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인삼양영탕 가 지모황백 - 김계진 원장의 처방이야기 37편
본문
治虛勞, 裏急腹中痛, 夢寐失精, 四肢痠疼, 手足煩熱, 咽乾口燥.
소건중탕의 방해입니다. "咽乾口燥" 가 제일 뒤에 나오긴 하지만, 저는 임상에서 환자 볼때 건중탕 계열의 약을 쓴다면 제일 중시하는 조건 중 한가지가 바로 이 인건구조입니다. 입이 말라요. 혹은 입술이 잘 말라요.
먼가 일을 할려고 할 때 입이 바짝 바짝 마를 때 있자나요. 준비가 덜된것 같은데 발표를 해야 한다 거나, 부담되는 사람과 같이 대화를 해야 한다거나 할 때 입이 바짝 마르는 느낌.
그때 물을 먹으면 물이 잘 안들어갑니다. 입을 살짝 축이고 말죠.
당연히 이때 머 먹다 보면 쉽게 체하기도 하고, 입맛도 별로 없고 하겠지요.
그렇습니다. 입이 마르면 입맛이 좋기 어렵죠.
아이들 키워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 턱받이를 하고 다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 턱받이를 하고 다니는 아이들은 밥을 잘 먹어요. 침이 충분하게 나오니까 밥이 술술 넘어가지요. 반면에 입에 침이 나오지 않는 아이들은 밥을 물고 다닙니다. 그러니 자꾸 조미가 강해서 입에서 침이 잘 나오게 해주는 짠 음식이나 아니면 단 음식 그리고 물기가 많은 음식만 찾아요. 어르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물 없으면 밥 못드신다는 분들.. 입이 말라서 그래요.
산입에 거미줄 치랴 하는 말에서 이 거미줄이 뭐겠어요?
네 거미줄을 친것 처럼 입이 바짝 말라 있으면 밥을 삼킬 수가 없습니다.
"건중"을 계속 해서 강조 하는 이유는.. 이런 환자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의 시대라자나요. 다들 애가 타고, 속이 타고, 짜증 나고, 열 받고, 그러고 살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 잘 먹는 사람 있고, 좀만 신경 쓰면 바로 뭐 못먹는 사람 있고 그렇죠.
강호동씨 처럼 누가 봐도 비위가 튼실해 보이는 사람은 왠만한 스트레스에도 비위가 잘 버텨줍니다. 그러니 建中 즉 중초를 다시 세워줄 필요도 별로 없을거에요. 반면에 옆에서 잔소리 조금 한 것에도 예민해지고 입술 물어 뜯고, 손톱 물어 뜯고, 머리카락 잡아 뜯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 사람이 밥을 못먹으면 보중을 할까요 건중을 할까요? 처방으로 바꿔보면 사군자탕을 쓸까요? 소건중탕을 쓸까요? 비위를 다스려줘야 할까, 간을 다스려 줘야 할까? 머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죠. 그리고 많은 처방들이 이 둘을 같이 다스리는 약들이 많죠.
이공산이라는 처방이 사군자탕에 "진피"가 들어가죠. 이 처방에서 진피가 해주는 역할도 사실은 건중입니다. 보중이 주가 되지만 살짝 건중해주는 약이지요.
반면 소건중탕에서 보중을 담당한건 교이 정도겠지요. 교이는 빼버리고 여기에 황기 당귀와 혈의 회복을 돕는 사물탕을 가미하고 다시 이공산을 가미하고 여기에 원지 오미자 방풍까지 더하여 구성되는 처방이 바로 인삼양영탕입니다.
동의보감에 인삼양영탕을 검색하면, 본 처방이외에 지모 황백을 가미하는 경우가 2번 나옵니다. 왜 지모 황백일까요? 기혈을 보하는 약을 더 쓰는게 아니라?
지모 황백 육계로 구성된 처방을 자신환이라 하는데, 그 방해를 보면, 不渴而小便閉 한 것을 다스린다고 합니다. 여기서의 不渴의 의미를 잘 살펴야 합니다.
대부분의 의서에서 자신환은 '不渴而小便閉'를 다스린다고 하는데 임상례를 보면 하나 같이 입이 마르다고 나옵니다. 그래서 어떤 의서에는 渴而小便閉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가 뭐냐면, 자신환을 쓰는 환자의 경우는 입이 마른데 물을 안 먹습니다. 하초 혈분에 열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동원선생님께서 설명하신 이후로, 자신환의 방해는 不渴而小便閉가 되었습니다. 근데 환자는 입이 마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물을 잘 먹지 않아요. 그러니 不渴이기도 하지요. 이를 구건과 구갈로 나누어서 쓰기도 합니다. 입이 마른데 물을 안먹으면 구건, 마르면서 물을 찾으면 구갈 이렇게요.
자신환은 수승화강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모 황백이 주재료로 들어간 처방들은 공히 "旣濟"라는 이름이 들어갑니다. 水火旣濟의 그 기제입니다. 이때 이 수승화강, 기제의 임상 의미가 무엇일까요?
-물이 위로 오르니, 입에는 침이 돌고,
-화가 아래로 내리니, 소변이 나가는 것.
이 개념의 수승화강이고, 기제가 의미하는 것입니다.
인삼양영탕에 지모 황백을 넣는 것은, 혈 부족 상태로 인해 입이 바짝 말라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을 입에 침이 돌게 함으로써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건중탕 계열 처방의 주요 증상중 하나인 "咽乾口燥"와 맥이 닿아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중은 기가 딸리는 것이니 익기를 하고,
건중은 혈이 마르는 것이니 양영을 한다.
요약
1. 갈증의 시대 "건중"을 생각해보자.
2. 損其肝者 "緩其中"
3. 지모 황백도 입맛을 회복케 할 수 있다.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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