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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김계진 원장의 처방 이야기 73편 - 소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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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요산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소요산은

1) 설사 혹은 복통 설사

2) 오심열 (손 발 얼굴 중 모두가 아니더라도 어느 한곳이 화끈 거림)

3) 한열증

4) 이런 증상이 생리때 심해진다면 소요산입니다.  

 

그럼 시작해 봅시다. 

소요산. 병자로 하여금 편안케 하여 몸이 가뿐하여 먼 곳이라도 스스로 거닐어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라. 

 

위 설명은 醫學入門 釋方에 기록된 소요산의 처방명 해설입니다. 석방이라는 편제를 놓은 것에 대해서 입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漢 魏 때는 실질을 중시하여 구성 약물로 처방 명을 지었기에 따로 해석할 필요가 없었지만, 唐 宋 이후의 처방들은 기이함을 숭상하여 명칭이 기이한 것을 좋아하였다. 진실로 처방 명을 지은 뜻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처방을 쓰겠는가?"라 하였으니, 대략 우리가 고방 후세방을 구분하는 지점도 이런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위 釋方에서 소요산은 濟陰편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濟陰이란 陰을 이롭게 한다는 것으로 부인 자궁질환을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소요산이란 이름을 가진 처방이 참 많은데, 이름은 소요산이지만 이 둘이 과연 같은 처방에서 나온 것일까, 싶을 정도로 처방이 버라이어티합니다. 방제학 교과서에는 소요산 종류가 80여 종에 이른다고 하고, 동의보감에 인용된 것만 해도 6가지가 되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소요산은 부인문에 나오는 아래의 소요산을 말합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 > 婦人 > 婦人雜病 > 逍遙散
治月經不調, 及血虛, 五心煩熱, 寒熱如瘧. 
白朮ㆍ白芍藥ㆍ白茯苓ㆍ柴胡ㆍ當歸ㆍ麥門冬 各一錢, 甘草ㆍ薄荷 各五分. 
右剉作一貼, 入薑 三片, 水煎服. 《入門》

백출 4 백작약 4 백복령 4 시호 4 당귀 4 맥문동 4 감초 2 박하 2 생강 4~6

 

입문에서 인용했다고 하지만, 입문의 소요산에는 맥문동이 없습니다. 입문에서는 ‘부인의 調經에 오로지 이것만 써도 된다.’라고 설명할 정도이니, 부인과 질환에 다빈도로 활용되었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소요산과 더불어 많이 활용되는 소요산으로 팔미소요산과 가미소요산이 있습니다. 역시 入門에서 인용된 처방들입니다. 

 

《醫宗損益》 醫宗損益 卷之七. 午集 > 火 > 潮熱 > 八味逍遙散
"《入門》 治脾胃血虛, 有熱生癰, 或瘙痒, 煩熱體痛, 頭目昏重, 或怔忡咽乾, 口瘡耳痛, 或發熱盜汗, 食少嗜臥, 或腹脹, 尿不利, 或手足少陽火盛, 晡熱, 經不調, 寒熱, 或脇乳腫痛, 耳下結核. 
當歸ㆍ白芍藥ㆍ白茯苓ㆍ白朮ㆍ柴胡ㆍ甘草 各一錢, 牧丹皮ㆍ山梔 各七分. 如頭目不淸, 加川芎 五分, 蔓荊子 七分. " 

 

팔미소요산은 소요산에 목단피와 치자를 가미한 것입니다. 
가미소요산은 소요산에서 시호를 빼고 지모 황백 지골피 길경 치자 생지황이 가미됩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十 > 婦人 > 婦人雜病 > 加味逍遙散
"治血虛煩熱, 潮熱盜汗, 痰嗽似勞. 
白芍藥ㆍ白朮 各一錢二分, 知母ㆍ地骨皮ㆍ當歸 各一錢, 白茯苓ㆍ麥門冬ㆍ生地黃 各八分, 梔子ㆍ黃柏 各五分, 桔梗ㆍ甘草 各三分. 右剉作一貼, 水煎服. 《入門》" 

 

일부러 번역문이 아니라 원문으로 인용한 이유는 아랫글과 비교를 하기 위함이니 조금만 참고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위 3가지 버전의 소요산이 우리가 흔히 다용하는 소요산이라 할 수 있는데, 최초의 소요산은 화제국방에 언급된 것입니다. 아래 화제국방의 소요산 방해를 한번 봅시다. 

《太平惠民和劑局方》 太平惠民和劑局方卷九 > 治婦人諸疾 > 逍遙散
"治血虛勞倦, 五心煩熱, 肢體疼痛, 頭目昏重, 心忪頰赤, 口燥咽乾, 發熱盜汗, 減食嗜臥, 及血熱相搏, 月水不調, 臍腹脹痛, 寒熱如瘧. 又療室女血弱陰虛, 榮衛不和, 痰嗽潮熱, 肌體羸瘦, 斬成骨蒸."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나눠서 살펴볼게요. 

1) 治血虛勞倦, 五心煩熱, 寒熱如瘧.
2) 治血虛勞倦, 五心煩熱, 肢體疼痛, 頭目昏重, 心忪頰赤, 口燥咽乾, 發熱盜汗, 減食嗜臥, 及血熱相搏, 月水不調, 臍腹脹痛, 寒熱如瘧. 
3) 又療室女血弱陰虛, 榮衛不和, 痰嗽潮熱, 肌體羸瘦, 斬成骨蒸

위 화제국방의 방해를 3조각으로 구분해 봤습니다. 
1)은 소요산의 방해가 됩니다. 
2)는 팔미소요산의 방해가 됩니다. 
3)은 가미소요산의 방해가 됩니다.  

 

화제국방은 지금의 약전과 같은 역할을 하던 제제약 처방집입니다. 당시 세상에 알려진 비방들이 버젼들이 다양하니 이를 수집하여 표준화 시켜 제제약 형태로 공급하였는데 그 바탕이 된 처방집이 화제국방입니다. 일종의 국가가 제정한 표준 처방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 황실의 권위를 생각해 본다면 실로 엄청난 위력을 지닌 처방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나 맹위를 떨쳤던지, 이어지는 금원사대가들이 한목소리로 국방의학의 폐해를 지적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아마도 화제국방 시기에는 소요산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점차 각기 적응증에 맞게 소요산이 분화되어 나가는 과정이 생긴 듯하고, 위의 방해 구분에서 보듯이 대략 3가지 정도로 분화되어 갔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대략 이 정도를 배경지식으로 놓고, 소요산의 기원 처방을 한번 살펴 봅시다. 

 

한방방제학 各論 上 제3장 和解劑 제2절 調和肝脾劑 (p251)에서 "四逆散의 변화 발전된 방제로..『太平惠民和劑局方』券9에 있는 逍遙散은 본 방제에서 枳實을 빼고, 當歸 茯苓 白朮 薄荷 煨薑을 넣어 肝鬱血虛하면서 脾失健運 하는 자에게 적용하는데" 라고 하여 逍遙散의 기원처방으로 四逆散을 꼽고 있습니다. 四逆散은 調和肝脾의 기본방제로 분류되는 처방이니 일견 합당한 분석일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된 소요산중 가미소요산의 경우 시호를 빼고 가미를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시호를 빼고 작약감초탕을 좀 더 기원 처방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작약감초탕을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東醫寶鑑》 外形篇卷之三 > 腹 > 腹痛通治 > 芍藥甘草湯
"곡식[稼穡]은 단맛이 나는데, 단맛은 기(己)에 속한다. 굽거나 곧은 것[曲直]은 신맛이 나는데, 신맛은 갑(甲)에 속한다. 갑기는 화합하여 토가 된다. 이는 중경의 오묘한 법으로서 신맛으로 수렴하고 단맛으로 완화시키는 것이다. 《동원》" 

調和肝脾 한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풀어쓴 글입니다. 배 속이 편치 않으면서 사르르 아파질 때 (腹中不和而痛) 그러면서 먼가 대변을 지리게 되는 상황에서 기본 처방이 바로 작약감초탕입니다. 요즘은 근육통 약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調和肝脾하여 복통을 회복해주는 약입니다. 여기에 교이와 육계가 들어가면 소건중탕이 되는데, 소건중탕도 이급복중통을 다스린다고 하는 배경입니다. 다시 보는 소건중탕입니다. 

 

《東醫寶鑑》 雜病篇卷之四 > 虛勞 > 虛勞通治藥 > 小建中湯
"治虛勞, 裏急腹中痛, 夢寐失精, 四肢痠疼, 手足煩熱, 咽乾口燥." 

아래 화제국방 소요산의 방해와 다시 한번 비교해서 봅시다. 
治血虛勞倦, 五心煩熱, 肢體疼痛, 頭目昏重, 心忪頰赤, 口燥咽乾, 
發熱盜汗, 減食嗜臥, 及血熱相搏, 月水不調, 臍腹脹痛, 寒熱如瘧.

이건 사역산을 쓰라 하는 경우인데, 
《東醫寶鑑》 雜病篇卷之二 > 寒 上 > 少陰形證用藥 > 少陰四逆證有二
"少陰病四逆, 或咳或悸, 或小便不利, 或腹中痛, 或泄利下重, 宜四逆散." 

어느 것으로 보든, 공통되는 것이 한 가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약감초탕의 腹中不和而痛, 소건중탕의 裏急腹中痛, 사역산의 或腹中痛, 或泄利下重, 그리고 소요산의 月水不調, 臍腹脹痛 이 모두 같은 맥락을 병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肝脾不和의 복통을 설명하고 있는 조문들이죠. 

 

소요산의 주치가 五心熱인데, 오심열이란, 

《東醫寶鑑》 雜病篇卷之三 > 火 > 五心熱
"남녀의 사지에서 열이 나고 기육(肌肉)에서 열이 나며, 근에서 열이 나고 골수에서 타는 듯이 열이 나며, 손으로 누르면 지지듯이 뜨거운 것은 열이 토(土)에 잠복한 것이다. 이것은 혈이 허하여 생긴 것이거나, 찬것을 과식하여 비토의 양기를 막았기 때문이다. 화울(火鬱)은 발산시켜야 하니 승양산화탕ㆍ화울탕을 써야 한다. 《동원》

 

[升陽散火湯] 治火鬱, 及五心煩熱. 
升麻ㆍ乾葛ㆍ羌活ㆍ獨活ㆍ白芍藥ㆍ人參 各一錢, 柴胡ㆍ甘草 各六分, 防風 五分, 甘草(生) 四分. 右剉, 作一貼, 水煎服. 《東垣》

[火鬱湯] 治同上. 
羌活ㆍ升麻ㆍ乾葛ㆍ白芍藥ㆍ人參ㆍ柴胡ㆍ甘草 各一錢, 防風 五分. 右剉, 作一貼, 入葱白 三寸, 水煎服. 《東垣》

위 두 처방은 소요산을 사역산 기본처방으로 볼 때의 "백작약 시호 감초" 구성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승마 갈근(얼굴) 강활(상지) 독활(하지)의 인경약을 통해 오심열을 해소하는 처방입니다. 

 

五心熱이 “血이 虛하여 熱이 土에 잠복해서 생긴 것”이라고 했고, 기본적으로 肝脾不和의 상태에서 발생하기 쉬운 것인데, 이것이 생리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월경이 가까워지는 시기입니다. 
월경이 다가오면서 血이 虛해지고, 肝經鬱滯로 熱이 생기는 데, 이것이 허약해진 脾胃로 들어가서 五心熱이라는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을 다스리는 처방이 바로 소요산이 되겠습니다.  

 

芍藥甘草湯의 肝脾不和 상태에 
肝血不足의 當歸 
肝經鬱滯의 柴胡 薄荷 
脾胃虛弱의 白朮 茯苓
이렇게 하면 딱 소요산의 기본 처방 구성이 됩니다. 

 

비위허약에 백출 복령이 가미되었는데, 백출 백작약 백복령 이 3가지 약재로 되어 있는 처방이 있습니다. 바로 삼백탕이라는 처방으로 설사통치약입니다. 

《東醫寶鑑》 內景篇卷之四 > 大便 > 泄瀉諸證 > 三白湯
"모든 설사를 치료한다. 백출ㆍ백복령ㆍ백작약 각 1.5돈, 감초(구운 것) 5푼. 이 3가지 흰 약재는 설사를 치료하는 중요한 약이다. 《입문》“

 

그래서 소요산은 
1) 기본적으로 간비불화로 설사 할 때 써야 해요. 변비가 있을 때 쓰면 대부분 敗症이 생깁니다.
2) 간경의 울체를 해소해주는 약으로 오심열, 한열증 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3) 특히나 여성의 월경 전에 이런 상황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부인 조경의 기본 처방이라 합니다. 
4) 월경이 아니더라도 怒氣가 울체되어도 똑같은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칠기병의 치료약 혹은 갱년기 때에도 다용됩니다. 

자, 이렇게 보면 귀비탕과 접점이 없는데 왜 귀비탕과 혼동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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