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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가미군자탕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4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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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안먹을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밥 자체를 먹으려고 들지를 않아요. 심지어 밥 냄새를 싫어하기 까지 합니다. 지난번에 밥 안먹는 우리아이 자음강화탕을 쓴다고 할 때의 아이와는 조금 달라요. 자음강화탕을 쓰는 밥 안먹는 아이는 엄밀하게 구분하면 밥을 잘 삼키지 않는 아이에 가깝고, 이 아이들은 밥이 입에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밥을 안먹는 경우는 식상증에 속합니다. 그리고 이 식상증은 소도를 하는 경우와 보익을 하는 경우로 나뉩니다. 

 

원래 좀 먹던 아이가 잘 안먹게 되는 경우는 식적이 오래된 경우들에 흔합니다. 식적이 오래 되면 손이 뜨겁습니다. 내상과 외상을 구분하는 방법중에 내상은 손바닥에 열이 나고 외감은 손등이 뜨겁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명치 부위를 누르면 답답하고 아프겠지요. 평위산을 씁니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데도 (즉 식체나 식적이 없는데도)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흔히 입이 짧다고 하지요. 원체 밥량도 적고, 뭘 먹으려 들지를 않는 아이들입니다. 이런 경우는 식상의 보익을 하는 경우에 속하겠지요. 

 

이 보익지제의 기본 처방이 바로 사군자탕이고, 주로 이공산의 형태로 많이 활용이 됩니다. 불환금정기산이라는 처방이 있지요. 평위산에 곽향 반하가 더해진 처방입니다. 이름이 참 특이하지요. '금과도 바꾸지 않을 正氣' 가 무엇일까요? 처방구조로 본다면 腸胃를 말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리 몸의 精氣神血이 모두 음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이 장위가 튼튼해야 비로소 우리 몸의 기틀이 갖추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正氣라 할만 합니다. 좀더 확대하면 후천지기 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참고] 정기(正氣) [생리] 인체의 생리기능의 하나. 주로 邪氣에 대한 저항력과 회복 능력을 의미한다. 기, 혈, 정, 진, 액 등을 물질적 기초로 삼고, 인체의 구조적 특성, 기혈진액 및 생리활동의 종합적인 작용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체의 방어기능, 조직손상에 대한 재생과 복구, 기능대상 및 면역기능 등이 모두 정기의 범주에 속한다. 
대한한의학회 표준한의학용어집 2.1 (2021)

 

그리고, 사군자탕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이 처방도 이름이 독특하지요. 

 

[四君子湯]
補眞氣虛弱, 治氣短, 氣少. 人參(去蘆)ㆍ白茯苓ㆍ白朮ㆍ甘草(灸) 各一錢二分半. 右剉, 水煎服. 《局方》 진기(眞氣)가 허약한 것을 보하여, 숨이 짧은 것과 기운이 없는 것을 치료한다. 

方氏曰, 人參, 補肺扶脾, 白朮, 健脾燥濕, 茯苓, 降氣滲濕, 甘草, 補胃和中. 譬如寬厚和平之君子, 不爲奸險卒暴之行也.
방씨(方氏)가, "인삼은 폐를 보하고 비를 도우며, 백출은 비를 든든하게 하고 습을 말리며, 복령은 기를 내리고 습을 스며 나가게 하며, 감초는 위(胃)를 보하고 중(中)을 조화롭게 한다. 너그럽고 화평한 군자가 간사하고 급박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너그럽고 화평한 군자가 간사하고 급박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네요. 위 불환금정기산과 더불어 생각해 보면, '삿된 기운에 맞서 정기를 바로 지키는 자야 말로 참으로 군자'라 하는 은유가 있는 듯 합니다. 

 

기허의 기본 처방이 되는 사군자탕의 방해를 보면, 기허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살필 수 있습니다. 바로 氣短, 氣少 입니다. 숨이 짧은 것과 기운이 없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둘다 공히 호흡이 미약하여 호흡이 짧은 것과 그로 인해 말도 미약한 것을 말합니다. '綱目曰, 少氣者, 氣少不足以言也.' 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少氣란 말 그대로 호흡이 작고 부족하여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것이죠. 우리가 말할 힘도 없다고 하는 것 자체가 기가 다 빠져나간 상태를 말합니다.  

기허의 핵심은 호흡의 힘이 미약해진 것을 말하고 그 표현형이 목소리가 미약해지는 것입니다. 폐는 소리의 문호가 되고, 신은 소리의 뿌리가 된다 하였습니다. 왜냐? 폐가 호흡의 문호가 되고 신이 호흡의 뿌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를 내는 데는 폐와 신의 기가 충만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제 나온 내용중에 '애가 말을 못하니, 육미지황원에 오미자ㆍ녹용을 넣은 것과 보중익기탕을 쓰니 반 년이 지나 비로소 한두 마디 말을 하고 1년이 되어서는 정상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는 내용이 바로 이 내용이죠. 신장의 기운을 보익하는데 신기환 (육미지황탕 가 오미자) 과 폐장의 기운을 보익하는데 보중익기탕을 사용한 례인 셈입니다. 

자 기허의 핵심이 호흡과 소리가 미약해진 것이라고 한다면, 이 소리가 어느 장부에서 나오는 소리인지를 살피는 요령이 바로 五音입니다. 呼 笑 歌 哭 呻 이라고 하는데, 이를 피상적으로 고함을 지르는 것, 웃는 것, 노래하는 것 이라고 번역하면 이해가 잘 안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오장이 각기 가지고 있는 정서와 오지의 개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 - 怒 - 魂 => 呼 호소하다 탄식하다. 호소하듯이 혹은 탄식하듯이 나는 소리입니다 


심 - 喜 - 神 => 笑 마음이 들떠서 목에서 가슴에서 웃음이 새듯이 나오는 소리입니다.

 
비 - 思 - 意 => 歌 깊이 생각하듯 한구절 구절 박자 맞춰 노래하듯 나오는 소리.

 
폐 - 悲 - 魄 => 哭 슬픔과 비장함이 담겨 있는 서늘한 느낌이 나는 소리입니다. 

 

신 - 恐 - 志 => 呻 신음하듯이 아주 깊은 곳에서 끙끙대듯이 나는 소리입니다. 

 

이 소리에도 각기 허실이 있기 때문에 똑간은 간의 소리라 할지라도, 즉 呼라 할 지라도 정치인이 대중에게 지지를 호소하듯이 내뱉는 강한 호소의 소리가 있고, 분하고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탄식하듯 내뱉는 소리가 다르겠지요. 이건 허실의 문제입니다. 다른 소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호흡과 소리는 기의 문제를 드러내고, 그 소리가 나는 부위와 정서에 따라 오장의 부위가 구분이 되고 나면, 허실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진찰이 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聞診의 과정이 되는 것이죠. 

 

한참 유행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심사위원들이 평하는 내용들이 은근 한의학적입니다.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 지를 본능적으로 알더라구요. 그리고 그것을 교정하는 것도 굉장히 한의학적입니다. 소리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사람들이구나 싶더군요. 특히 박진영씨가 오디션 지원자들 평가 하고 그것을 교정하는 과정을 보면서 명불허전이구나 싶더군요. 공기반 소리반 이란 이야기가.. "기" "소리" 자나요. 

 

이 분은 이것을 공부해서 알게 된 것일까? 물론 공부도 했겠지요. 그렇지만 제가 볼때는 스스로 느끼고 체득한 것 같아요. 해보면 그냥 느껴지는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박진영씨는 이것을 다시 표현해 낼줄 아시는 분인것 같아요. 제가 볼 때 소리학의 대가같아요.  

 

대가는 아니더라도 우리도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는 쉽게 구분하지요. 근데.. 부산 사투리와 대구 사투리 구분은 어렵자나요. 근데.. 부산 사람들은 대구 사투리를 금방 압니다. 광주 사람은 목포 지방과 순천 지방의 말이 다른걸 알아요. 근데, 부산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요. 이게 배워서 아는게 아니듯이. 그냥 들으면 아는 거자나요. 문진은 그런 영역인것 같아요. 들으면 아는것. 그게 되기까지 관심을 가지고 오래동안 들어 보기. 

 

결론적으로, 이런 기허로 인해서 밥을 잘 안먹는 아이들에게 사군자탕 이공산 계열의 약을 선방하는데, 저는 주로 아래 처방을 사용합니다. 역시 정다산선생소아과비방에 나오는 책입니다. 이 책은 몽암 최규헌 선생의 처방집인데 후대에 어떤 이유에선지 정다산선생소아과비방으로 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다산 선생이랑은 아무런 연고도 없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身軟

身軟은 살이 적어 즉 음식을 먹어도 살이지지 안는 것이니 좌방기약을 用할지니라. 

[가미군자탕]
인삼 8, 백출 4, 백복령 4, 황기(밀구) 4, 귤피 2, 사인 2, 감초 2, 생강 3
(가 당귀 녹용) 

 

요약
1. 기를 살피는 것은 전적으로 호흡을 살피는 것입니다. 
2. 호흡의 드러남이 소리입니다. 
3. 기허로 밥을 안먹는 아이에게 기미군자탕. 녹용을 가할때는 귀룡원을 가미.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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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김계진원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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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2Abbpa_NZs

참고로 보면 도움이 될법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