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감기예방엔 상청금소환 -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44편
본문
어제 운전을 하는데 외부 기온이 30도 까지 올라가더군요. 땅은 한여름 같은 기온인데, 아이러니 한 건 18층에 위치한 집에 들어오니 실내 기온이 26도 정도 라는 거에요. 한참 여름 때와 비교하면 아침 기온이 26도까지 떨어져도 실내 기온이 29도 밑으로 안내려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지요.
한 여름의 기운을 暑라고 하는데, 글자의 형상대로 사람의 머리 위와 발 밑에 모두 日이 있는 즉 하늘과 땅이 모두 뜨거워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것이 가을이 되면, 하늘은 이미 서늘한 기운이 들기 시작하는데, 한여름에 달구어진 땅은 아직 열기가 남아 뜨거워진 상태인 것이 초가을의 날씨 특징입니다. 그래서 낮에는 아직 덥지만 아침 저녁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고, 땅은 아직 뜨거운 餘熱이 남아 있지만 공기는 이미 찬 상태인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가을이지만 습열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땅이 아직 뜨겁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하늘의 기운은 벌써 서늘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밤 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땅은 더운 것 같은데 공기는 서늘하고 하니 당연히 감기에 잘 걸리게 됩니다. 이 서늘한 공기와 접하는 곳들을 보면 1) 피부 2) 코 3) 목 이 됩니다. 모두 뭣과 관련이 되느냐? 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곳들입니다. 그래서 가을철 감기는 기침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코에 관련된 내용은 초반에 리뷰했으니 오늘 부터는 그 나머지 부분을 살펴 볼까 합니다.
우선 감기와 기침이라는 상태로 가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목이 따끔 따끔 혹은 간질 간질 하면서 약간의 이물감이 있거나 붓거나 하는 등의 증상입니다. 인후는 각기 地氣와 天氣가 인체로 들어오는 관문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목구멍으로는 밥이 넘어 오고, 기관으로는 공기가 들어온다는 이야기지요. 수곡과 호흡이 들어오는 관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수곡과 호흡을 주관하는 삼초라는 개념으로 볼때 상초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죠.
이 인후가 따끔거리기 시작하면 10중 8-9는 감기로 넘어갑니다. 반면에 이때 며칠만 잘 조리하면 목 2-3일 따끔거리다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처방을 쓰면 좋을까요?
이 상황은 보통 며칠만 조리하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탕약으로 10일 15일씩 쓰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몇 몇 처방들을 테스트 해보다가 저는 아래 처방을 만들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바로 상청금소환 입니다.
[上淸元]
治咽喉腫痛, 口舌生瘡, 能爽神. 薄荷葉 一斤, 縮砂 四兩, 甘草 二兩, 防風ㆍ黃芩ㆍ䓀莄 各一兩. 右爲末, 蜜和, 兩作二十丸, 每一丸, 常含化, 嚥之. 《奇效》
인후가 붓고 아프며 입과 혀가 헌 것을 치료한다. 신(神)을 상쾌하게 한다. 박하엽 1근, 사인 4냥, 감초 2냥, 방풍ㆍ황금ㆍ길경 각 1냥. 이 약들을 가루내고 꿀로 반죽하여 1냥에 20알씩 환을 만들어 1알씩 늘 입에 머금어서 녹여 삼킨다. 《기효》
이 처방이 동의보감에서는 2번 언급되는데 한번은 인후통에서 (상기 인용 문) 또 한번은 상초열을 다스리는 처방으로 인용이 되는데 뒷쪽의 처방은 방풍 황금 길경이 각 2냥으로 되어 있는 것만 차이가 납니다. 상청원이 1냥을 20환으로 만들어서 1환씩 녹여 먹는 약인데, 박하 양이 대부분인만큼 상청이라는 표현 답게 인후 청량감이 높은 처방입니다. 다만, 박하 위주다 보니, 호올스 같은 역할은 충분히 해주는데 감기 예방이라는 소기의 목적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어서 보완한 처방이 바로 금소환 입니다.
[金消丸]
治咽喉腫痛. 黃柏ㆍ荊芥ㆍ射干ㆍ黃芩 各等分. 右爲末, 蜜丸櫻桃大, 每一丸, 含化. 《簡易》
인후가 붓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황백ㆍ형개ㆍ사간ㆍ황금 각각 같은 양. 이 약들을 가루내고 꿀로 반죽하여 앵두만 하게 환을 만든다. 1알씩 입에 녹여 먹는다. 《간이》
일단 둘다 환약을 녹여서 먹게 되어 있는 제형이 동일한 형태이고 특별히 겹치는 약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로 효과를 보환해주는 양상이 좋은 약이라 판단해서 합방해서 환을 만들어 써오고 있습니다.
공진단처럼 탄자대로 만들어도 좋았을 처방인듯 한데, 감기 예방용으로 환자분들 부담이 없이 처방해 드리는 용도로 쓰기에는 오자대 형태가 더 나을것 같아서 밀환 오자대로 만들어서 오랜동안 써오고 있습니다.
이 처방은 코로나때 특히 활용을 많이 했어요. 목이 따끔 하고 몸이 으스 으슬 한데 아직 발열이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거의 대부분 가벼운 발산약들 (삼소음 패독산 구미강활탕 은교산 등등) 의 약들과 케미가 잘 맞아요. 앞전에 한 번 리뷰했던 쌍패탕 이라는 처방과도 케미가 잘 맞아서, 약긴 피로를 겸하면서 목이 따끔거리면 쌍패탕과 상청금소환을 2일 정도 처방해서 쓰면 감기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이미 38도 정도 발열이 난 이후에는 인후통 해소를 위한 대증방 정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요약
1. 인후통 감기 예방에 상청금소환
2. 오한발열증상이 있을때는 표증약과 함께 사용.
3. 허를 겸하면 쌍패탕 과 함께 사용하면 더욱 좋음.
* 본 아티클의 저작권은 사계절한의원 김계진 원장에게 있습니다.
댓글목록1
김계진원장님의 댓글
"밤 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땅은 더운 것 같은데 공기는 서늘하고 하니 당연히 감기에 잘 걸리게 됩니다. 이 서늘한 공기와 접하는 곳들을 보면 1) 피부 2) 코 3) 목 이 됩니다. 모두 뭣과 관련이 되느냐? 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곳들입니다. 그래서 가을철 감기는 기침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이 내용에 아니.. 안그런 계절이 있느냐란 반론이 있어서.. 부연을 조금 붙입니다.
形寒飮冷卽 傷肺라고 냉기 한기를 만나는 시기가 가을부터 겨울까지이고, 이중 열기가 한기로 급격히 바뀌는 시기가 바로 이 즈음이 되기 때문에 폐를 상하기 가장 좋은 시기가 바로 지금 시기가 되지요. 그래서 가을철 감기는 기침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글에서는 기침에 대해서 살펴 보고자 합니다.
기침이 어렵습니다. 분류가 복잡해서 그런데, 그 분류의 대 관건이 있습니다.
이건 기침을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다음 글에서 확인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