, 마음을 많이 써서 노권상이 된 것에는 황기건중탕을 써라고 합니다. 그리고 노심과 노력을 모두 과다히 해서 기혈이 모두 허하면 쌍화탕을 쓰라고 했네요. 그리고 황기건중탕과 쌍화탕 이 처방은 모두 허로에 나온다고 했습니다. 

 

노권상과 허로를 구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조문이라고 봅니다. 

힘을 많이 써서 순전히 기를 많이 상한 것은 땀이 없으니 보중익기탕을 쓴다. 
(이게 땀이 없다고 했지만, 땀이 없을리가 없지요. 굳이 이렇게 표현한 것은, 노심해서 혈을 상한 상태와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땀이 적을 수 있는 정도를 설명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내상 기허로 인한 자한을 다스리는 성약이 보중익기탕 이니, 여기의 無汗이라는 개념을 땀이 없다는 개념보다는 아래 이어지는 조문과의 대비 비교 하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음까지 많이 써서 血도 같이 상한 것은 땀이 나니 황기건중탕을 쓴다. 

이 땀은 단지 힘을 써서 나는 땀과는 좀 다르겠죠. 우리가 힘을 많이 써서 나는 땀을 물 같은 땀이라고 한다면, 걱정 초조 불안해서 나는 땀은 피같은 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가 마른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혈문에 보면 혈한(血汗)이라는 것이 있는데, '병이 없는 자가 땀을 흘려 옷이 염색한 것처럼 심하게 더러워지는 것을 혈한 혹은 홍한(紅汗)이라 한다.' 했는데 이때도 황기건중탕을 쓰라 합니다. 즉 노심상의 이 땀은 피땀인 셈입니다. 그에 비하면 보중익기탕의 땀은 진액이 누설되는 땀이겠지요.   

 

노권상은 기본적으로 기를 소모하는 병증이죠. 그래서 보중익기탕을 씁니다. 이 노권상에서 마음도 많이 써서 혈까지 상하니 황기건중탕을 쓰랍니다. 어제 소건중탕을 이야기 할 때, 애간장이 녹을때.. 애가 탈 때, 몸에 피가 말라 갈 때, 쓰는 약이 소건중탕이고, 여기에 기허자한을 다스릴때는 황기를 가미한 것이 바로 황기건중탕이지요. 그리고 노권상이 본디 기를 소모하는 병증입니다. 그러니.. 노권상인데 마음까지 많이 쓰는 상황이 되면 황기건중탕을 써라는 표현은 어제 소건중탕을 이해하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 셈입니다. 

 

그리고, 기혈을 모두 상하면 쌍화탕을 써라고 하면서, 처방이 허로에 있다고 했지요. 사실 이 정도되면 노권상이라기 보다는 허로에 가깝다는 이야기지요. 그럼 노권상과 허로의 구분이 어디에 있을까? 한다면 바로 勞心으로 血을 얼마나 상하는 것이냐? 하는 부분이 관건이 되겠네요. 

 

노권상은 기본적으로 먹은 것보다 힘을 더 많이 쓰게 되면서 기운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힘을 쓰니 몸에 열이 쌓여가는 상태를 '陰虛生內熱'이라고 표현한 것이고, 

허로는 이런 비위의 허약 상태가 心腎의 精神이 부족한 상태에 이르러 음양기혈이 모두 부족해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 허로입니다. 

 

아마 心力俱勞, 氣血皆傷者, 雙和湯 이라는 표현이 딱 이 경계선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노심에 이르러 기혈이 모두 부족하면 쌍화탕을 쓴다는 표현의 의미를 저는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요즘 흔하게 보는 과로하다가 공황상태가 왔다고 한다면 어떤 처방을 기본방으로 가볼 수 있겠습니까? 공황이라고 어려운 처방을 고민하기 보다는, 황기건중탕 쌍화탕 부터 고민해 봅시다. 파랑새는 원래 집에 있답니다.  


요약
1. 노심상, 피땀 눈물, 황기건중탕
2. 노력상엔 보중익기탕
3. 노심노력상엔 쌍화탕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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